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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왜 이 책을 두고 신카이 마코토의 <초속 5센티미터>가 생각나는 건지 모르겠다. 정말로 두 작품을 모두 접해본 사람이라면, 도무지 공감하기 힘든 말일 것도 같다.
<초속 5센티미터>는 과거 헤어진 첫 사랑을 만나기 위해 기차를 탄 남자주인공이 폭설로 인해 기차가 지연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야기다.
<더 로드>는 잿더미로 변한 세기말적 세계에서 생존을 위해 길을 떠나는 부자의 이야기고, 작품은 주로 아들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의 역경을 다룬다.
우선 서사 도구가 다르다. <초속..>은 애니매이션이고, <더 로드>는 소설이다. 장르도 다르다. 정서적인 분위기도 다르고, 모티브도 다르다. 단언컨데 공통점이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구조적인 유사점이 있을지런는 모르겠다. 플롯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두 작품다 흐리멍텅한 플롯이라해도 그럴듯 하고, 반드시 건너야할 묵직한 통나무라고 해도 나쁘지 않다.
언제나 그렇듯, 플롯이란게 중요하다고 할 수도있고 아닐수도 있으므로.
잘라버리고, 시간이 지난 후, 나에게는 두 작품은 비슷한 느낌의 포스터로 두뇌 내벽에 대못으로 두드려 박은 듯 멋드러지게 걸려있는 것이다.
포스터의 유사점이 없는 탓에, 그것은 일종의 '흔적'인 것 같고, '흔적' 자체가 공통점이지 라고외치는 꼴이다. 그러니까 이'흔적'이야 말로 우리가 책이든 영화든 웹툰이든 '이건 ! 꼭 봐야해!'라고 우기게 것은 아닐까.
그래서, 두뇌 내벽이든, 심장 한가운데든 어디든 못 하나 박아야 겠다 싶으면 장바구니에 담고 주문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