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녀석
한차현 지음 / 열림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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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작은 사건으로 인생의 행로가 바뀌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특히 젊은 시절 열병 같은 사랑은 젊음을 영글게 한다.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책장을 덮으며 잊었던 사랑의 터널을 통과한 기분이다. 다분히 남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이 책은 1990년부터 1995년 사이의 젊은이들의 사랑을 보여준다.




누구보다 화려한 꿈을 꾸고 이 계절을 시작하는 사람은 대학 신입생일 것이다. 젊은이들이 찬란한 꿈을 마음껏 키울 수 있는 공간은 대학이다. 그곳에는 진지한 대화가 있고 아름다운 청춘의 고뇌가 있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도전이 있다.




새내기 차현은 대학에 입학하며 2년 여자선배에게 사랑을 느낀다. 아니 그렇게 생각한다고 느끼는 것이 맞을지 모른다. 데이트를 어떻게 하는 지도 모르던 젊음. ‘주로 영화를 봤습니다. 5월부터 얼추 6개월. 학교 밖에서 단둘이 만나 본 영화가 무려 열다섯편. 그 밖의 다른 무엇을 궁리해볼 입장이 아니었다고 할까. 주변머리 없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무난한 데이트 핑계가 바로료 영화였지요 (11)’라고 시작하는 소설은 주인공 차현의 과거회상으로 문을 연다. 불확실한 현실 속에 사랑마저 불투명한 세대. 그때 그들은 그랬다. 나도 그랬으니... 90년대 정치와 사회 문화가 곳곳에 소개되며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생각하면 아무리 주위에서 평판이 좋은 사람이라도, 말 한마디에 그 평판이 무너져 버릴 수 있다. 반대로 진정어린 말 한마디로 인생이 바뀌고, 작은 관심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려 내기도 한다. 이러한 사소한 일이 가져오는 효과를 ‘나비효과’라고도 한다. 나비의 단순한 날갯짓이 기상변화를 일으킨다는 나비효과는 작고 사소한 일이 나중에 엄청난 결과를 야기한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우연히 주변의 작은 사건으로 이들 사랑에 금이 가며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속설을 증명한다. 그 사랑이 깨지는 상황이 오자 차현은 모든 방법을 통해 붙잡으려 한다. 그 시절 남자들이 할 수 있었던 그 흔한 방법들. 술마시기, 울며 매달리기 집 앞을 지키기 등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지만 사랑은 멀어져만 간다.




멘토가 되던 친구 은원을 바라본 건 자연스럽다. 여자친구에게 안타까운 사랑을 이야기하며 어느새 은원을 향한 마음이 우정 이상이었음을 알게 된다. 둘은 사랑이란 걸 시작하며 책은 90년대식 데이트를 모조리 소개한다.




종로거리와 신촌이 등장하고 명동에서 술 마시던 그 어느 날의 이야기들. 단성사 대한극장 피카디리 정겨운 극장이름들이 또한 신난다. 그 무렵 이곳저곳 등장한 노래방, 그와 더불어 비디오방 이야기가 나오며 데이트 족들에게 얼마나 고마운 공간이었던가를 추억케 한다.




대한민국 연인들의 헤어짐의 제일 큰 원인인 군대생활에도 꿋꿋이 버텨 기다려준 은원이 자신의 발전을 위해 콜롬비아로의 유학을 선택하자 차현은 괴로워하지만, 은원을 보낸다.




소설 곳곳에서는 차현의 성장이 눈에 펼쳐져 기분 좋게 만든다. 5년 뒤 10년 뒤 20년 뒤 그때 나는 누구일까. 은원을 떼어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는 삶을 나는 살고 있을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353)




덩달아 솟아나는 눈물. 괜찮아. 하지만 괜찮아. 종종 겪는 일이지만 술 마시다 말고 넘어오는 구토가 사무치도록 괴로울 뿐. 누군가 그립거나 그리워서 원망스러운 때문은 아니었으니까.(357)




책장을 덮으며 절은 시절의 터널을 통과한 주인공 차현에게 오래도록 사랑이 머무를 수 있도록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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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조명애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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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맥 이쪽에서만 진실이고 그 너머 세상에서는 거짓말인 것이 어떻게 진실이란 말인가?”




‘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세종서적)’는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사실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왜곡된 진실과 허위사실이 쓰레기처럼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소문과 주장이 범람하면서 무엇이 사실이고 허위인지 구별하기조차 힘들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교도”라는 거짓 정보가 떠돌자 백악관이 나서 “오바마 대통령은 기독교도”라고 해명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공개했지만 소문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가수 타블로의 학력위조 논란도 마찬가지다. 그럴듯한 근거로 학력 위조를 제기했고, 현대판 마녀사냥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주장으로 명예를 훼손시키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은 개구리에게 돌을 던지는 행위와 마찬가지다. 누리꾼들은 흥미를 느낄지 모르지만 당사자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 사실의 실종 뿐 아니라, 인터넷 한국어 위키백과도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언론시민연대가 모니터링한 결과 위키백과의 오류가 많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과 함께 접한 ‘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는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책의 시작은 1970년대 중반 어느 겨울날 새벽, 에스파냐의 한 아파트 발코니에서 인도로 투신한 한 남자의 주검이 발견된다.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촉망받는 신예작가 알레한드로 베빌라쿠아로, 그의 처녀작 출판기념회가 있은 지 이틀이 지난 후의 일이었다.




그 미스터리한 사망 사건이 발생한 30년 후, 그의 삶과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탐문하는 한 프랑스인 기자가 있다. 장 뤽 테라디요스라는 이름의 이 기자는 생전의 베빌라쿠아를 알았던 네 명의 인물로부터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들은 모두 이 수수께끼 같은 인물에 대해 자기 나름의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테라디요스가 그때를 기억하도록 청한 지금에야 비로소 드러나게 되는 비밀들 또한 숨기고 있다.




작가 베빌라쿠아의 의문의 죽음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부분적 진실, 기억과 관점의 제한성 또는 불완전성을 다룬 알베르토 망구엘의 소설이다. 4명의 화자가 각기 다른 증언을 하는 특이한 구성으로 소설은 더욱 흥미롭다.




그들은 나름 진실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진실은 각자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달리 나오기 때문에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들어간다. 어떤 사람은 베빌라쿠아를 우유부단하고 모호하고 무능력한 인물로 묘사했다. 다른 화자는 그를 천재적이고 매력적인 작가, 영악함도 갖춘 남자로 표현했다. 어떤 이는 베빌라쿠아를 이제는 사라진 순수했던 시절에 우리가 정직한 사람이라고 부르던 사람이었다고 평한다. 마지막 화자는 베빌라쿠아를 순결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비열한 남자로 그려낸다.




여기서 우리는 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며 모든 사람은 진실일 수 있다는 이중적 생각을 버릴 수 없다. 네 명의 화자로부터 이렇듯 다른 진술을 들은 상 테라디요스는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기에 베빌라쿠아에 대한 글을 쓰지 않기로 했다는 결심을 밝힌다.




그렇다면 모든 글을 진실일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이런 현실을 생각한다면 ‘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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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참 눈부시다
크리스티안 생제르, 백선희 / 다른세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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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평생토록 깊이 고민해 봐야 할 문제, 살아가며 겪게 되는 본질적인 문제들을 우리는 잊고 산다.




장맛비가 20일 넘게 이어지던 지난주 한 권의 맑은 책을 손에 들었다. 폭우 속을 뚫고 달려간 한 복지센터 2층 강당에서 책장을 펼치고 반을 훌쩍 읽어 내려갔다.




사상가이자 영성가로 알려진 크리스티안 생제르가 현대인들이 '진짜 삶'을 살 수 있도록 건넨 메시지를 담은 책. ‘그대, 참 눈부시다’ 는 현자들의 말, 성서와 탈무드의 지혜 등을 인용해 참된 행복과 진정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력은 우리를 꾸미는 수식어에 불과하고, 이력이 쌓일수록 어깨만 무거워지는 것 아닐까. 단지 다른 이와 교감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무언가를 배우며 살아가는 모습이 충분히 아름다운 모습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책은 세상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도록 인도한다.




책을 반 정도 읽었을 때, 복지센터 강당에선 귀여운 풍선 장식 사이로 학사모에 졸업가운을 입은 어르신들의 들뜬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아름다운 하늘소풍 이야기(어르신 죽음준비교육 프로그램)’ 수료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다른 수업보다는 내용이 많고 복잡해 힘들었지만 끝까지 잘 마무리하고 졸업장을 타게 된 어르신들은 연신 싱글벙글이다.



인사말에서 이 책을 인용했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너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는 무엇이며, 어떻게 이를 극복해야 하나? 나이를 먹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세상은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걸까?




모두가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너무 추상적이라고, 혹은 어렵다고 둘러대며 대수롭지 않은 문제들로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이 물음들은 평생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게다가 진지하게 이를 마주하는 순간, 의외로 답은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책은 상대한테 주도권을 넘겨보라고, 그렇담 더 행복해질 수 있다했는데 세상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바둥바둥 살아온 삶 속에 지혜를 던져준다.  책 속에 있는 많은 질문이 깊이를 더해준다.




타인과 나의 관계, 진정한 행복의 의미, 참된 교육, 사랑의 위대함, 나이 듦에 관한 단상 등, 크리스티안 생제르는 살면서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본질적인 문제들을 총 아홉 꼭지의 글로 풀어낸다. 동서양의 다양한 신화와 전설, 우화와 개인적 경험담이 어우러져 있다. 눈과 귀의 사용법을 깨우쳐 진짜 삶을 열라고 조언해주는 이 책장을 덮으며 정신이 한층 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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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이 말하는 대로 - 실패할 자유, 자유로울 권리를 위해 고분분투하는 청춘 이야기
박근영 지음 / 나무수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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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특별한 책으로 사색의 가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책표지에는 ‘실패할 자유와 자유로울 권리를 이야기’한다지만 누구나 실패를 자유로 말항 수는 없으리라. 그런데 이 책을 열고 있으면 그 실패조차 아름다움으로 물들여져 휴일에 고추 말리는 것도 잊고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출판사 나무[수]에서 출간한 ‘내 심장이 말하는대로’는 젊은 예술가 16인의 무수한 좌절과 치열한 고민, 작업 들은 13파트레 걸쳐 흥미진진하게 경험을 토대로 그려진다.




우주와 인간의 시공간에 아름다운 별이 존재하듯,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소통과 희망의 별은 존재한다. 밤하늘의 별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불확실한 내일과 화려한 성공 신화에 갇힌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내 심장이 말하는 대로 하라'고 응원한다.




포토그래퍼 하덕현, 뮤지션 김미나&백정현,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_ 여행작가 변종모이야기 그리고 즐겁게 사는 게 이기는 거다_ 만화가 김풍, 예술은 사랑이다_ 디렉터 유기태 등 이들의 이야기는 '젊어서 꼭 해봐야 하는 리스트'에 대한 힌트를 알려준다. 특히 문화, 예술 분야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성장과 작업을 한 권의 책에 생생하게 담았다.




책의 편집방식도 이색적이어서 마치 내가 인터뷰 하듯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가는 기자이며 글의 주인공들은 취재원인 셈이다. 공통된 점은 마지막 부분에 각각의 주인공들에게 특별한 공간을 소개한다는 부분이다. 낯설지만 독자들에게 친근감 있도록 다가선다.




저자는 모든 주인공들에게 여행이라는 관점을 빠트리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싶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떠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거나 간신히 부여잡고 있는 생활권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꾸역꾸역 살아가는 삶인 줄 알면서도 인생의 대부분을 남들처럼 이라는 말로 자신을 제어하고 다스린다. 삶의 터전이 꼭 대도시일 필요는 없는데 도시에서의 삶을 버리면 큰일 날 것 같은 위기의식에 한번쯤은 젖어봤을 것이다. 인생에는 어떤 정답도 없으니 각자 자신의 깜냥대로 살아가겠지만 권태롭기 짝이 없는 동그란 원 속에서 빙빙 돌고 있는 기분은 그다지 유쾌한 감정은 아니다’ (93P)




그렇다. 꾸역꾸역 살아가는 삶에 전문가들은 이렇게 충고한다. 지금부터라도 인생 계획을 세우라고. 현재 생각하는 60세 이후의 모습을 자신의 수입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를 따져보라고 말이다. 서울 인근에 별장을 지어 놓고, 주말에 자식들을 불러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노후 말이다. 한 달에 최소 한 두 차례 부부와 함께 주중 골프를 즐기고, 일년에 한 차례 정도 해외여행이라도 가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아파트 문을 나서며 맞닥뜨리는 생태공원이 더욱 축복임을 깨단데 한다.







누구인들 젊은 날 비상을 꿈꾸어보지 않을까. 그러나 언젠가부터 대다수의 사람들은 돈이되지 않는 꿈은 꾸지 않는다. 그런 꿈은 그저 한낱 이상일 뿐이라고 밀어두고 뒤돌아서야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현실과 꿈 사이에서 타협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207P) 마치 나를 향해 던지는 이 글은 오래도록 내 심장을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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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떻게 이순신이 되었나 - 마흔 살에 깨달은 이순신의 힘
박종평 지음 / 스타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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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떨렸다. 얼마 전 지나친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동상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순신은 30년 동안 방황과 좌절, 갈등과 고통, 시련과 자기 단련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완성했다. 22세 전에는 자신의 길을 찾아 방황했고, 그 후 32세까지는 무인의 길에 들어서기 위해 10여 년을 준비했다. 무인이 된 이후에도 10년 동안 미관말직에서 파직과 복직을 반복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경험해야 만 했다.




그는 타고난 영웅은 아니었으나 나이 40이 되어서야 자기의 잠재 능력을 깨달아 영웅이 됐다. 리더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만도 아니며 또한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리더는 타고난 능력과 후천적 환경에 따라 개발되는 공동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순신은 이 두 가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인물이다. 이 나라와 백성을 위해 신명을 아끼지 않았던 장군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살 것이요, 살기를 꾀하며 싸우면 죽을 것이다.”라고 임전불퇴의 정신을 강조했다.




책은 이순신이 남긴 시와 편지 등을 분석해 인간 이순신이 어떻게 영웅 이순신이 됐는지 추적한다. 이순신도 일기를 쓰고 어지러운 마음을 털어내려 산책을 하고 자식에게 애틋하고 어머니를 사랑했던 보통의 가장이었다. 그는 고독했으며 술을 좋아하고 분노하고 통곡하기도 하는 인간적 면모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순신은 어떻게 ‘영웅’이 됐을까. 무엇보다도 이순신이 가장 먼저 행동으로 옮긴 것은 자신의 케케묵은 생각을 버렸다는 점이다. 그리고 습관도 바꿨다. 이순신이 남긴 시와 편지는 현대인들에게 그를 닮을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화를 승화시킬 줄 알았다. 화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힘이다. 화를 긍정적 촉매로 이용하면 불의를 거부할 수 있고, 불법에 대항할 수 있다. 이순신은 스트레스와 분노 화병으로 몸이 자주 불편했으나 이를 에너지로 전환했다.




모든 영웅들이 비슷하지만 그 역시도 지독한 낙관주의자였다. 몇 백 척의 배가 파괴되고 수만 명의 부하들이 전사했음에도 패배의 암울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보기보다는 “아직도 12척이 있습니다.”라며 희망을 보였던 것은 유명한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을 정도다.




또한 탁월한 관찰 습관을 가졌다. 난중일기에는 전체 1614일 중 대략 30여 일을 제외하고 빠짐없이 매일의 날씨가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비에 대한 표현을 보면 오는 정도에 따라 안개비, 가랑비, 조금 오는 비, 적당한 비, 다소 많은 비, 큰 비, 장맛비 등등으로 기록했을 정도니 말이다.




이 책은 이순신의 모습 속에서 누구라도 그와 같은 행동을 한다면 그처럼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위로도 받을 수 있음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30년 동안 끊임없이 자신의 목표를 확인하고, 매일 매일 더 나아지려는 노력이 이순신을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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