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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행복을 선물할게 - 하루 10분 엄마 미술관
김선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평점 :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에서 출간한 <너에게 행복을 선물할게>는 전작 <그림의 힘>의 저자 김선현 교수가 집필한 책이다. 대한민국 미술치료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그는 차병원 임상미술 치료클리닉에서 10년 넘게 일하며 만난 수많은 엄마들이 원하는 것이 '내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자신의 행복을 미뤄둔 채 아이만 챙기느라 바쁜 엄마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림을 선정해 다양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엄마의 행복이 아이의 행복이 된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를 몸소 확인하고, 수많은 엄마와 아이에게 행복을 선물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보면 좋은 그림을 엄선해 책에 담았다고 한다.

엄마의 행복은 아기가 평생을 가져갈 커다란 자산이 된다고 한다. 스스로를 행복하고 유능한 엄마라고 생각하는 엄마 손에서 자란 아이들은 밝고, 행복하고, 자존감이 높고, 사회성도 좋다고 한다. 난 아이들이 이미 초등학생이라 육아라고 표현하긴 그렇지만, 행복한 육아의 연속상에 있다고 생각하고 나의 행복을 찾는 시간으로 이 책을 펼치게 됐다. 저자는 엄마와 아이 마음에 행복을 채워주는 그림을 함께 나누고자 하루 10분, 현재의 감성 상태를 떠올려보고 그에 맞는 그림을 골라 보며, 행복한 감정을 채워보라고 프롤로그에서 이야기한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 중 10분을 투자하는 것은 어찌 보면 쉬운 일이고, 당장 지금부터 실천할 수 있기에 저자가 말하는 10분이라는 시간은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쳐본다.
책의 구성은 Part 1 행복한 아이를 위한 미술관과 Part 2 행복한 엄마를 위한 미술관으로 나뉘며, Part 1은 <Chapter 1 네가 행복할 수 있도록>으로 시작하여 <Chapter 6 창의력이 자라는 시간>으로 구성되고, Part 2는 <Chapter 7 편안한 시간이 필요할 때>로 시작하여 <Chapter 9 좀 더 단단한 엄마가 될 수 있기를>로 총 363페이지, 마음이 치유되는 명화 69점과 그림 읽는 법이 수록되어 있다.
병원에 근무하면서 몇 번 그림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작품의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작품을 통해 힐링을 경험하기도 했다. 컬러링 테라피 또한 심리치료에 활용되어 지금도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렇게 엄마와 아이에게 좋은 그림이 따로 있다는 것은 작품을 통해 심도 있는 해석과 분석이 있었기에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책의 구성 자체가 아이와 엄마를 위한 미술관으로 작품이 구분되어 있어 해당 챕터를 찾아 작품과 저자의 작품 설명에 대해 읽으면 좋을 듯하다. 이해인 수녀는 이 책을 펼쳐 그림만 찬찬히 보고 나서 글과 그림을 함께 읽은 다음 다시 그림을 보면 참 좋다고 서평에 남겨놓았다.
<Chapter 1 네가 충분히 행복할 수 있도록>의 행복의 힘이라는 주제의 작품은 레옹 바질 페로의 '잠자는 푸토'라는 그림이다. 어린아이에게 있어서 부모는 세상 그 자체이며, 부모가 믿음직스러우면 아이는 세상이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며,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할 많은 이유 중에 가장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무척 힘이 들거나 지친 날, 속상한 날에 이 책의 첫 번째 작품, 잠자는 푸토를 펼쳐볼 예정이다.

행복한 감정이 채워질 수 있도록 하루 5분이라도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아이를 키우며 실제 엄마의 삶을 들여다보면 두 발을 땅에 붙이고 설 틈도 없이 바쁜 날도 있다. 엄마로 산다는 건 수많은 일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게 된다는 것과 같으므로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똑같이 바쁜 하루도 한 걸음 한 걸음 의식하느냐는 혼자만의 시간에 달려있다 하니, 의식적으로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다.
마리 드니즈 빌레르 작품 '마리 조세핀 샤를로토 뒤 발 도네스'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내겠다는 의지와 갈망이 그림 너머까지 느껴지며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리가 잘 아는 작가 앙리 마티스의 '두 댄서'도 소개된다. 언제나 노래하듯 춤추듯 몸과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자신감 있는 사람은 자세가 자연스러우면서 반듯하고 힘 있게 움직인다고 한다. 이 그림은 움직이고자 하는 욕구를 북돋고 침체된 에너지를 상승시키며, 두 댄서는 마치 한 몸처럼 내부의 에너지를 몸으로 표현하는 듯하다. 오늘따라 몸이 무겁고, 손끝 하나 까딱하기 힘든 날 보면 좋은 그림이다. 가끔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그림을 모니터 옆에 붙여놓는 것처럼 활력과 에너지를 주는 그림은 우리의 일상에서 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Part 2 행복한 엄마를 위한 미술관의 <Chapter 8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에서는 스트레스는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니고 피해야 할 대상이며, 스트레스의 징조가 닥치면 지금 스트레스 상황이 몰려온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한다. 좋아하는 것을 보며 잠시 현실에서 도피해보는 건 정말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맞서지 말고 피하기 명심해본다.
나만 아는 호수에 너무 아파 지우고 싶은 상처, 너무 부끄러워 잊고 싶은 기억, 해결되지 않는 영원한 걱정을 종이에 적고, 혼자만 마지막으로 읽어본 뒤 호수에 버리라고 한다. 마음속 호수에 묻는 열고 싶지 않은 마음들은 영원히 그 호수 속에 묻혀 다시는 꺼내지 않을 것 같다. 나만 알고 있는 나만의 호수를 그림으로 만나본다.
페르디낭 호들러의 <셰브르에서 본 제네바 호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이 그림에 가장 오래 눈길이 머물고 오래도록 바라본 작품이다. 나도 잊고 싶은 기억, 묻고 싶은 기억이 있다면 종이에 적어 나만의 호수에 던져보리라 다짐해본다.

책 속의 수많은 그림들과 저자의 말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변화를 선물한다. 저자가 꼭 내 곁에서 속삭여주듯이 나의 마음도 치유되는 것 같다. 환자를 돌보는 직업을 가진 나는 내가 환자를 케어하기도 하지만, 환자를 통해 의료진인 내가 케어 받는 경우도 경험하게 된다. 힐링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나에게 선물하는 하루 10분은 엄마인 나의 행복을 준비하는 첫 번째 시작이다. 오늘부터 시작해본다. 행복할 준비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