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훈이 명문가를 만든다
권태성 지음 / 다연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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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 출판사에서 출간한 <가훈이 명문가를 만든다>는 현재 경제신문 이투데이 기자인 권태성 작가가 글을 썼다. 그는 현재 코스닥 기업 취재를 맡고 있으며, 현장 속에서 직간접적으로 접한 국내외 정치인, 경제인, 문화예술인 등의 이야기가 이 책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다. 작가의 프롤로그에도 나와 있듯 사실 가훈 하면 40대인 나도 좀 진부하게 들릴 정도로 고리타분한 기운을 불러오는 단어인 건 사실이다. 다만 작가는 이 책에 특정 가문이 왜 명문가로 불리는지, 그들의 선조들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살았는지, 후대에 물려주고자 했던 게 무엇인지 등 명문가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가훈은 오랜 세월에 걸쳐 선조가 후손에게 물려준 삶의 지혜이자 실전적 성공 노하우이자 이정표라 말하는 작가는 총 5장에 걸쳐 수백 년 동안 세상에 기여하고 큰 영향력을 발휘한 동서양 명문가들의 가훈과 지혜를 책에 담아냈다.

 

내용은 특성에 따라 <명문가, 가훈의 힘으로 세계를 호령하다>의 발렌베리 가문을 시작으로 하여 <명문가, 문화예술을 꽃피우다>의 전형필 가문까지 총 20건의 명문가의 '명가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익히 알고 있던 게이츠 가문, 유일한 가문, 케네디 가문을 비롯하여 처음 만나게 되는 명문가도 눈에 띈다.
각각의 가문의 이야기는 비교적 작은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문의 상세한 설명을 위해 부제목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구성되어 있다. 이래서 명문가구나, 유명한 업적을 남겼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존경스러운 부분이 많다. 명문가의 이야기를 마치면 [가훈 따라잡기] 코너가 있는데, 명문가가 주는 가훈을 오늘날에 적용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제시해준다.  각 파트별로 인상 깊었던 가훈을 몇 가지 소개해 보고자 한다.

PART 1
명문가, 가훈의 힘으로 세계를 호령하다

 

게이츠 가문을 소개해 본다. '철저하게 자립하라'라는 가훈으로 빌 게이츠 가문의 자립심과 근면함은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졌고, 빌 게이츠의 성공에는 그의 부모가 늘 강조한 책과 자립심이 든든한 뒷받침이 되었다고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와 책임을 강조한다면 리세스 오블리주는 지도층 가운데 특히 부자들의 의무와 책임을 강조한 개념으로 빌 게이츠는 이 리세스 오블리주를 적극적으로 실천한 장본인이다. 컴퓨터를 통해 인류 문명에 혁명적인 기여를 하고, 막대한 재산으로 자선재단을 설립해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빌 게이츠에서 시작된 사회 환원 이념이 재단과 펀드, 다시 개별 국가로, 글로벌 기업으로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가훈 따라잡기]에는 게이츠 가문은 자립심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자녀가 꿈을 꾸고 호기심을 키우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우리가 명문가의 가훈을 통해 그들이 명문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정답을 찾아 볼 수 있는 것 같다. 어렸을 적부터 아이들에게 자립심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지만 막상 부모가 되어보니 변하지 않는 신념을 가지고 아이를 키우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에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라는 게이츠 가문의 가훈을 통해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의 교육에 적용해봐야겠다.  

PART 2
명문가, 아시아 경제를 선도하다

 

다음에 소개할 명문가는 유일한 가문이다. '스스로 길을 개척하라'라는 유일한 가문의 가훈은 유일한 박사의 일생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유일한 박사의 일화는 위인전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던 터라 존경받는 기업인의 정석을 보여준 그에게 존경을 표하게 된다. 그가 7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남긴 유언장에는 소유한 주식 14만 941주가 전부 한국 사회 및 교육 원조에 쓰이길 원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유일한 박사는 10세에 미국 유학을 가게 되는데, 15년 만에 미시간대학교 상과를 졸업하고, 자산가로 성공하여 1926년 종로 2가에 제약 회사 유한양행을 설립하게 된다. 조국과 민족을 먼저 생각하고 정직과 성실이라는 덕목을 잃지 말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그는 정직하고 성실하고 양심적인 인재를 양성하고, 기업의 이익은 기업을 키워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사용해야 하며, 정직하게 세금을 내고 남은 것은 그 기업을 키워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기업을 경영하였다. 유일한 박사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유한양행은 창업주의 뜻을 이어 '사회와의 공존'이라는 기업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경영인으로서의 유 박사는 하나의 심벌로 꼽히고, 그의 경영철학과 이념은 유한양행과 유한킴벌리 등의 회사 이미지에 투영되어 크고 작은 울림을 주고 있으며, '정직'과 '성실'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개척해나간 유일한 가문은 사회환원에 앞장서 사회적 책임 실천에도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미를 보여준다.

PART 3
명문가, 정치로 세계를 이끌다

 

다음은 넬슨 만델라 가문 이야기이다. 넬슨 만델라는 '용서'의 상징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통합과 화해의 국가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전 대통령이다. '용서하고 또 용서하라'라고 일평생 용기를 냈던 그는 무장 조직을 창설하지만 무장투쟁이 시작되기 전 복역을 하게 되고, 복역 중에 정부 전복 음모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아 28년의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이후 활발한 정치 활동으로 1994년에 대통령에 당선되고,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용서'를 항상 화두로 던지며 복수 대신에 용서를 택하는 행보를 이어나간다. 여전히 인종차별의 잔재가 남아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넬슨 만델라의 가족들은 위대한 정신을 계승하며 넬슨의 손자인 만들라가 2007년 증조할아버지에 이어 87년 만에 추장 자리에 올라 흑인 종족 내부의 화합, 백인과의 협조 등을 강조하였다 한다.
용서가 무조건 옳은 건 아니기에 상황에 따라 용서라는 용기를 내는 것이 맞으나 넬슨의 용서는 무한대의 포용과 사랑이 전제되어 있지 않았을까 싶다.

<가훈이 명문가를 만든다>는 명가훈으로 세상을 품은 명문가 20명의 가문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가치관과 가훈을 통해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작가는 특정 가문이 왜 명문가로 불리는지, 명문가의 선조들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살았는지, 그들이 후대에 물려주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등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시대와 사건 위주로 쉽게 풀었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실존해 있는 명문가의 철학과 가치를 담은 가훈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그들처럼 살고 싶은 것이 아닌, 그들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이며, 어떻게 성공할 것이며, 어떤 가치를 좇아 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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