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
수재나 캐헐런 지음, 장호연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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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의 저자는 로젠한의 실험을 연구하여 그 결과물을 [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내놓습니다.
저자는 뇌염인데도 불구하고 조현병이라는 오진을 받아 정신병동에 입원할뻔한 경험을 계기로 로젠한의 실험을 탐구하게 되었습니다.

심리학자 로젠한은 정신질환 병력이 없는 8명과 정신질환자로 위장하여 정신병원에 들어갑니다. 병원에서는 그들 모두를 정신병자로 오진을 했고, 그들은 정신병동에 수감되어 불필요한 치료를 받게 되었지요
정신의학에는 온전한 정신과 정신이상을 구별하는 확실한 방법이 없다고 이 책에서는 말합니다 .

저 개인적으로도 정신의학 분야에서의 오진의 위험성은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객관적인 증상을 토대로 진단을 내리는 다른 진료와 달리 정신병은 특히나 의사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어 있다고 봅니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가족간 재산 다툼으로 인해 멀쩡한 사람이 가족에 의해 부당하게 정신병동에 강제 입원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의사의 진단과 가족의 동의만 있으면 가족 구성원 누구라도 타의에 의해 강제로 수용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교정시설에 인신을 구속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와 신중한 판단이 개입되는데 어째서 정신병원 비자발적 입원은 이리도 비교적 쉽게 이루어졌을까요

이 책에서는 영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남편이 페미니즘 견해를 펼친 작가
아내를 정신병원에 가둠으로써 그녀의 입을 닫도록 했다고 합니다.

두 명의 의료진의 확인증만 있으면 남편이 아내를 정신병원에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법보다 더 폭압적인 악법은 세상에 없었다는 문장이 너무도 와닿았습니다.
이런식으로 남편들은 아내의 사상까지도 통제를 하였던겁니다.
재력 있고 혈통 좋은 사람이 의사 한두 명을 매수해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예컨대 순종적이지 않은 아내나 성가신 친척을 얼마든지 정신병원에 보낼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정신이상 선고를 받으면 양육권, 재산권, 상속권이 영원히 박탈될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 정신병동에 들어가면 몇 달 혹은 몇 주 만에 죽은 사람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이 구절에서는 갑자기 형제복지원 사건도 떠오르더군요
정신병원이라는 공간이 여전히 치료보다는 감금, 환자의 의사는 그리 존중되지 않은곳으로 여겨지는것은 정신의학계에서도 깊이 성찰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로젠한 실험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지만, 이 실험은 상당히 의미있고 필요했던 실험이지 않았을까요
로젠한은 정신의학계를 뒤흔들어놓을만큼의 영향력을 남겼습니다.

멀쩡한 사람들한테 정신병 진단을 내렸었다는 어렴풋하지만 어디선가 들었던걸 이 책을 통해 로젠한 실험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수 있었습니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이라는 부제가 과장이 아니게 느껴지는 알찬 내용이었습니다.

# 네영카
# 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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