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물창고 - 열정과 젊음의 도시 브라질의 뒷골목 탐험
허다연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기말시험과 알바로 정신없던 도중 틈틈이 읽었던 <브라질 보물창고>를 통해 바라본 브라질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했던 와중에 읽어서인지 더 신비롭게 다가왔다. 책 속의 글과 여러 사진들이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남미 국가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이 되었다. 그러나 사실 나의 주변에도 브라질이 숨어 있었다. 중학생 때 우연히 읽고 한동안 여운에 잠겨있던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새벽에 읽다가 결국 엉엉 소리내어 울어버린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즐겨 듣던 'Corcovado'까지. 막연히 먼 나라라고만 생각할 뿐 제대로 인식하려고 하진 않았던 브라질이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계기였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만약 브라질에 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어보았다. 리우에 가서 보사노바 음악 듣기, 이파네마 해변 거닐기, 트램을 타고 코르코바도 언덕에 올라가기, 상파울루 미술관 가기, 이과수 폭포 보름달 투어 등등. 특히 요즘 날씨가 추워서 바다 근처에 간 지가 너무 오래되다 보니 브라질의 해변을 무척 걷고 싶어졌다.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Girl from Ipanema'를 들으면서 말이다.

  상파울루에서 리우까지는 책에 소개된 대로 버스를 타고 가야겠다. 나는 버스 타는 것을 좋아한다. 시내버스도 그렇고, 드물게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날 때 타는 시외버스가 더 그렇다. 어쩌면 내려서 여행하는 시간만큼 버스 창가에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단조로운 바깥 풍경을 응시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몇 박 며칠 동안 버스에서 먹고 자며 떠나는 장기간의 버스 여행이었다. 비록 처음에만 즐겁고 갈수록 몸도 마음도 지친다고는 하지만, 우연히 같은 버스를 탔다는 이유만으로 잠시 '운명공동체'가 된 사람들과 함께 별도 보고 달도 보며 여행할 수 있다니 무척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형제가 없는 나로서는 작가가 자신의 어린 두 여동생들과 함께 이과수 폭포를 보러 여행을 떠났던 이야기가 너무나 찡하면서도 부러웠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내 편이 있다는 것, 부모님의 기억을 함께 나누고 평생 함께 추억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부모님의 조각들을 맞춰줄 사람들이 있다는 것까지. 비록 작가에게는 부모님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절박감에서 시작한 여행이었지만 말이다. 몇 년 후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브라질로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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