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 상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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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몇 년 전부터 꼭 읽어야지 벼르다가도,
깨알같이 달린 주석 앞에 망설이기만  수 차례.

드디어 해치웠다.
그래 해치웠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호두 한 바구니를 선물로 받았는데 먹고는 싶지만

일일이 망치로 부숴가며 까먹기 귀찮아 미뤄뒀다가 정신없이 와구와구 먹은 느낌?
소화는 잘 안되 꾸역거리면서도 약간의 성취감에 만족하며~

남편은 영화로 먼저 봤다면서,

태교에 좋지 않은 잔인한 장면이 자주 나온다며 걱정했지만.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1327년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이다.
묵시록의 예언과 같이 수도사들이 죽어나가는데..
처음엔 단순하게 치밀하게 계산된 추리소설.......... 이라고 생각했지만
추리소설로만 한정짓기엔 부족하다.

중세시대 교회간의 대립(약간은 지루하게 계속되는 청빈에 대한 논쟁,
특히 이 부분은 정말 주석을 따라 읽는 데만도 숨이 찼으니.;)

그리고 마지막에 드러나는, 웃음을 사악한 것이라며  많은 수도사들을 죽음으로 몰아 놓고도,
진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믿음으로 악마의 대리자 노릇을 자청한 호르헤 수도사(반미치광이=내 눈에는)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자니
그가 이 시대에 다시 부활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윌리엄 수도사(영국인들 특유의 진지한 상황에서 농담을 던지는 매력적인 모습. 후후후. 난 왜 이렇게 이런 모습이 멋있는지...내 눈에 하트 뿅뿅)가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암흑의 중세시대에 걸맞지 않는 자연과학에서도 진리를 찾는 그의 모습에서 셜록홈즈 뿐만 아니라 
CSI 반장을 연상시키는 것이 나뿐만은 아니리..
 


그간 책을 읽으면서... 첫 장부터 고개를 숙이고 작가가 안내해 주는 길을 따라,
등잔 불 하나 들고 놓치지 않으려 안간 힘을 쓰면서
좇아간 일도 많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작가의 해박함에.. 그리고 유려한 문장력을 구사한 이윤기 번역가,

오역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도 겸허히 받아들인 그의 겸손함에 엄지손가락을 연신 치켜들며
마지막 장을 덮으니 안그래도 작은 내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게 보였다.


나이 서른이 되어 겨우 읽은 책이라,
10년 후에 읽으면 또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텍스트를 좇아가는데 그치치 않고
감히 작가의 생각을 물어볼 정도가 되길
소망할 뿐이나.....
 


#인상 깊은 구절

내 이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23p

인류를 사랑하는 사람의 할 일은, 사람들로 하여금 진리를 비웃게 하고, 진리로 하여금 웃게 하는 것일 듯하구나. 진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좇아야 할 궁극적인 진리가 아니겠느냐? 8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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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긴 만남- 시인 마종기, 가수 루시드폴이 2년간 주고받은 교감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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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바티칸의 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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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의 종말- 탐욕스러운 식욕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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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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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거실의 작은 책장에 책을 꽂아 두고
매일 보면서 혼자 흐뭇해 하곤 했다.

읽지도 않고 한창 책 사재기에 열중인 때라
제목만 봐도 얼마나 행복하던지^^

결혼 후에 시댁에 들어와 사느라
책장은 언감생심 꿈도 못꿨는데
분가하면서 우리 만의 '책방'을 꾸밀 수 있게 되었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대로 '서재라고 부르기에는 초라하지만 그래도 책이 가득하여
개인들이 열심히 독서를 하는 그 방' 말이다.

물론, 우리 방에는 '책이 가득'하다는 표현을 쓰기엔 많이 부족하다.
공간박스를 활용해서 한쪽 벽은 채웠는데..
친정에서 띄엄띄엄 가져온 나의 책들과
남편이 중학교때 부터 본 영어책과 전공서적들과 한데 섞여 있어
책 보관함 정도로 부르는게 좋을 듯 싶다.

'서재 결혼 시키기'는 저자가
어릴 때 부모님의 영향(두 분 모두 작가)으로 책을 좋아하게 되고
책을 통해 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낳아 기르며
사는 이야기를 특유의 글솜씨로 맛깔나게 풀어내고 있다.
오래간만에 이렇게 '글맛'이 느껴지는 번역서를 읽으려니 너무 즐거웠다.
(아, 나의 이 부족한 어휘력이여..더 좋은 표현도 있을텐데!)
몇 편의 에세이는 서 너번 이상 다시 읽어보기 까지 했다.

저자의 필력도 대단하지만
알랭 드 보통의 전담 번역작가인 정영목님의 번역 솜씨가 뛰어나서 인 것 같다.
정영목님께 감사를~~~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혼자 킥킥 대다가, 밑줄 긋고 연필로 감히 비평도 했다가.
고개도 끄덕이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파워블로거 중에는
대단한 독서가, 애서가들이 많아 그들을 보며 위축되기도 했었지만
이 책을 통해 마냥, 순수하게 책을 좋아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지적허영심'을 매우 충만하게 업시킨
그녀의 추천 도서들은 빠른 시일 내에 꼭 읽어 보리라.

#밑줄 그은 구절들

"전자 제품에 비유하자면, 책갈피를 끼우도 책을 덮는 것은 '멈춤' 단추를 누르는 것이고,
책을 펼친채로 엎어 놓는 것은 '일시 중지'단추를 누르는 것이지."
p 66

그가 내 쪽으로 몸을 기울여 잘 자라고 입을 맞출 때도 나는 우리가 젊은 시절의
사랑의 단거리 경주를 졸업한 것이 아쉽지 않다.
결혼은 장거리 경주이며, 낭독은 이따금씩 탈진하는 경주자들의 힘을
복돋워 주기 위해 조제된 낭만적인 게토레이라고 할 수 있다.
p 188

부모가 느끼는 많은 만족 가운데 아이들이 새 책을 처음으로 여는
순간의 표정을 지켜보는 것보다 짜릿한 일도 없다.
p 218

그가 나에게 보냈던 헌사를
점점 더 깊어지는 사랑으로 그에게 돌려주고 싶다.
"이것은 당신의 책이기도 해. 내 삶 역시 당신 것이듯이."
p 218


내가 이 책을 헌정한 어머니와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어주었고,
그 때마다 매 음절에 책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실어 보냈다.
p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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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변용란 옮김, 한성철 감수 / 아름다운날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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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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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학
아리스토텔레스 외 지음, 천병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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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영화 <오디세이> 원작)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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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ㅣ 러시아 고전산책 6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고일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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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가 문학작품을 통해 평생 일관되게 추구한 것 중 중요한 것으로는
'삶과 죽음, 자연과 문명, 이성과 감성, 선과 악의 문제'라고 하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다.

이반 일리치는
귀족 자제로 평생 어려움 없이 '세상의 눈'으로 보면 잘 살아 왔다.
고등법원 판사라는 직위를 즐겼고, 그 이유는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보다는
그 자리에 있으면 '존중'을 받기 때문이다.

아내와의 사랑은 일찌감치 식었지만,
서로의 필요에 의해 살아가고 있으며
그에게는 일과 친구들과의 카드모임이 더욱 소중하다.

새 집으로 이사하고 집 안의 모든 것에
본인의 격상된 지위처럼 고상한 느낌을 부여하기 위해
골동품을 사들이고 집안 꾸미기에 온갖 신경을 쏟아붓던 어느 날.

그는 커튼을 달다 옆구리를 액자틀 모서리에 부딪히고 만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그 날 이후로 옆구리의 고통을 심해지고,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리다가
결국, 45살의 나이로 죽음을 맞이한다.

이반의 사망 소식을 접하자
그가 소중히 생각했던 사교계 친구들의
머리에 떠 오른 첫 번째 생각은 그의 죽음으로 인한
자신이 아는 이들의 자리 이동이나 승진에 어떠한 의미를 갖냐는 것이다.

장례식 장에서, 가족들은 잠시 동안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만
평생을 함께 한 아내는
자신이 앞으로 받게 될 연금을 더 타낼 수 없는 방법은 없을지 걱정하고
아름다운 딸과 예비사위는 그의 장례식으로 인해
결혼 계획이 엉망이 될까봐 노심초사, 짜증이 잔뜩 묻어 있는 얼굴이다.


이반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자
그 동안 살아온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된다.
잘 살아 왔다고 자부했지만, 얼마나 빈껍데기 삶이었는지 그제서야 깨닫는다.


"그게 아냐. 네가 살아오면서 추구한 것은 죄다 거짓이고 사기야.
그게 네 눈을 가려 삶과 죽음을 못 보게 한 거야"

 

안나 카레리나 이후 심각적 정신적 위기를 겪은 후에 쓴 작품이라 그런지..
'죽음'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아 보이나
실제, 우리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교회에서 들은 목사님 설교 말씀 중
신앙이 바로 서지 않은 시대, 교회가 중심을 잃은 문화에서는
사회가 더욱 황폐해지고, 사람들은 더 많이 두려워하고 공포심을 갖게 된다고 했다.
즉, '믿음'을 잃었기 때문에, '다음세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땅의 세상'에만 치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삶의 목표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것인데.
꼭 신자가 아니더라도.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보면 헛헛한 마음이 들고
한 번쯤 다시 내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평생 잘 살아왔고, 남부럽지 않은 인생이었는데
그게 잘못된 것이었다고 죽음을 목전에 두고 깨닫게 되다니 말이다.


나는 '이반'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마지막 순간을 웃으며 맞이할 수 있도록
삶의 목표, 소중한 것들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사회적 지위, 경제력 등이 1순위가 되지 않도록-
귀하게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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