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아름다운 밤 그리고 죽음의 유혹

 

 

 

  어제도 술 취한 채 들어온 김 판사는 짐승처럼 소희의 몸을 가지고 놀았다. 소희는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어 집을 나왔다. 그리고는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걸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밤이 찾아왔다. 깊은 밤, 소희는 잠실대교를 걷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흐르는 한강, 그리고 그 곳에 비치는 불빛들은 한없이 아늑하고 따뜻해 보였다. 이렇게 평화스러운 세상은 난생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처음으로 밤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희는 이제 이 지긋지긋한 삶을 끝내야 될 때가 온 것을 직감적으로 느껴 그대로 몸을 던졌다. 강물은 뼛속까지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웠다. 하지만 소희는 오히려 그 강물이 그동안 자신이 받은 몸의 상처와 마음의 상처를 깨끗이 씻어 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소희의 몸은 점점 더 차가워졌으며 그와 함께 눈도 저절로 감기었다. 이제 다 끝난 것이었다. 소희의 입가에 처음으로 행복한 미소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 때, 한강변을 걸어가고 있던 남자가 소희를 보았다. 남자는 강물에 빠진 소희를 구해 낸 후 119를 부른 후 응급처치를 했다. 119가 도착하자 남자는 구급대원과 함께 소희를 구급차에 실은 후 같이 병원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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