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기 시대에서 온 그림 편지 - 반구대 암각화가 들려주는 신석기 시대 이야기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 9
김일옥 지음, 박재현 그림 / 개암나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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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길상이야.
절벽에 새겨진 내 모습이 보이지?


<신석기 시대에서 온 그림 편지>우리 역사를 처음 만나는 어린이들이 역사를 바로 알고 관심을 갖도록 구성한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 시리즈 아홉 번째 책으로 신석기 시대의 비밀을 품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통해 우리 신석기 시대의 생활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입니다.

 

한국사를 펼쳐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우주의 탄생부터 시기에 따른 시대별 구분인데요. 이번에 만나게 된 <신석기 시대에서 온 그림편지>의 주인공은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피리 부는 사람을 바탕으로 작가가 만들어 낸 인물인 길상이라는 소년이에요. 어리지만 당차고 용감한 길상이는 자신이 살았던 신석기 시대의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1971년, 동국대학교 학술 조사단은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울산 태화강의 지류 대곡천과 잇닿아 있는 신비한 암벽을 발견했데요. 너비가 10m, 높이가 4m 가량 되는 거대한 암벽에 그려진 수많은 그림은 그 당시의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는데 무려 200여 점의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고 하니 그 가치가 매우 높을 것으로 사료돼요.
그 거대한 암벽은 거북이 모양으로 사람들은 이 바위를 '반구대 암각화'라고 불렀답니다.
현재 반구대 암각화는 대곡천 하류에 들어선 사연 댐 때문에 물에 잠기는 날이 많아 겨울이나 가뭄으로 댐의 물이 빠질 때에만 암각화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답니다. 귀중한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한 방법을 문화재청과 울산시에서 찾고 있다고 해요.

 

 

대곡천 절벽에 새겨진 아이, 길상이는 바위 절벽에 새겨진 동물 친구들을 소개하고, 왜 바위 절벽에 새겨지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길상이가 살던 시대는 신석기 시대임을 짐작할 수 있어요. 움집을 짓고 마을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협력하며 사는 모습이 나와요. 불을 사용할 줄 알고, 흙으로 토기를 굽기도 합니다. 남자들은 사냥을 나가고, 고래잡이 철이 되면 큰 배를 지어 여러 척의 배에 많은 사람들이 깊은 바다로 나가 고래를 잡아옵니다.

 

 

사람들은 바위에 뾰족한 돌과 돌망치를 이용하여 여러 동물들을 새깁니다. 바위에 새겨진 동물들의 영혼이 고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마음으로 새기기 시작합니다.
그 시대에 왜 바위에 그림을 새겼을지 생각해 봅니다. 많은 학자들이 사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 사냥감의 영혼을 기리거나, 사냥이 잘 되길 기원하는 마음, 후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그림으로 남겼다고도 추측합니다.
글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였기에 문자가 없던 그 시절, 사람들이 잡은 동물들의 영혼을 기리고, 사람 또한 새겨 넣음으로써 당시의 생활을 짐작해 볼 수 있어요.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자세히 살펴보니, 고래 그림, 사람 그림, 동물 그림, 사냥 그림 등 사물이나 행위를 기록해 놓았어요.
사물의 똑같은 모양이 없고, 다양한 고래의 그림이 벽화 한 켠을 차지하는 걸 보면 이 시절에 생업에 고래잡이가 중요한 비중을 가진 걸 짐작할 수 있어요. 길상이는 고래잡이배에 처음으로 동승하게 되며 늘 가지고 다니는 기다란 피리를 불며 아름다운 피리 소리로 고래를 불러냈답니다.
마을 사람들은 힘을 합하여 고래잡이를 나갈 준비를 하고, 칡넝쿨 줄기로 그물을 만듭니다. 뗏목같이 작은 배로는 고래잡이를 할 수 없기에 많은 사람들이 탈 수 있도록 크고 튼튼하게 배도 만듭니다. 먼 바다에서 고래가 보이면 마을 사람들은 성스러운 바위 앞에 모여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조상신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부족생활을 하며 토속신앙에 의존했던 신석기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고래사냥에 성공한 사람들은 맨 먼저 날개 지느러미를 떼어 내 성스러운 바위로 가져가 하늘과 조상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고래의 영혼이 다시금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성스러운 바위에 고래를 새깁니다.
이렇게 자신들의 의식주를 위해 희생된 동물들을 암각화로 남긴 것은 성과에 대한 기록, 영혼이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가기를 염원하는 마음, 후세에 전해줄 정보 등여러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요.
세월이 흘러 많은 것이 변하고 단단한 바위도 비가 많이 오는 여름이면 물속에 잠기게 돼요. 하지만 피리 부는 소년 길상이와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모든 것들 하나하나가 후세에게 전하는 소중하고 귀한 선물로 마음속에 새겨져 길상이가 보고 플 때면 책을 펼쳐 볼 것 같습니다.

책 중간중간에 잘 알지 못하는 단어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어 내용 이해에 도움을 주고, 이야기 뒷 편에 <반구대 암각화가 들려주는 신석기 시대 이야기> 부분에서는 신석기 시대의 생활상을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신석기 시대의 생활 단면을 암각화에 새겨진 그림을 바탕으로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 좋았고, 초등학교 저학년도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특히 같은 또래 소년 길상이를 통해 우리가 그 시대에 잠시 들어가 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답니다. 그림 또한 친근감 있게 표현되어 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푸른 바다 위로 높은 물기둥을 뿜으며 뛰어오르던 고래를 보며 신석기 시대의 사람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가늠해보며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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