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필사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편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단단해지는 문장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 코너스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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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개인적인 리뷰를 남긴 글입니다. * 


몇년 전부터 필사 열풍이다. 모든 것이 빠른 시대에, 글을 읽고 쓰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종이와 펜의 질감과 촉감을 느끼면서 문장을 옮겨 적는 이 느린 방식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나는 필사에 큰 관심은 없었다. 좋은 문장을 만나면 메모하고 기억하는 방식이 나만의 독서였다. 그리고 서점에 가면 디스플레이를 차지하고 있는 너무 많은 필사들에 손이 가지는 않았다.

그러던 나에게 이 하루 필사: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편이 다가왔다.

어린 왕자라면 커버만도 여러 가지 버전으로 새로 나오면 구매하고, 생각이 날 때마다 책장에서 꺼내서 읽는 단언컨대 내 최애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해서 관심이 더 갔다.

필사보다 사랑하는 이 작품의 내가 사랑했던 그 수많은 문장들을 다시 만나는 목적이 컸다. 하지만 하루 필사를 만나고 나도 어느새 필사의 세계에 빠져들고 말았다.

40일 동안 하루에 한 장씩 따라 하고 좋아하는 보석과 같은 어린 왕자의 문장들을 써 보는 게 내게는 너무 행복한 일이 된 것 같다. 벌써 5일째 순항 중이다.

요즘 날마다 도서관에 가는데, 나의 첫 시작은 어린 왕자 필사로 시작한다. 이런 루틴을 만들어 주는 필사의 길에 하루 필사는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어린 왕자>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책 중 하나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같은 문장은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필사는 이런 익숙함을 조금은 낯설게 만들어 주는데, 이것이야말로 새롭게 책에 다가가는 법이다.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도 일단 손으로 따라 쓴다. 그러다 보면 그 문장의 호흡과 리듬을 따라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쓰다 보면 이 책이 단순한 동심을 말하는 책이 아니라, 인생의 풍자와 은유. 시간과 책임, 우정에 대해 철학적인 물음을 가지게 한다.

그런 책을 이해하는데 필사가 큰 도움을 준다.

생각해 보면 지금 필사가 유행하는 것도 바로 그런 맥락이 아닐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는 활자를 스마트폰을 통해 접한다. SNS의 게시물, 쇼츠 영상의 자막까지 사실 읽을거리는 넘쳐난다. 하지만 그 많은 활자와 문장 중에 우리 안에 남는 것이 얼마나 될까?

필사는 많은 양의 정보를 읽는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문장을 오래 보고, 따라 쓰고 곱씹는 일이다. 빠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이 감성이 참 매력적이다.

이 하루 필사: 어린 왕자 편은 그런 필사의 장점을 잘 보여준다. 이미 알고 있는 문장들이 풍부해지는 것이라, 책의 줄거리를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지만, 깊은 문장을 매일 한 페이지씩 읽고 쓸 수 있다.


필사에 관심이 없던 나조차 끝까지 써 내려가면서 마음이 풍부해지는 것을 느끼는 것도 바로 그 이유일 것이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사랑하는 어린 왕자의 문장들이 나온다. 이 멋진 필사 책이 당분간 나의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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