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퍼즐 조각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4
박서진 지음, 백대승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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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네 번째 도서,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만나게 되었다. 책 표지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긴장된 표정으로 퍼즐을 맞추고 있는 그림이 무엇을 의미할까 잠시 고민해봤다. 다소 어두워 보이는 주인공의 모습을 눈에 담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스토리는 총 13가지의 작은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1인칭 주어 시점으로 주인공 한주노는 늘 모자를 쓰고 다니는 육 학년 남자친구이다. 그는 퍼즐 맞추기를 즐겨 하고, 자신을 왕따라고 생각하며, 소리 없이 나타나고 사라진다며 그림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교우 생활에 있어 적극적이지 않은 친구이다. 그는 진구와 현채라는 동급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함에도 묵묵히 그 괴로움을 반항하지 않고 견뎌낸다. 왜 그는 말하지 않는 것일까.. 주노를 무시하고 괴롭히는 친구들은 착한 모범생의 얼굴을 하고 다니지만, 주노와 같은 약자에게는 폭력성이 짙은 악마 같은 존재이다. 주노는 그 모습을 알면서도 버텨낸다.

이런 그에게 다가온 윤이서라는 여자친구는 주노의 가슴에 촛불을 켜준 소중한 존재이다. 본인도 왕따이지만 주노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민 이서는 주노를 변화시키기에 충분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서는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고 마음을 여는 존재라면, 주노는 닫힌 마음을 열지 않는 외로운 친구였다. 그 내막에는 주노의 아픈 기억이 있다. 자신 때문에 4년 전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생각하기에 마음을 닫아버린 주노는 자신도 벌을 받아야 한다는 죄책감에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저항하지 않았고, 그렇게 해서라도 아빠에 대한 미안함을 갚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그의 마음이 이서로 인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이서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고, 서로에 대해 천천히 알아갈 때쯤 이서는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게 된다.

이서랑 지냈던 두 달, 주노의 마음속에는 벚꽃이 만발하게 피었었고, 아빠와의 아픈 기억도, 왕따라는 사실도, 현채에게 시달리던 것도 다 잊고 그렇게 살 수 있었던 그였다. 주노에게 이서는 그만큼 중요한 존재였기에 이서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하루하루의 시간들이 지나간다.
아빠의 사고가 자기 탓인 것만 같아 친구들의 괴롭힘에도 대항하지 못했던 주노는 용기를 내어 괴롭히는 친구들과 당당하게 맞서게 된다. 친구들의 도움을 통해 폭행 장면을 촬영하여 학교에 신고하게 되고, 당당하게 그들의 잘못을 힘 있게 이야기한다.

주노는 이서를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게 되고, 주노의 도움으로 이서의 뺑소니 사고 주범을 찾게 된다.
주노는 이서가 깨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서에게 생일선물로 줄 퍼즐을 완성하게 되고, 마침내 이서는 깨어나게 된다.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갔던 주노는 이제 완성된 퍼즐을 이서에게 건네줄 수 있게 됐고, 이서가 자기 몸을 찾아 마지막 퍼즐을 맞춘 것처럼 퍼즐은 완벽했다. 

 

주노는 아빠 사고 이후 아무렇게나 널브러뜨려 놓았던 마음의 퍼즐을 찾아 제자리에 맞추게 된다. 또한 주노를 괴롭혔던 친구들은 상응하는 체벌을 받게 된다. 주노에게 그들은 이제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닌 것이다. 주노가 이 완벽한 퍼즐을 맞추기 위해 고민하고 고뇌했던 시간들을 지금까지는 혼자 힘들게 버텨왔겠지만, 이제부터는 아니다. 눌러 썼던 모자를 벗어던지며 한순간, 한순간 그림이 맞춰지는 이 순간의 가장 완벽한 퍼즐을 그는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글을 읽으면서 주노의 입장을 따라가보니 너무 안타깝고 그의 심경이 감정이입되어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했다. 초등학생 고학년이 짊어지기에 너무나 큰 아픔과 슬픔이 그를 지배하고 있어 어떻게 하면 그를 도와줄 수 있을까 고민도 했다. 그의 곁에 나타난 이서는 그의 흐트러진 퍼즐을 맞추는데 동반자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컸구나란 생각도 들고, 아이들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분명히 존재하기에 늘 곁에서 지켜보고 지지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문제로부터 벗어나려고 생각도 하지 않았던 주노가 스스로의 힘으로 퍼즐 조각을 맞춰가며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한 주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고, 오픈 엔딩으로 마무리되는 마지막 모습은 앞으로 펼쳐질 우리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 뭉클한 마음으로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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