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빌라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산다 책마중 문고
한영미 지음, 김완진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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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작가정신 출판사에서 출간한 <우리 빌라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산다>는 한영미 작가님이 글을 쓰고, 김완진 작가님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빌라 사람들과 담장 아래 고양이 가족까지 작가와 한 빌라에 살던 이웃들이었다고 합니다. 지하층에서 4층까지 함께 사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6일간의 일기를 통해 소개하는 형식입니다.

 

책의 제목에서 보듯이 우리 빌라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산다고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으로 바라본 1인칭 주어 시점의 일기 형태의 이야기이고, 7월 31일 월요일부터 8월 12일 토요일까지 유진이, 꽃무늬 할머니, 영아, 공기찬, 고양이가 각각 쓴 6편의 일기로 구성됩니다. 행복 빌라 3층으로 이사 온 유진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빌라 이웃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첫 이야기의 시작은 유진이의 일기입니다. 여름방학을 한 지 일주일쯤 지났고, 일주일 내내 같은 날의 반복인 것이 유진이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소풍이라도 한번 가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라면 한 봉지를 집어 들고 빌라의 현관 문 앞턱에 앉아 생라면을 부셔서 먹기 시작합니다. 이렇게라도 무료한 일상을 탈피하고픈 초등학생 유진이의 도전입니다. 이 과정에서 유진이는 4층에 사는 꽃무늬 할머니와 지하층에 사는 영아, 그리고 고양이까지 만나게 됩니다. 유진이의 첫 번째 이야기 속에 꽤나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게 되네요.
 

 


영아는 일곱 살 소녀로 낮 시간 동안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유진이와 영아의 만남은 현대 사회의 삭막한 벽을 허무는 뜻깊은 관계의 시작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이에 대한 경계심을 보이던 영아도 따뜻한 유진이의 관심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고, 지하 창문을 사이에 두고 둘은 소꿉놀이도 하고 유진이가 영아에게 달걀 프라이 하는 법도 알려주게 됩니다. 다만 영아는 방학 동안 혼자 있는 시간 동안만은 창문 밖의 세상과 늘 창문 창살 사이에서 교류하게 되지요. 맞벌이를 하고 있는 가정이라면 위험천만한 세상 밖으로 아이를 내보내지 않는 게 부모 마음인지라 영아 또한 보호 공간 속에서 나오지 못합니다. 그런 조건 속에서도 유진이와 영아는 서로를 조금씩 알게 되고, 낯선 빌라라는 공간에서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3층에 사는 꽃무늬 할머니는 독거노인으로 따로 살고 있는 아들과의 통화가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요새 부쩍 심해진 건망증에, 무더위에 짜증이 많은 할머니인지라 유정이와는 티격태격 부딪히기도 합니다. 노인의 삶을 단적으로 표현해주고, 또한 할머니의 일기를 통해서 할머니의 삶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유정이에게는 화를 너무 잘 내는 투덜이 할머니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와 더불어 사는 여느 할머니와 다르지 않습니다.

 

 


국민배우 공기찬은 음주운전으로 자숙하며 지내고 있는 4층 총각입니다. 꽃무늬 할머니에게는 눈엣가시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나오는 인물들은 각자 자신들의 시선에서 느끼는 빌라 사람들에 대한 느낌이 일기로 쓰여있어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평가됩니다. 더불어 사는 이웃들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집니다.
고양이의 일기도 등장합니다. 영아가 신경을 잘 써줬는데 유진이가 등장한 이후로 관심 밖으로 밀려나 속이 상합니다. 어린 새끼들을 위해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왔는데, 비가 오는 하늘 아래 어린 새끼들이 우산 받침과 상자 안에 안전하게 있는 모습을 보고 공기찬씨를 다시 보게 됩니다. 이처럼 이 빌라와 관련된 인물과 동물이 하나로 어우러져 각자의 입장을 알게 됩니다. 상대성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쉬지 않고 내린 비로 빌라 지하에 물이 차게 되고, 빌라 사람들은 의기투합하여 한자리에 모입니다. 너나 할거 없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영아네 집에 고인 물을 퍼 나르게 됩니다. 한 건물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각기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여러 이웃들이 이제는 하나 된 마음으로 물을 퍼 나르는 모습에서는 오로지 영아네 집을 살리기 위한 하나의 목적만이 보입니다. 낯선 존재에서 이제는 서로 도울 수 있는 하나 된 모습으로 의기투합하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입니다.
 

 

서로 한자리에 모여 영아 어머니가 끓인 삼계탕을 먹으며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서로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말들을 쏟아내며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서로의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단체 문자방으로 모인 빌라 사람들은 문자방을 '문친이웃'이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혼자만 생각하고 알고 있던 서로에 대한 관심을 나누는 그들의 삶이 더욱더 풍성해질 것이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게 됩니다. 따뜻한 관심과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감싸주는 유진이가 사는 빌라에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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