잘 지내요 고양이 - 세상의 모든 고양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에세이
손명주 지음 / 하모니북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동물의 생김새에 관한 생물학책에 이어 고양이 에세이를 읽으니, 폭풍 감성의 글 속에도 고양이가 그렇게 생긴 이유, 고양이가 그렇게 적응하고 살아가는 것을 하나하나 나도 모르게 곱씹게 된다. 이건 나에게는 조금 특별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나는 반려동물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원채 움직이는 동물에 겁을 내다보니, 반려동물은 언감생심_ 타인의 반려동물도 나는 늘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는 존재이곤 했다. 그런데 책 덕분에 요즘 동물에 대한 관심이 최대치이다. 게다가 마음도 활짝 열려있고 나도 처음으로 반려동물에 관해 궁금한 것들이 생겨나고 있던 때였다. 딱 그런 타이밍에 이 책을 읽었다. 고양이의 입장에서 쓰여진 고양이 속마음을 담은 에세이'ㅅ'

집고양이 마리와 길고양이 똥키의 두가지 시선으로 쓰여진 에세이_

고양이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그 마음을 헤아리고 상상하기 위한 작가의 정성과 사랑이 듬뿍 느껴지는 책이었다. 반려동물에 대해 생각해볼만한 이야깃거리를 거창하지 않게 고양이의 시크한 몇마디로 표현하는데 그 안에 반려동물에 대한 잘못된 태생과 인간의 선택, 헤어짐의 방식 등등 여러 이슈가 스쳐지나갔다.

"여기는 펫숍이야. 나는 이곳에서 태어났어. 아니 아니,

이곳에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는 태어난 게 아니라 생산된 거랬어. ...

엄마는 아직도 거기 그대로 갇혀 있겠지? 내 동생들은 또 태어났을까? 엄마의 역할은 언제 끝나는 걸까?"

 

 

이 책에서 따로 시작되는 두 고양이의 삶은 제주도 집 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 겹쳐진다. 집고양이 마리의 입장에서는 불청객인 똥키이고, 똥키 입장에서는 아우하고 한없이 안전해보이는 마리

두 고양이가 서로를 의식하는 과정과 그 시선이 귀엽기도 하고 현실적이기도 하다. 완전히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갖게 된 두 고양이의 각각 다른 입장을 따라 읽다보면 마리는 정말 가족이고 똥키는 가족이 될 수 없다. 또 한번 천천히 생각하게 되는 지점이다.

 

 

그저 본능에 의해 살아가고 집사의 삶 곁에서 안락하기만 할 것 같은 고양이도 생각하고 서운하고 의심하고 다시 믿고 아프고 외롭다. 그 감정을 하나하나 글로 펼쳐보니 마음이 먹먹하고 그 작은 생명체도 마음을 다 쏟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 순간 느끼고 생각하고 반려동물로서의 고양이의 시간을 알고 기억하겠지.

굳센 똥키는 결국 다시 떠난다. 예측할 수 없고 안전하지 않고 그래서 늘 배고픈 날들이 이어지더라도 '죽지않기' 위해 살아가는 선택지를 버리고 길고양이다운 여정을 선택하는 길냥이 똥키는 결연하다. 그리고 선택에 대한 확실한 깨달음도 있다. 진심으로 너의 걸음을 응원한다 똥키!

감동이다. 내가 모르고 살았던 고양이의 세계와 그들과 집사의 삶을 알고 보니, 너무나도 큰 감동이다. 이 커다란 애정과 염려로 반려동물을 사랑으로 키우는 많은 엄마아빠들이 대단하고 또 그 마음을 오롯이 느끼고 그들의 가족을 믿고 살아갈 반려동물들의 애씀에도 마음이 짠해진다. 하루하루 함께 걸어가는 가족이자 동반자인 그들의 삶에서 또 하나 배웠다. 감사합니다 '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