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이가 가르쳐 준 것 푸르메그림책 3
허은미 지음, 노준구 그림 / 한울림스페셜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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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림스페셜 출판사에서 출간한 <찬이가 가르쳐 준 것>은 푸르메그림책의 세 번째 책이다. <병하의 고민>, <꿈틀>에 이은 이 책 또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장애의 아픔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허은미 작가는 이 글을 쓰기 위해 뇌병변 장애아를 둔 엄마들의 모임인 '열손가락' 회원들을 만나고 장애에 대한 책을 찾아 읽으면서 인터뷰나 책의 말미에 등장하는 '감사하다'라는 표현 때문에 당황하곤 했다고 한다. 작가는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감사의 인사가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장애가 있는 아이 때문에 많이 배운다는 그들을 만나게 된다. 그림을 그린 노준구 작가는 찬이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직접 만났을 때의 찬이가 그림 안에서 달라질까 걱정했다고 한다. 찬이의 미소를 통해 많이 위로받고 많이 깨달았다는 작가의 그림 속의 찬이가 만나고 싶어진다. 책에 등장하는 찬이 이야기는 실제 케이스를 가지고 집필한 책이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찬이의 누나 시선에서 바라보는 찬이와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누나의 입장에서 뇌병변 장애인인 찬이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혼자서는 서는 것도, 걷는 것도 하지 못하고, 혼자서는 물도 마시지 못한다.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오줌도 못 가리는 동생이다. 이런 동생에게 엄마는 꼭 필요한 존재이다. 엄마의 하루하루가 바쁘고 고단하다는 말로 엄마를 바라보는 딸의 심경이 느껴진다.

 

찬이를 바라보는 타인들의 시선은 따뜻하지만은 않다.
"저런 엄마는 무슨 낙으로 살까?"
본인이 겪어보지 않은 아픔은 그 누구도 대변해주지 못하기에 그런 모습들을 바라보는 누나의 눈빛과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엄마는 찬이 때문에 눈물이 많아졌고, 찬이 때문에 힘이 엄청 세졌고, 찬이 때문에 미안한 일이 무지 많아져 누나는 속상하지만 그때마다 엄마는 말한다. 찬이 때문에 힘든 일도 많지만 배운 것도 참 많다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아주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이다.

 

찬이 덕분에 엄마는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고, 천천히 세상을 즐기는 법을 배웠고, 찬이 덕분에 어려울 땐 가족이 큰 힘이 된다는 걸 알았다고 딸에게 이야기한다.
찬이에게는 찬이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또한 그 가족들은 찬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기에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느끼는 안타까움과 측은감을 묵묵히 견뎌낼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려움과 힘듦 속에서 누나가 찬이를 원망하지 않고 사랑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엄마가 보여준 사랑의 힘이었던 것 같다. 찬이를 향한 희생적인 사랑이 온 가족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사랑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걸 찬이를 통해 배웠다고 이야기는 끝을 맺지만, 그 사랑은 돌고 돌아 가족 구성원 모두의 마음에 새겨져 아낌없는 사랑을 나눠줄 것이라 생각한다.

 

해맑게 웃는 찬이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은 어떠한지 생각해보게 된다. 장애우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여러 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부족한 관념과 편견을 깨기에는 개인적인 노력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내 가족처럼, 내 이웃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지지해준다면 그 가족들이 배운 것들을 느끼고 함께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 사람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찬이가 가르쳐 줬기에 나 또한 아이들에게 그 사랑을 나눠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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