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불러 줘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1
서지원 지음, 백대승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은우야,
내 이름을 불러 줘.


출판사 좋은책어린이에서 고학년 문고로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된  '내 이름을 불러 줘'를 만나게 된 건 가슴 벅차오르는 일 중의 하나였을 정도로 책을 받기 전부터 가슴이 떨리고 긴장되는 시간이었다.
아이들 책 서평을 시작한 지 한달 남짓한 시간이 지났고, 열심히 부지런히 아이들 못지않게 열심히 책을 읽고 바쁘게 지내던 나에게 '내 이름을 불러 줘'는 잠시 쉬어가는 여유와 생각의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어떤 스토리인지 모르고 읽기 시작한 나와 아이들은 주인공 은우와 스누피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 되었고, 초등 저학년이 읽기에도 문체가 간결하고 이해하기 충분한 책이어서 온 가족이 함께 읽어 보았다.


'내 이름을 불러 줘'는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이라는 희소 난치병을 가진 은우의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모티브는 미국에 살던 로렌조 오도네의 실제 삶을 서지원 작가가 집필한 감동적 팩션 동화이며, 1992년에 '로렌조 오일'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아직 보지 않은 영화라 책을 읽는 대로 한번 보기로 가족들과 약속했다.


이야기는 은우라는 소년에 의해 스누피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반려견의 1인칭 주어 시점으로 시작된다.

스누피와 은우의 첫 만남은 은우가 다니는 학교 근처에서였다.
스누피는 원래 레미라는 이름을 가진 맹인 안내견으로 꽃집을 하는 털보 아저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개였다. 혼자가 된 스누피는 주린 배를 이끌고 학교 근처를 맴돌다가 사람들에게 쫓기게 되고, 은우가 스누피를 본인의 집에서 키우는 개라고 하여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면서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스누피를 보호하는 은우의 강한 의지가 담긴 표정은 앞으로 일어날 은우와 스누피의 각별한 인연을 암시하는 듯하다.

은우가 ALD 진단을 받기 전에 자각되는 증상에 대해 스누피에게 이야기 한다.
"스누피, 이건 너한테만 하는 얘긴데, 어쩌면 내 몸속에 이상한 괴물이 있는지도 몰라. 그 괴물이 불쑥불쑥 튀어 나와서 날 괴롭히는 게 아닐까?
이대로 괴물한테 잡아먹히게 될까 봐 두려워......"


육안으로 보이는 구체적인 증상은 없지만, 은우가 스누피에게 표현한 두려움은 본인에게 일어날 크나큰 슬픔에 대해 직감적으로 느끼게 된 건 아닐까 싶다.
엄습해 오는 두려움을 곁에 있는 소중한 친구, 스누피에게 이야기하는 은우의 모습은 10대 어린 소년의 여린 모습이다. 이 아이에게 다가올 슬픔을 막연하게나마 느낀 독자인 나도 두려움이 밀려왔다.


스누피와 함께 있던 은우는 의식을 잃게 되고, 병원에서 X 염색체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소 난치병인 ALD(부신백질이영양증,로렌조 오일병)을 진단받게 된다.
ALD는 신경세포를 파괴하여 빠르게 시력과 청력을 잃고 식물인간이 되어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 지금의 의학 기술로는 치료약이 없는 난치병이다.
의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한계에 부딪히자 가족들은 망연자실하지만,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은우 가족의 최선을 다하는 내용이 스토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악화되어 가는 은우를 지켜보는 일은 스누피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힘든 일이지만 가족들은 간호와 간병, 치료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 등 남은 삶을 은우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적으로 은우를 지켜낸다.  


나의 직업은 간호사이다. 암센터에서 암환자들의 상담업무를 주로 하는 간호사로서 은우와 은우 가족 이야기는 내가 만나고 지금도 상담하고 있는 몸과 마음이 아픈 환자들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은우처럼 희귀질환과 같은 희소 난치병은 치료약이 없고 이후 발병되는 문제들에 대해 가족들이 직면하게 되는 슬픔과 아픔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의료진으로서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막연한 불안감과 질환의 진행에 따른 고통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듯 그들의 마음을 케어해 주는 일은 의료진으로서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 아픔에 직면하였지만, 은우의 부모님은 포기하지 않고 은우에게 희망을 이야기한다.


은우의 생일파티에 아무도 오지 않은 부분에서는 사회로부터 외면받게 되는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온전히 질환은 환우와 가족의 책임이라는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힘든 장벽을 스스로 짊어지고 가야 할 앞으로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려왔다.


은우에게 멋진 생일파티를 열어 주고 싶었지만 아무도 초대에 응하지 않아 엉망이 되어버린 생일상을 스누피는 은우를 카트에 태우고 신나게 달리기 시작한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 무엇도 그들을 막을 수 없을 것만 같다. 스누피는 은우에게 인생의 소중한 파트너, 동반자를 의미하는 듯하다. 동물이지만 은우에게는 친구, 아빠, 엄마가 되어 준 반려견, 스누피는 은우의 삶을 더욱 더 빛나게 해 준 소중한 존재이다. 아픈 환자에게 가족지지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환자가 이렇게 환아일 경우에는 더할 나위 없이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데, 사랑과 헌신이 더해져 환우를 보살피는 데 온 몸과 마음을 다하는 많은 케이스들을 봐 온 나로서는 은우 부모님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절망이 희망이 되는 순간이 그들에게 찾아보고, 식이요법이 질환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의 결과로 가족들은 한정욱 박사님의 도움으로 질환을 억제시킬 수 있다는 올리브오일을 먹게 되고, 기적을 선물 받게 된다. 은우의 케이스를 통해 이후 ALD 질환에 대한 연구 및 후원이 활발해지고, 재단도 만들어지게 되었다.
은우의 질환을 치료하고자 하는 부모님의 간절한 바램이 기적을 이룬 것이다. 그들의 삶은 온전히 은우와 함께 했으며 곱이곱이 매 순간을 서로 의지하고 믿고 사랑하며 견뎌 낸 듯하다. 무엇보다 엄마와 아빠가 은우에게 보여줬던 희망의 이야기들은 은우가 견디기 힘든 고통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버티고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이겨낼 수 있다는, 치유될 수 있다는 희망과 절대적인 믿음, 노력, 가족의 지지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포기하지 않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려 준 은우와 은우 부모님은 희소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물하였다.  

은우는 발병하고 이십 년이라는 시간을 더 살게 되며, 삶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가족의 지지를 받는다.
은우의 엄마가 제때 치료시기를 놓쳐 은우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가게 되는 장면에서는 부모의 자식을 향한 사랑과 헌신에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은우는 같은 질환으로 투병하고 있는 환우와 보호자들에게 큰 희망이 되었고, 결코 혼자가 아닌 모두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은우야, 내 이름을 불러 줘.


죽음을 앞둔 스누피는 은우에게 말한다. 은우를 돌보면서 행복감과 생명의 소중함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배웠고, 마음속에 늘 은우가 있어 더는 슬프지 않다고, 이제야 은우와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스누피는 생각하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평생 아픈 은우의 곁을 이십 년 넘게 지킨 반려견, 스누피의 눈으로 바라본 은우 가족 이야기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희망과 사랑의 힘으로 이루어 낸 기적을 선물한다.
가족의 힘으로 이루어 낸 기적의 이야기, '내 이름을 불러 줘'는 은우와 은우 가족에게 당면한 현실에 이입되어 그들이 느낀 감정을 이해하기에 충분했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약자인 반려견의 눈으로 바라보고 느끼고 행동하는 스토리 구성은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좋았다. 
또한 서정적인 느낌의 부드러운 터치감의 그림은 온화함과 편안함을 제공하고 있다. 색채감은 원색보다는 보색을 사용하여 화려함이 아닌 소박함이 느껴진다.
좋은책어린이에서 출간한 고학년 문고 '내 이름을 불러 줘'는 실제 스토리를 모티브로 해 현실감을 주었고, 은우 가족 스토리로 재 구성된 창작 동화로 초등 추천도서로 추천한다.




* 저는 위 도서를 추천하면서 좋은책어린이 출판사로부터 경제적 대가(도서)를 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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