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 동원, 이름을 기억하라! 징검다리 역사책 13
정혜경 지음, 최혜인 그림 / 사계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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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할 일은
기억하고, 실천하고, 깨닫는 거야


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온 징검다리 역사책 '일제 강제 동원, 이름을 기억하라!'를 만나봅니다.
출판된 징검다리 역사 책을 살펴보니 작지만  소중한 역사 이야기로 1편 '소금 이야기'를 시작으로 열세 번째 '일제 강제 동원, 이름을 기억하라'까지 크고 넓은 역사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지은이 정혜경 작가님은 일제 시대 제일 동포들의 민족운동과 일제 말기 강제동원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으며, '일제 강점하 강제동원 피해 진상 규명 위원회'에서 11년간 조사 서장으로 일하신 분으로 20년 동안 연구하면서 알게 된 많은 사실을 책을 통해 열심히 전달한 책입니다. 기억해야 할 우리나라의 역사 문화 중에 일제 강점 하의 뼈아픈 일들을 이렇게 책으로 알려 주시는 일은 세상의 어떤 일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소중한 역사적 사실을 우리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일제 강제 동원, 이름을 기억하라! / 글 정혜경, 그림 최혜인

제목처럼 내용은 표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일제 강점기에 일어난 사건을 배경으로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시대에 우리 국민들이 겪어야 했던 일제 강제 동원에 대한 기록을 통해 아픈 고난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그 시절의 아픔을 통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보고 듣고 느끼기 위해 겸허한 마음으로 책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이야기는 세 가지 큰 제목으로 이루어져요. 

기록이 말하는 일제 강제 동원
이름을 기억하라
기억하고 실천해야 해

 

기록이 말하는 일제 강제 동원
첫 번째 이야기는 <기록이 말하는 일제 강제 동원>입니다. 1953년, 한국과 일본 정부 대표들이 일본에 모여 36년 동안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삼았던 일을 정리하는 회의를 했는데, 당시 한국 대표단이 일본에 가져 간 65권의 책 이야기가 주입니다. 그 자료의 이름은 [일정 시 피징용자 명부]였다고 해요. 식민지 시절에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끌려간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 놓은 책이 65권이면 얼마나 많은 국민이 전쟁의 피해자가 된 걸까요? 마을 이장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받아 적은 뒤 다른 종이에 옮겨서 책으로 묶었다 하니 가족을 잃은 국민들의 슬픔과 기다리는 마음의 애절함이 느껴집니다.

 

일정 시 피징용자 명부가 1인칭 주어가 되어 2013년 11월 17일 60년 만에 처음으로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합니다. 국가 기록원 사무실 구석에 있던 명부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시간별로 구성하여 이야기합니다. 태평양 전쟁이 종식되고,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나 1948년 8월 우리나라는 해방이 되었지만, 한반도는 두 동강이 나서 각각 미국과 소련군이 다스리게 되었고, 이후 1950년 북한군의 침략으로 3년 동안 전쟁을 치르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 마을마다 이장 아저씨들이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끌려가 고생한 사람들의 신고를 받으러 다니며 한 사람 한사람 이야기를 일일이 손으로 받아 적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작성된 조사표를 모아 책으로 묶어 만 든 것이 바로 주인공, 일정 시 피징용자 명부예요. 1953년 1월에 전국 각지에서 묶은 책이 65권이었다 하니, 이름 하나하나에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슬픔과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강제 동원 조사 위원회란 강제 동원 피해자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2004년 2월 국회에서 만든 특별법에 따라 그 해  11월 10일 문을 연 우리나라의 정부 기관입니다. 강제 동원 피해와 관련된 다양하고 중요한 일을 해 왔으며, 작가 정혜경 선생님도 이곳에서 일을 하셨어요. 안타깝게도 2015년 12월에 예산 부족의 이유로 위원회는 문을 닫았다고 해요.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곳에서 우리들이 강제 동원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얼마나 애썼을지 보지 않아도 느껴집니다.

아시아 태평양 전쟁 기간 동안 일본은 수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한국 곳곳은 물론이고 사할린, 중국, 동남아시아, 태평양의 여러 섬으로 데려가 고된 일을 시키고, 그렇게 동원된 사람들 중 수십만 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도 이 당시의 피해자이지요.
일본의 끝도 없는 욕심으로 한반도를 지배하고, 세계 정복의 꿈으로 미국에 싸움을 걸어 하와이의 진주만을 공격한 것을 보면 일본의 전쟁 욕심은 역사가 무척 오래된 셈입니다. 일본 전쟁터로 징용을 강요당한 사람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았으며,  전쟁 속에서 가족들과 헤어져야 했던 그 시절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이름을 기억하라
두 번째 이야기는 <이름을 기억하라>입니다. 60년 동안 상자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로 이루어집니다. 소년 시절부터 징용을 다섯 번이나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 일본이 군인 가라는 것을 거부한 청년들 이야기, 징용에 끌려간 아버지를 지금껏 찾아다니는 할머니 이야기 등이 펼쳐집니다. [일정 시 피징용자 명부]가 없었다면 이분들의 산 역사를 듣지 못했을 테니 너무 소중한 자료, 자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명부에 실린 22만 8,724명은 바로 22만 8,724개의 사연으로 그 억울한 사연을 직접 들려주신 것 중 세 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올해 90살이 되신 징용을 다섯 번이나 다녀온 할아버지의 사연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억울하고, 일본 학도병에 지원하지 않아 강제로 고된 징용 생활을 하시고 병든 몸으로 여생을 사신 할아버지의 사연을 소개하는 손주의 이야기도 너무 슬픕니다. 또한, 명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분들도 많습니다. 이름을 올리지 못한 사람이 명부에 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을 거라고 해요. 아시아 태평양 전쟁에 동원된 우리 국인이 수백만 명이 된다고 하니, 너무 깊은 산골에 살고, 해방 뒤 북한 지역에 살던 사람들 등 여러 안타까운 사연들로 명부에는 없지만 가족들의 마음에는 언제나 그리운 분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기억하고 실천해야 해 - 역사의 거울 닦기
세 번째 이야기는 <기억하고 실천해야 해 - 역사의 거울 닦기>입니다. 이런 아픈 역사를 일으킨 일본이 반성하고 사죄해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일 텐데, 뉴스에 나오는 일본의 총리, 정치가들은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하지만 일본 사람들 중에도 반성하고 사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답니다. 역사의 거울을 깨끗이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일본 사람들을 만나 그분들의 노력을 소개해 줍니다. 이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도 역사의 거울을 닦는 일에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러워진 우리의 역사 거울을 함께 닦아야 깨끗한 거울로 진실된 역사를 바라볼 수 있고, 그 역사를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 시절 힘든 과정 속에서도 잘 이겨낸 우리나라 국민들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매일 거울을 보듯이 우리도 우리나라 역사의 거울을 깨끗하게 닦고, 바른 눈으로 들여야 봐야 해요. 

남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기억하고, 실천하고, 깨닫는 일입니다. 이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억하고, 작은 실천을 통해 역사의 교훈을 깨닫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에요.
책을 통해 알지 못했던 그 시절의 아픈 역사를 잘 이해할 수 있었고,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우리나라 국민들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지만, 변치 않는 그 무언가는 아픈 역사에 대한 치유 과정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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