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쓴 심리학
김태형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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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쓴 심리학>에서 받은 느낌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비판 대상 이론들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다.그래서 어떤 이론의 부분만을 가지고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둘째,비판에 대한 이론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논리적이고 객관적 근거가 더 필요해보인다.그렇다고 해서 괜한 트집잡기로 보기에는 꽤 성실하다.단,새로 쓴 심리학>이라는 concept 에 부합하려면 그만큼  새로운 이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 점에서 아쉽다.가령,프로이트 이론들을 비판한,아들러,융,멜라니,카렌 호나이 등은 그 비판의 근거와 새로운 주장을 확실하게 설명해 프로이트 빠(?)들에게 마치 지축을 흔드는 쇼크를  준대 반해,<새로 쓴 심리학>에서는 기존 이론들에 대한 소소한 비판만이 눈에 띄일 뿐 충격을 줄만한 새로운 학설이나 주장은 만나기 어렵다.

게다가 이 책의 정체성에도 잘 모르겠다.
구성을 보면 대학교재처럼 되어 있는데,내용은 요즘 서점가를 휩쓸고 있는 심리학 에세이(논문 아니고)처럼 말랑말랑한 부분도 있다.심리학 개론서라고 하기엔 기존 이론들을 지나치게 비판해놓아 나침반으로 삼기 어려우며,새로운 주장이 가득한 새 심리학이라기엔 이론과 비젼의 제시가 상당 부분  보충되어야 할 것 같고,기존 심리학에 대한 개인적 소회 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장황하다. 

또 한 가지 의문이 들었던 것은,저자는 <새로 쓴 심리학>을 펴낸 의도가 '올바른 심리학 이론 정립'에 의의가 있다고 했는데,그렇다면 ‘올바른’의 기준이 뭐냐는 거다.저자가 기존 이론들을 비판하는 내용 자체가 올바르다는 것인지,아니면 문제 제기는 내가 할테니 올바른 이론이 뭔지는 독자가 찾아보라는 뜻인지..그렇다면 기존 심리학은 전부 올바르지 않다는 뜻인지.. 

그 외에도 결코 소소하다고만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기술 자체가 지나치게 장황하다는 거다.어떤 챕터들은,극단적으로 말하면 없어도 되는게 아닌가 하는 것도 있다.예를 들어 ‘감정의 기능’이라는 챕터를 보게 되면,감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나 이론 없이 그저 누구나 깊이 생각해보면 다 알만한 내용들을 기술하고 있는데,공감은 가나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something new가 없어 지루하다.구성상 그 챕터가 꼭 필요했다면 조금더 간략하게 기술해도 되는 부분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마디로 이 책의 느낌은 이렇다.

<새로 쓴 심리학>은 패기만만하고 진보적이며 날카롭지만,그 이상은 찾기 어렵다.따라서 <새로 쓴 심리학>이라기 보다는 <새로 쓰고 싶은 심리학>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가진 엄청난 미덕은 심리학의 지형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독자들에겐 한번 쯤 생각해볼 수 있는 여러 의문들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저자가 대학에 속해 있지 않는 심리학 전문 저술가로 알고 있다.그래서인지 몰라도 주류의 눈치 봄이 없이 서술 자체가 무척이나 자유롭다.어떤류의 교수들에게서 보이는 정신나간 권위의식도 없으며,괜한 현학적 언어 남발로 쉬운 걸 어렵게 설명하고 있지도 않다.생활 밀착형 서술로 가독성이 매우 높다는 것 역시 이 책이 가진 커다란 장점이다.그리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재밌다는 거다.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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