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소희의 절망 2

 

 

  살고 싶지 않다. 정말 나는 살고 싶지 않다. 그러나 죽지도 못하는 이유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차라리 태어나지나 말았으면 좋았을 것을...... 오늘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걸어가다가 우연히 나의 친 어머니를 보았다. 그녀는 물론 나를 못 보았다. 아니 나를 보았다고 해도 아는 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바보같이 그녀가 나를 구원해 줄 것이라고 믿고 찾아갔던 그 때처럼. 그녀는 여전히 잘 살고 있을 것이다. 자기가 나은 딸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는 전혀 관심도 없는 채로. 그러고 보면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 나는 정말 세상이 싫다.

 

 

  소희는 일기장을 덮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어제 김 판사한테 또 당한 일이 생각났다.

‘죽고 싶다. 이젠 정말 이 지긋지긋한 악몽을 끝내고 싶다.’ 소희의 절망은 점점 더 깊어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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