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수능 시험 2주 전
수능 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별로 밝게 빛나는 별이 없는 가을 하늘 한 가운데서 외롭게 빛나며 가을 하늘을 지켜주던 페가수스 별 자리도 서서히 겨울철의 별자리한테 하늘을 내어주고 있었다. 민규는 천체망원경으로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고 있었다. 설레이는 가슴으로 별을 관측하던 민규는 한참 후에야 천체망원경에서 눈을 떼었다. 언제인지 모르게 누나가 올라와 있었다.
“내려가자. 혜진이 왔으니까.”
민이가 말했다.
“혜진이 누나가 벌써 왔어?”
민규는 놀라며 물었다.
“벌써라니? 지금이 몇 신데?”
민규는 천체망원경을 챙겼다.
“별을 관측하는 것도 좋지만 공부 열심히 해라. 수능 시험 얼마 안 남았잖아.”
민이가 걱정을 하며 말했다.
“걱정 마.”
민규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둘은 옥상을 내려왔다.
“누나왔어요?”
민규는 혜진이에게 인사를 했다.
“민규는 또 별을 보고 있었나 봐.”
“이 녀석이 늘 그렇잖니. 한심한 별지기인거 너도 잘 알잖아?”
민이가 대신 대답을 했다.
“들어가자. 공부해야지.”
혜진이와 민규는 공부방으로 들어갔다. 둘은 책상을 가운데에 두고 마주보고 앉았다. 혜진이는 준비해 온 시험지를 꺼냈다.
“중요한 문제 유형을 뽑았는데 한 번 풀어 봐.”
“예.”
민규는 정성껏 시험지를 풀기 시작했다.
한 시간 후 민규는 시험지를 다 풀었다. 혜진이가 시험지를 건네받아 채점을 했다. 그리고는 틀린 문제들을 민규에게 가르쳐 주었다.
“많이 좋아졌는데. 이 정도면 우수한 실력이야.”
“누나가 잘 가르쳐 줘서 그래요.”
“내가 뭐 한 게 있다고? 니가 열심히 해서 그렇지.”
혜진과 민규는 방을 나왔다.
“수업 다 끝난 거야?”
거실에 있는 소파에 누워 음악을 듣고 있던 민이가 일어서면서 물었다.
“응.”
“그럼 내가 바래다 줘야지.”
“됐어.”
“너같은 요조숙녀는 밤에 혼자 돌아다닌다면 안 된다고 내가 누누이 말했잖아? 버스 정류장까지만 바래다 줄게.”
“누나, 안녕히 가세요.”
“그래. 잘 있어.”
혜진과 민이는 어둡고 좁은 골목길을 함께 걷고 있었다.
“수능시험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 니가 민규를 가르칠 날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응. 그동안 민규랑 정이 많이 들었는데 헤어질 생각을 하니까 조금 섭섭해.”
“아주 헤어지는 것도 아닌데 뭘 그래? 그리고 민규 그 녀석도 우리학교 천문과에 지원할 생각이던데.”
“그래? 그럼 자주 볼 수는 있겠네.”
“그거야 붙었을 때 얘기지.”
“민규는 붙을 수 있을 거야. 성적도 좋고 열심히 하니까.”
“고마워.”
“뭐가?”
“너 때문에 민규 영어실력이 많이 늘었잖아.”
“그거야 민규가 열심히 공부해서 그런 거지. 난 해 준 거 하나도 없어.”
“넌 늘 너무 겸손해서 탈이라니까.”
둘은 골목길을 빠져나와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바래다 줘서 고마워. 그만 들어가.”
“그래.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
민이는 작별인사를 하고 나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조금후 버스가 정류장에 섰고 혜진은 버스에 올라탔다. 민규를 가르칠 날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혜진은 다른 자리를 알아봐야 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