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조그 1 펭귄클래식 116
솔 벨로우 지음, 이태동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허조그.
솔 벨로의 작품 중에서 가장 자서전적 요소가 많은 작품.
몇 장을 넘기고 나서 바로 솔 벨로 작가와 소설 속 허조그가 자신의 친한 친구와 불륜관계를 맺었다는 사실과 이혼이라는 기본 바탕이 이게 소설인가 싶을 정도로 의심이 들면서 책 속으로 빠져 들게 된다.
 
실제로 솔 벨로 허조그를 자신의 경험에 바탕으로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즉 소설 속 허조그는 솔 벨로 자신을 온전히 투사한 존재로 보인다. 허조그의 보내지 않고 계속 해서 써내려간 편지도 결국 솔 벨로 작가 자신의 글쓰기 행위를 나타낸다.
 
소설을 읽을 때 각자의 읽는 포인트가 다르겠지만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는 소설 속 빠질 수 없는 재미요소이다. 허조그의 심리묘사는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신세한탄으로 시작해 무기력하고 혼란스럽고 이랬다 저랬다 분노와 슬픔 비통함과 고통스러움 등 읽는 순간 독자조차도 혼란스럽게 만드는 심리변화는 결국 우리의 삶의 심리도 그렇지 않나 싶다.
 
허조그는 보내지 않는 편지를 쓰면서 자신의 혼란과 비탄의 감정을 토해내며 스스로를 토닥인다. 편지의 내용을 계속 읽어내려가다보면 솔 벨로의 문체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끊임없는 생각들을 섬세하면서도 명료하며 감정적이다. 아니 어느 때는 이제 허조그 본인의 마음을 말하는 건지 정치나 사회, 경제 등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려가는 건지 편지는 그냥 마구잡이 생각을 털어놓는 창구인 셈이다.
 
또한 대화와 편지속에 계속 나오는 허조그의 철학적 생각과 현학적 표현들은 소설내용과 함께 진지하게 한번 물음을 던져보고 싶은 내용들이 많다.
 
소설은 어느 정도 현실의 반영인 것일까. 허조그의 결말에 대해서는 읽는 독자의 수만큼이나 각양각색일 것이다. 허조그는 문체, 줄거리와 결말은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어서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우리는 상처를 받고 또 상처를 치유하며 살아간다. 자기만족과 허무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우리 현대인들은 어떠한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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