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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 데카 데뷔 40주년 기념 박스 세트 [19CD+1DVD/LP 사이즈] - 오리지널 LP 커버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외 작곡, 솔티 (Georg Solti) / Decca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난 사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심한 편식을 해 왔는데 바이올린 음악에서 특히 심했던 것 같다. 그나마 우리나라 여성 바이올리니스트의 음반은 제법 샀다고 생각했는데 정경화의 음반은 많지가 않았다.
정경화 데뷔 40주년 기념음반이 나왔다기에 조금 망설이다 덜컥 사버렸다. 정말 큰 기대를 하고 샀다. 예전에 테잎으로 들었고 LP로 들었던 음반들이 있어서 그리고 CD로는 거의 없는 음반들이라 살 결심을 했었다.
택배가 도착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비닐 포장을 뜯었는데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다. 하드 커버로 된 책은 아주 좋았는데 예전 LP 시절 그 디자인을 그대로 한다고 만든 종이 케이스가 문제였다. 향수를 자극하는 디자인 컨셉...정말 좋은 발상이다. 하지만 발상만 좋고 나머지는 별로였다. 그 정도 기념음반을 낼 정도의 기획이라면 정말 깔끔하게 했어야 옳다고 본다. 너무나 조악한 인쇄상태였다. 순간 아주 싼 가격에 산 음반이었지만 괜히 샀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한정판이라는 희소성을 생각했다면 그렇게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인쇄상태를 쉽게 설명하자면 사진이 흐리멍텅하게 나온 사진같다고 해야할까? 그 인쇄 상태를 보는 순간 수입이 아니고 라이선스 라는 것은 불을 보듯 자명했다. 하드 케이스를 확인해보니 정말 그랬다. 수입반이 그랬다면 바로 반품을 했겠지만 라이선스라 그냥 참았다.
사실 음악을 듣는데는 인쇄상태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인쇄상태를 보는 순간 배신감이 느껴진 것 나만의 생각일까?
인쇄상태 때문에 기분이 안 좋긴 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음반들이 없는 것이라서 열심히 듣고 있다. 이미 산 거. 그리고 좋은 음반들이니 열심히 듣는 게 아쉬움을 달래는 유일한 길인 것을 어쩌랴...
그런데 잘 나가다가 17번 CD, 브람스와 멘델스존 실내악 음반에 문제가 생겼다. 제조 공정 중 플라스틱 안에 먼지가 들어가는 바람에 에러(순간 찍~하는 소리)가 났다. 이 참에 반품해버릴까 하다가 알라딘이 아닌 한국 유니버설 레코드에 전화를 해서 이러이러해서 17번 음반만 다시 보내줄 수 있느냐고 여쭸더니 흔쾌히 보내주신단다. 이 대목에서 조금 화가 풀렸다.
이제 음반을 개봉한 이상 더 열심히 듣는 일만 남았다.
여하튼 음반을 구입하시는 분들은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장황한 글을 한 번 적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