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처음 가 본 놀이공원

 

 

  민이는 학교 운동장에서 재수랑 1:1 내기 농구를 하고 있었다. 민이가 3점 슛 바깥 라인에서 던진 공이 그대로 보기 좋게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렇게 또 민이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밥 사. 머저리.”

“별 수 없지. 내기는 내기니까.”

재수는 깨끗이 패배를 시인했다.

 

 

  그 시각 소희는 승훈 아저씨랑 서울랜드로 놀러 왔다. 소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놀이공원에 와 본 것이었다. 가족 또는 친구, 연인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놀러 온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 보였다. 소희는 세상에 이렇게 행복한 곳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승훈은 소희를 데리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곳으로 왔다. 하늘을 달리는 롤러코스터를 보니 소희는 덜컥 겁이 났다.

“이걸 타자고요?”

“응. 재밌어.”

“아저씨 혼자 타세요. 전 무서워서. 여기서 기다릴게요.”

“혼자 무슨 재미로 타? 걱정 마. 내가 옆에 있을 테니까.”

소희는 여전히 겁이 났지만 승훈 아저씨의 말에 조금 용기가 나서 승훈 아저씨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승훈이 표를 끊었고 두 사람은 길게 늘어선 줄 뒤로 가서 섰다. 롤러코스터가 세 번 돌고 나서야 승훈과 소희가 탈 차례가 되었다. 둘은 앞좌석에 앉았다. 모든 사람들이 다 탑승하자 롤러코스터는 천천히 하늘로 올라갔다. 정점에 다다른 롤러코스터가 급히 낙하하자 사람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소희는 무서워서 눈을 감았다. 롤러코스터는 엄청난 속도로 공중에서 곡예를 하며 철로를 달리더니 금새 종착점에 도착했다. 승훈과 소희는 안전벨트를 풀고 롤러코스터에서 내렸다.

“재밌었어?”

“다신 안 탈래요.”

소희는 방금 전 정말 무서웠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무서웠던 만큼의 스릴 또한 느꼈기에 다시 한 번 타고 싶다는 모순된 감정도 느꼈다.

승훈과 소희는 유령의 집에도 가고 서울랜드의 곳곳을 돌아 본 후 서울랜드를 빠져 나왔다. 날은 이미 어두워져서 둘은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종업원이 오자 승훈이 된장찌개 2인분을 주문했다. 곧 음식이 나왔다.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해 봤어?”

“미용사가 되고 싶어요.”

“미용사?”

“예. 왜요? 아저씨는 마음에 들지 않아요?”

“아냐. 난 니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기뻐. 그럼 학원에도 등록하고 해야지. 내가 도와 줄게.”

“고마워요. 아저씨.”

갑자기 소희는 눈물이 나올 것 같아 고개를 숙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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