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좋은 책에 4점을 준 이유는 번역때문인데, 번역때문이라고 하면 다들 의아해 할 것 같다. 역자의 이전 책들과 마찬가지로 번역이 문학적으로는 좋은데 과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오역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 본문 첫페이지(11쪽) 한글 번역 부분 ‘철제 갑옷을 연상시키는 압축 우주복과 하나가 된 나는 허공에 매달린 듯한 자세로 서 있었다.’ 를 읽고, 공기를 넣었는데 압축우주복이라고 해서 이해가 안되어서 찾아보았다. A Harvest Book 출판사의 영어판에는 ‘There I stood,or rather hung suspended, enveloped in my pneumatic suit and yoke to the metal hull.’ 철제 갑옷은 우주복이 아닌 우주선을 뜻하고 pneumatic은 공기로 압력을 유지하는 것이지 압축시켰다는 것이 아니다. 결국 공기로 부풀려진 우주복을 입고 철제 우주선에 고정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영어판 역시 번역판이니 폴란드어도 찾아봤다. ‘Stałem — czy raczej wisiałem — w powietrznym łożu, zespolony w jedną całość z metalową skorupą.’우리말보다는 가까운 영어로 구글 번역을 해보면 ‘I stood - or rather hung - in an air bed, fused together with a metal shell.’ 구글 번역을 신뢰한다면 영어판 해석이 더 맞는 듯 하다. 앞부분은 주인공이 솔라리스에 도착하기까지를 묘사하기 때문에 이와 비슷하게 거슬리는 부분들이 많았지만 뒤로 가면 괜찮았다. 하지만 이미 역자에 대한 신뢰가 깨져서 솔라리스를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 나나 작가의 탓인지, 아니면 역자의 탓인지 알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