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X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
엘리자베스 아체베도 지음, 황유원 옮김 / 비룡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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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시는 조용한 것이다. 나에게 랩은 시끄러운 것이다. 그리고 나는 시도 랩도 좋아한다. 글로 써 놓으면 그 둘은 비슷하다. 하지만 랩은 소리로만 시끄러운 것이 아니다.
말하자면 랩은 화난 시 같은 것이다. 가끔은 다정하게 굴기도 하지만 대체로 화가 나있다. 하지만나는 화를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화를 보여야만 한다면 가능한 차갑게 식혀서 내는 것이 좋다. 그래서 가끔은 랩이 좋고 그래서 가끔은 랩이 구리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소설로 분류되지만 시처럼 쓰였으며 랩과 같은 맛을 가지고 있다. 그건 불처럼 뜨거운 맛이었다.
시오마라의 세상은 화낼 것 투성이었으므로 당연한 일 같아 보이지만 사실 화는 아무나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가 보는 자신이 큰 사람만 화낼 수 있다. 스스로를 초라하게 느끼는 사람은 속으로도 화낼 수 없다.
그래서 구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떤 비유가 나와도 불쌍한 나를 내보이기 위한 장신구일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시오마라가 진짜로 화를 냈을 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을 때, 나는 함께 화낼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행복해졌다...?!
썩 마음에 드는 결론은 아니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희망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
썩 마음에 드는 책은 아니었지만 어떤 이들에게 읽힐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했다.

블루픽션 시리즈가 잘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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