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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공부합니다 - 가드너의 꽃, 문화, 그리고 과학 이야기
박원순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4월
평점 :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개인적인 리뷰를 작성한 것입니다 *

나는 작약 같은 큰 꽃도 좋아하고
옥시페탈룸 같은 이국적이고 오묘한 컬러의 작은 꽃도 좋아해서 정원에서 키우는 가드너이다.
꽃을 너무 사랑해서 비닐하우스에서 꽃과 나무를 키우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지금도 봄이 되면 꽃 시장에 가서 꽃씨와 구근을 사고
꽃을 피우는 봄을 기다리는 아마추어 가드너이다.
꽃꽂이강좌를 주기적으로 다니면서 다양한 꽃을 배우기도 하지만, 정보는 그저 인터넷에서 찾거나
클래스를 가면 선생님에게 듣는 것이 다였다.
그런데 그런 나에게 이 책 <꽃을 공부합니다>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이 책은 아름다운 꽃 사진과 함께 매우 역사적이고 인문학적인 꽃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져 있는 것이 특히 흥미로웠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파란 수련을 좋아했던 의미는 이집트 신화에 있다고 한다.
태양의 도시인 헬리오폴리스는 태양신이 파란 수련의 꽃 속에 깃들어 있다고 믿는 등의 이야기가 그렇다. 사실이 아니지만 이런 신화적 이야기는 파란색의 신비로움과 만나 꽃을 더 멋지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그런데 파란 수련은 나도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너무 아름다워서 고대이집트인들이 이런 느낌을 가질 법도 하다.
봄이면 가장 많이 보이는 수선화는 어떤가?
19세기 영국 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에코와 나르키소스> 그림을 보여주면서 수선화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보여준다.
수선화의 알뿌리는 중독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독성이 신화 속에 지독한 자기애에 마저 주변의 관심을 모두 거부한 나르키소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고, 화가의 그림 속에 수선화가 나온다.
하지만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수선화를 물가의 신선이라고 한다. 추사 김정희 선생은 특히 수선화를 사랑했고 물가에 핀 해탈한 신선이라고 했다.
이런 흥미진진한 이야기들 풀어내는데 꽤 두꺼운 책이 술술 넘어간다.

앙그라이쿰 세스퀴페달레라는 마다가스카르에서만 자라는 착생란은 난초를 뜻하는 말레이 어인 앙그렉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찰스 다윈이 이 난꽃의 유난히 긴 꽃 뿔끝에 꿀샘이 있는 것을 보고 나방이 존재할 거라고 예측했는데 무려 130년 후 그 가설이 입증되었다는 그 어디에서 얻을 수 없는 흥미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면 꼭 사는 포인세티아
사실 언제인가부터 크리스마스면 이 꽃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 유래가 뭔지 평소에도 궁금하게 생각했었다.
이 꽃은 19세기 초반에 미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는데
지금은 세계 곳곳에 크리스마스이브 꽃으로 알려진 것일까?
야생의 포인세티아는 멕시코나 과테말라의 건조한 열대 숲에 있는데,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에 의해 아즈텍 제국이 멸망하고, 성당 미사에 봉헌할 것이 없는 사람들이 이 꽃을 성탄절 미사에 봉헌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후 미국으로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 역사를 알고 나니 크리스마스이브엔 꼭 사야 하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이렇게 <꽃을 공부합니다> 는
29가지 꽃에 얽힌 인류의 욕망, 예술, 사랑 그리고 치유에 관한 스토리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설령 꽃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전에 몰랐던 꽃에 대한 지식도 얻고 꽃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아름다움으로 대표되는 꽃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 꽃이 지닌 사연을 들여다보면 사람들은 꽃이 왜 이토록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인간의 문명, 그 걸음과 함께 해온 훌륭한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는 국립수목원의 가드너이다.
날마다 꽃과 함께하는 가드너의 애정과 지식으로 쓰인 이 책은 가히 꽃들의 대백과 사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뒷부분에 참고 문헌만 봐도 얼마나 방대한 지식이 이 한 권의 책에 담겨 있는지 꽃을 키우는, 꽃을 사랑하는 독자로써 감개무량하고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
꽃을 통해 세계사를 배우고, 인류학을 배우고, 문학과 예술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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