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기억하세요? 신나는 새싹 64
데보라 홉킨슨 지음, 낸시 카펜터 그림, 길상효 옮김 / 씨드북(주)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선생님, 기억하세요?>는 지은이 데보라 홉킨슨의 실제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초등학교 2학년 때의 학창시절이 모티브가 되어 쓴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림을 그린 낸시 카펜터는 데보라 홉킨슨과 함께 작업한 세 번째 책으로 글과 그림의 조화가 다채롭고 하나로 어우러진 서정적인 느낌의 동화책입니다. 

 


누구나에게 기억되는 선생님이 계시겠지요. 나도 잠시 눈을 감고 기억에 떠오르는 선생님을 떠올려 봅니다. 성인이 된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면 소중하지 않은 선생님이 없을 터지만, 저는 초등학교 6학년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책표지의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의문형의 제목, <선생님, 기억하세요?> 선생님이 기억하시는지 들어가 봅니다.

 

글의 주인공 소녀는 초등학교 2학년으로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글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과거형의 장문의 편지글은 성인이 된 소녀가 선생님을 그리워하며 쓴 추억의 장으로 한편 한 편의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글 전체의 내용에 소녀와 선생님의 이름은 명기되지 않아요. 소녀는 비가 오는 새 학년 첫날, 웅덩이마다 첨벙거리고서 학교에 나타납니다.

 

이제 혼날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는 소녀에게 선생님은 용감한 탐험가, 메리 킹즐리 같다고 웃으며 말씀하십니다. 선생님과의 첫 대면에서 선생님은 소녀를 혼내는 대신 긍정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관계를 시작하게 됩니다.

 

2학년 최초로 텃밭을 가꾸게 될 거라는 깜짝 선언을 하는 선생님에게 소녀는 신이 납니다. 여기까지 읽으니 갑자기 우리 아이들 유치원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일곱 살 첫 만남에서 해맑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마구마구 쏟아부어주셨던 선생님이 말입니다.
이 책의 선생님은 텃밭 가꾸기를 통해 다양한 활동 영역을 서로 공유하고 성장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루어지는 많은 일들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합니다. 함께 하는 이 모든 일들이 선생님과 아이들을 하나 되게 할 테니까요.


소녀는 기억나는 많은 일들을 편지에 나열합니다. 학교 뒤편 개울가 웅덩이에 빠졌을 때 선생님이 꺼내 주신 일, 방학 동안 선생님께서 부탁하신 생쥐 형제를 맡아 일어난 일, 선생님께서 책 읽기를 도운 일, 지하 창고에 몰래 내려가 선생님께서 단단히 화가 나신 일 등 2학년 생활의 많은 일들을 기억해 내지요. 특히 2학년이 끝나던 날, 1년 동안의 일들을 하나하나 그려 넣어 선생님께 추억의 일들을 선물한 날을 기억합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영원히 못 잊을 거라고 하고, 소녀 또한 선생님을 잊지 않습니다.

 

곧 첫 일터에 나간다는 소식을 소녀는 편지의 말미에 전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을 최고의 한 해로 기억하는, 이제 곧 선생님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주인공이 말입니다.
소녀에게 선생님은 삶에 있어서 중요한 등불 같은 분이었지 싶습니다. 성인이 된 소녀에게 과거 선생님은 소녀가 경험한 초등시절의 중요한 역할을 해 주었고, 그 경험은 소녀가 성장하는 내내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해요.
나에게 생각나는 선생님이 오늘따라 보고 싶은 날입니다.

 


책의 마지막 장은 선생님이 된 소녀가 처음 만나게 되는 제자들을 맞이하며, 손을 잡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모습으로 마무리됩니다. 소녀는 본인이 탐험의 길목마다 내밀어 주신 선생님의 손길을 떠올리며 최선을 다하는 멋진 선생님이 되겠지요?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책을 쉽게 덮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마음속의 선생님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