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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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문득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읽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여름방학 과제라서 읽은 적도 있었고, 막상 읽고 나니까 어린 제제의 순수함이 묻어나 있어서 다시 한번 그 소중함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지금이라도 다시 어린 제제의 순수한 모습을 잃고 싶지 않아서 10년 만에 이 책을 손에 잡게 되었다.

 

 5살 꼬마 제제는 집 뒤편에 라임 오렌지나무 밍기뉴와 함께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다. 나도 아주 어렸을 때는 나무와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제제도 작은 나무와 친구가 되는 것을 좋아했던 게 마치 나의 어린 시절을 형상하는 것 같았다. 매일 심심하거나 따분한 기분이 들 때마다 자신을 보살피고 보듬어 주는 친구가 있으니 얼마나 어린 시절이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밍기뉴 역시 제제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으니 제제도 그런 밍기뉴를 좋아했던 것 같았다. 나도 어릴 때는 친구와 사이가 안 좋아져서 학교 마당에 있는 나무와 자주 대화하기도 했고, 좋은 일이 생겼을 때마다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는데, 그 나무도 지금은 잘 자라고 있는지 매우 궁굼해 하곤 한다. 작은 라임 오렌지나무 밍기뉴와 제제는 얼마나 끈끈한 정을 나누며 서로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있었는지 몰랐다.

 그리고 행복한 순간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뽀르뚜가 아저씨와의 만남이었다. 우연히 만난 아저씨였지만, 제제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아저씨였다. 더군다나 브라질 인들이 싫어하는 포르투갈 사람이었는데, 제제는 뽀르뚜가 아저씨와 함께라면 외로움도 덜 수 있으리라는 믿음감도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제제에게도 행복했다가도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바로 가정 폭력이었다. 일자리를 잃고 백수가 된 아버지에게도 맞고, 조금이라도 말을 듣지 않는다고 잔디라 누나(큰 누나)에게도 맞았기 때문이다. 종이 풍선을 만들고 싶어하는 제제는 또또까('안또니오'라고도 불렀음.) 형에게 종이 풍선을 만드는 방법을 배웠고, 막냇동생 루이스에게도 종이 풍선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며 함께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불쑥 나타난 잔디라 누나의 불호령도 모자라 마구 때리기까지 하니 제제는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까? 게다가 뽀르뚜가 아저씨가 가르쳐 주신 챙고 노래를 아버지께 불렀다가 싸대기를 맞고 벨트에 채찍질을 당했으니…. 이런 제제를 보니 마치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 순간마다 어떻게 하고 싶었을까? 아마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가서 숨어 지내고 싶었겠지?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방구 시(제제가 살던 작은 도시)를 떠나게 된 제제는 밍기뉴와도 이별하게 되었다. 게다가 밍기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었고, 그 위엔 도로가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밍기뉴와 나누었던 추억은 사라지게 될까 하는 두려움까지 실감하고 말았다. 제제는 그간 정들었던 밍기뉴와도 이별하게 되니 그 슬픔이 얼마나 컸는지 느낄 수 있었다. 아니, 제제만 그런 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아이들도 그렇게 느낄 것이다. 자신과 친구가 되어 준 나무를 영영 보지 못한다면, 그리고 흔적마저 사라진다면 너무 그리워서 눈물이 날 것 같은데….

 어린 제제는 밍기뉴와의 추억을 뒤로 한채 마을을 떠나게 되었다. 제제도 많이 아쉬웠겠지만 밍기뉴와 나누었던 순수했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래도 순수한 제제를 다시 만나니 정말 반가웠고 가슴이 찡했다. 제제, 고마워.

 

2014년 7월 15일

권기열(John 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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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자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3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이광윤 옮김 / 동녘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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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제제도 소년에서 성년이 되었다. <햇빛 사냥>에서 만났던 철없던 제제가 드디어 어엿한 청년으로 자랐고, 더욱 멋진 모습으로 나를 다시 찾아왔다. 마음으로 덜 성숙해진 나를 찾아온 제제는 어떤 교훈을 주게 될지 생각해 보고 다시 만나게 되어서 매우 반가웠다. 그런데 제제를 통해서 더욱 깊이 느낀 것은 청년의 모습만이 아니라, 이성과의 사랑을 느끼며 달콤함을 맛보는 것이었다.

 실비아를 향한 제제의 사랑은 어떻게 봐도 매우 달콤했다. 단 둘이 있는 것을 행복하게 생각하고, 그들은 서로간의 사랑을 통해 얼마나 사랑이 소중한지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청춘 남녀간의 사랑은 누구도 말릴 수 없었는지,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렇듯 돌로리스와의 행복했던 과거를 잊고 실비아와의 새 출발을 택한 제제는 진정한 사랑을 깊이 알게 되면서 아픈 기억도 사라지도록 한 게 아닐까 싶었다.

 그러다가 조금 충격을 받을 뻔한 게 있었다. 제제가 아버지께 무턱대고 꺼낸 말 한마디였다. "저 실비아랑 사귀기 시작했으니, 곧 그녀와 결혼할 겁니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18살밖에 되지 않은 제제가 어떻게 결혼을 결심했을까? 더군다나 그는 직업도 없었던 터라 아버지는 매우 황당하셨을 것이.첫사랑을 무턱대고 가져간다는 말이 얼마나 충격에 빠뜨리게 하는 것인지 대충이라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제제가 조금 심하지 않았나?

 그리고 제제를 보며느낀 것이 있었다. 바로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이었다. 아버지께 허락을 받고 여행을 출발하려던 찰나에 아버지께 "너도 이제 혼자 열심히 제 갈 길을 가는 게 좋지 않니?"하는 뜻으로 너그러운 한마디를 듣고 갈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록 제제는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더욱 더 아름다운 미래를 향해 나가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이렇게 용기있는 제제에게 나는 큰 박수를 쳐 주고 싶다.

 

2014년 7월 24일

권기열(John 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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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사냥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2
J.M.바스콘셀로스 지음, 박원복 옮김, 김효진 그림 / 동녘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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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이후로 오랜만에 제제와 다시 만나게 되었다. 어느덧 작은 꼬마 제제는 10대 소년이 되어 있었다. 그동안 힘든 일도 많았고 잃은 것도 많았는데, 꿋꿋이 자라온 제제는 이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어릴 적의 상처를 딛고 새로 시작한 제제의 모습을 기대하며 난 소년 제제의 모습이 든 '햇빛 사냥'을 펼치게 되었다.

 

 10대 소년 제제에겐 힘이 되어주는 소중한 이들이 많았다. 자신을 아들처럼 대해주는 파이올리 수사님, 방안에서 외롭게 있을 때마다 서로 말동무가 되어준 두꺼비 아담, 그리고 자신을 따뜻한 가슴으로 품어준 모리스 아저씨까지. 이렇듯 더욱 큰 소중함을 전해준 이들이 있었기에 제제는 안 좋은 일을 겪었더라도 제제는 새로운 힘을 얻었기에 스스로를 아름답게 가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더욱 깊이 깨달은 것이 있다. 지금 소중한 것을 얻게 되면 언젠가는 잃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외로움을 달래준 유일한 친구였던 두꺼비 '아담'은 제제의 눈앞에서 눈을 감게 되었고, 자신이 아주 좋아하고 사랑했던 소녀 돌로리스와도 이별하게 되고, 가장 따뜻한 마음으로 자신과 함께했던 모리스 아저씨와도 영원히 헤어졌기 때문이다. 소중했던 추억을 잃게 되어서 서럽게 되었지만 제제는 앞으로도 더 소중한 삶을 향해 전진하리라 믿는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소년 제제의 모습은 결국 우리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발판이 되지 않았나 하고 생각도 들었다. 나의 발전도 결국 여기서 우러나올 거라는 믿음감도 생긴다.

2014년 7월 23일

권기열 (John 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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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 아이들을 위한 어른들의 약속
경찰청 학교폭력 T/F 팀 지음 / 상상나눔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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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뉴스를 볼 때마다 한번쯤은 꼭 나오는 주제의 보도 내용이 있다. 바로 '학교 폭력'이다. 전국 한 학교마다 불량 학생들이 패거리를 결성하고 가만히 있는 친구들을 이유없이 괴롭히면서 위협하고 있다. 그 때문에 숨도 죽이면서 늘 긴장해야 하고, 혹시라도 터질 것 같은 보복 때문에 누구에게도 아무런 말도 못한 채 가만히 있어야만 하는 아이들. 그로 인해 자살하는 아이들이 속출하고 있고, 눈치보며 학교를 다녀야 한다며 학교를 흔히 '철창 없는 감옥'이라고 표현키도 한다. 왜 아이들은 학교 폭력에 시달려야 했을까? 그리고 아이들이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진심으로 들어주고 싶었다.

 

"내 아이는 그런 애가 아니에요! 그럴 리가 없어요. 잘못 아신 거 아닌가요?"

 

 이런 말도 안 되는 말로 아이를 감싸려는 부모님들의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정작 사과해야 할 사람은 자신의 아이인데, 아무 일 없는 듯이 눈감아 주면서 아이를 감싸려는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니 이를 지켜보는 다른 이들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뭐라 해야 할지 말도 안 나올 정도고, 이런 태도로 말하는 부모들이 그저 한심할 뿐이다.

 그리고 가장 안타까운 점은 바로 이거였다. 부모님께선 아이가 어떻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지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매일 학교 생활 잘 할 거니까 아무런 걱정 없을 거야.', '무슨 안 좋은 일 당해도 그냥 넘어가겠지.' 하면서 아이를 방치한다면 그것은 아주 큰 오산이다. 아이가 같은 반 친구들이나 교내 불량학생 패거리에게 돈을 빼앗겼거나, 어두운 곳에 끌려가서 맞고 왔는데도 그냥 철없는 아이들의 단순한 장난이겠거니 하며 넘어가면 아이는 뭐가 될까? 그냥 학교에서 피해자로 살도록 놔두고 가만히 있어야 할까? 매일 학교폭력에 시달리며 고통의 짐을 짊어지는 아이가 우리 아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렇게 학교에서 긴장하며 사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학교는 그야말로 무서운 긴장터로 전락하고 말고, 아이들은 이런 지옥에 갇힌 노예가 되고 만다.

 매일 학교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과 약한 친구들을 괴롭히는 학교폭력 가해자들. 이런 구조로 이루어진 학교가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그리고 이를 감싸며 모른 체 하시는 선생님들은 왜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려는 걸까?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이나 서로의 문이 닫혀 있으니, 학교폭력은 방치할 수록 점점 더 커지고 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해 학생들도 뭔가를 잘못해놓고 아무런 말도 안 한 채로 넘기려고 하고, 선생님들마저 피해 학생들의 편이 되어주며 달래줄 줄 알아야 하는데…. 이런 현상을 보고 나니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만 들었고, 지켜주지 않는 이기적인 어른들이 너무 한심하고 원망스러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학교폭력을 막을 수 있을까? 어른들은 가만히 있지 말고 학교폭력을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해 학생들의 입장에선 단순한 장난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피해 학생들에겐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고 만다. 다시 말해서, 작은 상처가 더 큰 상처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도 아이들이 그런 일을 당했을 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눈감아 주지 말고 '이것도 학교폭력이다.'는 생각을 잊지 않고, 바로 학교폭력 신고를 하면 더 많은 피해자가 속출되는 일이 없도록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떡하면 학교폭력을 막을 수 있을까? 신고하면 나중에 일어날 보복이 두려울까? 아니다. 당당히 117로 신고하면 해결 완료!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는 가장 소중한 번호, 117! 이 번호 하나로 바로 신고하면 아이들을 어두운 늪에서 구해주는 셈이 된다. 괴롭히는 아이들이 계속 '어디 가서 일르지 마라!'며 협박해도 당당하게 117로 전화해서 떳떳하게 '학교에 저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어요. 도와주세요.' 라고 경찰에게 말해서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하자. 정 힘들다면 어른들에게 요청해보는 것도 좋다. 그러면 아이들은 안전하고 평화로운 지대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정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쫄지 말고 힘내라고. 얘들아, 힘내! 형(오빠)도 너희들처럼 학교폭력 많이 당해봐서 너희 마음 잘 알아.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 같이 학교폭력을 막을 수 있게 노력하자! 형은(오빠는) 너희 편이니까, 그리고 형이(오빠가) 너희를 지켜줄 거니까 걱정하지 마.



2014년 1월

권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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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 아이들을 위한 어른들의 약속
경찰청 학교폭력 T/F 팀 지음 / 상상나눔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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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청소년이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알 수 있었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서 그들의 진정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청소년이 환하게 웃으면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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