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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모르는 그에게 - 세계 최고의 관계 연구소 러브랩이 전하는 남녀관계의 비밀
존 가트맨 외 지음, 정미나 옮김 / 해냄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그녀를 모르는 그에게>는 부부 및 관계 치료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존 가트맨 박사와 심리치료사로 존 가트맨의 부인인 줄리 슈워츠 가트맨 박사 외 두 명이다. 존 가트맨은 러브랩이라는 워싱턴대학의 작은 아파트형 연구소를 창립하여 40여 년 동안 3,000쌍이 넘는 부부들을 관찰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결혼생활의 성공 여부를 94퍼센트 가까이 정확히 예측하며, 부부관계 회복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한다.
책을 읽기 전에 결혼 14년 차인 나는 남편과의 관계를 한번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 그는 나를 잘 알고 있는가, 원론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갈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입장에서는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생각을 들어보지 않았기에 장담은 할 수가 없다. 우리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고, 이성적인 그와 감성적인 내가 만났으니 공통점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은 건 사실이다.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부부로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건들과 생각들이 있었겠는가.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노력하며 살았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원하며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책은 총 6 PART로 각 PART마다 소제목의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PART 1. 그녀를 이해하기로 시작하여 PART 6. 평생 그녀만 사랑하기로 끝을 맺는다.
제목에서 짐작하듯 그녀를 이해하고, 그녀와 데이트하고, 그녀와 연애하고, 그녀와 사랑 나누고, 그녀와 더불어 살아가고, 평생 그녀만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난 비록 그녀이지만, 먼저 이 책을 펼쳤고, 이후에 그에게 전해줄 계획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도, 최고의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여자들은 불가사의하기 그지없다’라며, 여자들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다수 남자들이 토로하는 어려움이다. 그만큼 여성들도 친밀한 소통의 부재와 답답함을 호소하기 일쑤다. ‘도대체 여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지만 모든 여자들이 남자에게 기대하는 그 한 가지는 신뢰감이다. 연애와 부부 생활에서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준다는 것은, 겉과 속이 같고 자신이 말한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남자와 여자는 서로에게 느끼는 불만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불만의 차이는 인과적 관계에 있어 '조율'이라는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여자들이 가장 원하는 자질은 신뢰감이며, 신뢰를 세워주는 토대는 정서적 유대이고, 정서적 유대를 싹 틔우는 매개는 바로 조율이다. 결국 서로 간의 정서적 조율은 신뢰감을 생기게 한다. 정서적 유대감을 위해 그는 그녀에게 관심을 갖고, 마주 보고, 이해하고, 경계심을 내려놓고 듣고, 공감해야 한다고 한다. 조율은 하나의 기술이고, 연습을 통해 숙달할 수 있기에 연습이 필요하고 이 간단한 기술은 그가 평생 동안 만날 모든 여자들과의 교류에 커다란 변화를 선사하고, 연애와 부부 생활의 전반적 흐름을 바꾸어주기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조율은 남녀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이 마주하게 되는 대상에 늘 필요한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조율은 때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상대에 따라서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마법과도 같은 열쇠임이 분명하다.
PART가 끝날 때마다 [만점남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한 커닝페이퍼], [빵점남이 되는 지름길]이 소개되어 있다. 내용의 중요한 부분이 포인트로 요약되어 있어서 정말 커닝페이퍼의 역할을 확실히 할 듯한 페이지이다.
나는 결혼한 대상자이기에 PART 2. 그녀와 데이트하기, PART 3. 그녀와 연애하기, PART 4. 그녀와 사랑 나누기는 잠시 생략하고, PART 5. 그녀와 더불어 살아가기로 넘어가 보았다.
너무나 재밌게도 PART 5의 첫 내용은 [여자와 남자의 갈등]으로 시작한다. 최고의 관계라 해도 언제나 갈등이 생겨나게 마련이며, 남녀는 분노를 다루는 방식에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가 갈등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심호흡하기, 열까지 세기, 잠시 떨어져 있기의 세 가지 전략을 머릿속에 담아 둔 채 분노를 가라앉히는 요령을 터득하라고 알려준다. 그녀가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는지 헤아려주고자 애쓰는 그는 그녀에게 중요한 세 가지 질문 중 한 가지 이상을 던져야 합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나한테 말해 봐', '무슨 걱정 있어?', '무슨 기분 안 좋은 일 있어?' 그녀가 그에게 불만을 늘어놓거나 비난하는 것은 그녀의 마음속에는 그와 더 친밀해지고 더 깊은 안도감을 느끼고 그를 더 믿고자 하는 바람이 있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그녀가 그에게 가장 기대하는 바는 신뢰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신뢰는 서로의 관계를 이어 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관계 회복이 힘이 들 수 있고, 신뢰라는 중요한 요소는 그와 그녀의 관계를 유지시키고, 문제를 해결시킬 수 있는 힘을 제공하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그녀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그는 그녀의 쇼핑 스타일을 이해해야 한다. 가정 내 구매 결정의 85%를 여자가 담당하고 있으며, 남자들은 쇼핑할 때 사냥하듯 쇼핑하지만, 여자는 채집하듯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쇼핑을 다니면서 유대와 관계를 맺게 되고, 그녀에게는 쇼핑이 창의력의 표현이자 긍정적이고 사회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남녀가 함께 쇼핑을 한다면 그 차이에 대해 서로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사실 쇼핑에 관한 남녀의 관점은 매스컴에서도 단적으로 많이 보여주고 있고, 실제 경험에서도 스타일이 다른 건 명확한 사실이다. 쇼핑 갈 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남자답게 굴라고 저자는 아주 쿨하게 말한다.
또한 그녀가 그보다 사회적 유대성이 더 높고, 우정을 나누는 뛰어난 능력과 무한한 사랑의 능력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삽화는 작가의 설명을 더욱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녀들이 서로를 보살피고 함께 어울리는 이유와 그녀들의 우정은 그의 삶을 높이는 것에 대해서도 나와 있다. 그들이 이 부분을 잘 숙지한다면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다.
" 몸매가 아름답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몸매와 더불어 마음과 영혼도 아름다워야 한다."
- 에픽테토스
헌신, 모성본능, 오래오래 함께하기가 평생 그녀만 사랑하는 방법이다. 각각 살펴보니, 사랑에는 3단계가 있다고 한다. 사랑의 첫 번째 단계(리머런스), 두 번째 단계의 관건인 신뢰의 시기를 지나 세 번째 단계가 지조와 헌신이 중심이 된다. 운명의 단 사람을 찾아 헌신하는 일은 관계를 오래 이어가는 데 필요한 일을 실천해 나가는 여정이라고 한다.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내가 헌신과 봉사, 순종의 중요성을 아는 것처럼 남녀의 관계에서도 헌신이 등장한다. 또한 여자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엄마로서 여자의 역할을 이해하고 격려해 줘야 하는 데 그녀의 모성본능에 대해 이해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의무와 책임을 공평하게 분담하는 일이 그에게 달려 있다고 한다. 10년이 지나도 열흘밖에 지나지 않은 것처럼 그녀와 오래오래 함께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멋진 관계를 꽃피우는 씨앗,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 신뢰를 통해 서로에게 안도감을 느끼고, 그녀를 소중히 여기고 여자를 이해하는 길은 그가 본인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녀는 그가 세상과 유대하고 삶 그 자체에 연결되는 고리이고, 그녀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은 삶이 선사하는 최고의 모험임을 인정하자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책을 마치고 나니, 반대로 '그를 모르는 그녀에게'라는 책이 있는지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의 공식이 이 책처럼 딱딱 맞아떨어지지는 않을지라도 그에게 정말로 필요한 책임은 틀림없다. 또한 그녀에게도 꼭 필요한 책임도 틀림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