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쉬고 싶어요 꼬마둥이그림책 7
이상배 지음, 김문주 그림 / 좋은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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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꿈 출판사에서 출간한 <엄마, 쉬고 싶어요>는 부모가 먼저 읽는 그림 동화로 최근 사회적, 교육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번아웃'을 주제로 한 책입니다. 번아웃은 소진 증후군이라고도 하며,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요.
과열경쟁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이 번아웃이 되지 않도록 조절하며 사는 것은 어쩌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될 조건인지도 모르겠어요.
삶의 가치를 무엇에 두느냐가 중요한 지금,  부모의 가치관이 어린이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에 주인공 다람이의 이야기를 통해 우선 나부터 변화되고픈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주인공 다람이는 학교를 마친 후 숨바꼭질 하자는 짝꿍의 말을 뒤로 한채 집에서 목을 빼고 기다리는 엄마를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옵니다. 나무 타는 연습을 시킨 엄마는 자꾸 미끄러지는 다람이를 향해 큰 소리로 다그치고, 혀를 차고, 야단을 치며 답답해합니다. 다람이는 무섭고 겁이 나는 나무 매달리기에서 숲과 하늘을 보고, 바람 소리와 새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지만 그 모습은 엄마가 원하는 다람이의 모습이 아닙니다. 서로의 눈높이가 다름을 알 수 있어요.

다람이는 힘들어 쉬고 싶지만, 학원에 가야 합니다. 쉬고 싶은 다람이는 혼자 자주 가는 숲으로 달려가 밀려오는 잠을 참지 못하지요. 다람이가 혼자 자주 가는 숲이 있는 걸 보니 다람이를 둘러쌓고 있는 환경으로부터의 은신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다람이의 심경을 읽을 수 있습니다.
허둥지둥 집으로 돌아온 다람이는 집 짓는 훈련 과외를 받아야 합니다. 쳇바퀴 도는 다람쥐가 갑자기 생각났어요. 쉴 틈 없이 돌고 도는 다람쥐의 일생이 말이에요.

 

급기야 다람이는 엄마가 부름에도 뒤돌아보지 않고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게 됩니다. 본인의 육신을 자연에 맡기고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게 되지요. 다람이에게는 이런 자유가 필요했던 거예요.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도 다람이는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집에 돌아가지 않습니다. 대신 엄마가 걱정하지 않도록 편지를 쓰게 되지요.
엄마에게 전해 줄 편지를 친구 토식이 아빠에게 부탁합니다. 토식이 아빠는 오늘부터 독립하겠다는 다람이가 너무 어리다고 말리지만, 다람이는 달빛 속으로 뛰어가지요.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이 위험한 줄 알면서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다람이를 보며 현실로 다시 들어가지 않겠다는 다람이의 굳건한 의지를 읽게 됩니다. 가장 편하고 안정적이어야 할 가정이라는 공간이 다람이에게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어요. 가정은 온 가족이 모이는 공통 생활공간으로 힐링과 휴식의 제공처이지만, 다람이는 늘 빡빡하게 짜여진 계획과 학습들이 다람이를 쉬지 못하고 지치게 만들었지요.

 

다람이가 엄마에게 어떤 내용의 편지를 썼을지 궁금했어요. 다람이가 엄마에게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에요.
'엄마, 쉬고 싶어요!'
수도 없이 이야기했을 다람이의 욕구를 엄마는 귀담아듣지 않았지요. 달빛 속으로 사라진 다람이가 어떻게 됐을지 걱정도 됩니다. 다만 밝게 비춰주는 보름달을 믿어봅니다. 오픈 엔딩의 이야기는 책을 쉽게 덮지 못하게 합니다. 밤이 깊어 다람이에게 별일이 일어나질 않고, 충분한 힐링 시간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잘 어필할 수 있는 다람이로 변화되리라 생각합니다. 다람이의 행동과 편지로 인해 엄마의 교육에 관한 가치관도 변화되리라 믿어 봅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행복의 조건은 아이의 말에 귀를 귀울여주고, 자립심을 키워주는 것이고,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는 것처럼 일방적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처럼 과잉교육, 학력 지상주의로 인한 잘못된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어린이들이 과연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반성하게 하는 소중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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