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남긴 27단어 생각쑥쑥문고 14
샤렐 바이어스 모란빌 지음, 정용숙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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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 자임!(L'Chaim)

   '멋진 인생을 위하여!'


 

 

 

 

이 책은 여행길에 읽어 내려간 책으로 깊은 여운이 남는다.

'엄마가 남긴 27단어'

주인공에게 남겨진 단어를 알기 전에 왠지 모를 슬픔이 다가오는 건 왜일까?

표지의 주인공은 초승달을 오른손에 쥐고 밤하늘을 바라보며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 줄 주인공의 모습은 누구일까 궁금해졌다.

 

엄마가 코비에게 남긴 비밀의 열쇠, 27가지의 단어​는 그 안에 마법의 비밀이 내포되어 있다. 엄마가 친절하게, 비밀스럽게 코비에게 남긴 인생의 선물, 비밀의 단어 속으로 들어가본다. 

3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로 주인공의 이름은 코비 알리기에리, 초등 5학년생이다. 함께 등장하는 언니 브룩은 한살 많다.

이들은 현재 외할머니와 함께 프랑스 파리에서 살고 있으며, 첫장은 코비가 유치원에 갓 입학한 9월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야단법석; 흥미진진한 일이 펼쳐진다'

첫 이야기는 엄마는 아빠와 갑자기 사라지기 전까지 코비에게 스물일곱 가지의 마법의 주문을 알려주는 과정이 소개된다. 코비에게 다가 온 슬픔이 공감이 되어 함께 슬픔을 위로해 주고 싶지만 코비는 그 당시 유치원에 갓 입학한 어린친구일 뿐이다. 부모님을 잃은 슬픔을 어린 친구가 어떻게 받아들이지 무척 궁금한 마음이었지만, 엄마가 코비에게 남겨 준 마법의 주문들이 이야기를 풀어나갈 열쇠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술사인 아빠 알리기에리씨, 소설가인 엄마 베아트리체, 언니 부룩, 현재 함께 살고 있는 친할머니, 미국에 있는 윔 삼촌, 삼촌의 연인 샐리 아줌마, 샐리의 엄마 패트리샤 핸코크, 친할머니의 연인 가이버 씨 등 코비를 중심으로 그들과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코비는 친할머니의 결혼식 준비로 부득이하게 미국에 있는 엄마와는 배다른 남동생 윔 삼촌집에서 언니 브룩과 함께 지내게 된다. 처음에는 낯설고 풍족해 보이지 않는 삼촌에게 맘을 열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고, 특히 코비는 삼촌의 연인 샐리 아줌마와 할머니 패트리샤의 삶에 개입하며 변화의 과정을 가지게 된다.

 

내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인생의 적기에 개입되는 영향요인들이다. 사람의 인생이 뜻대로 생각대로 되는 것이 아니듯 우리의 인생도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나의 변화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분명히 있고, 그것으로 인해 삶의 방향이나 목표에 지대한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면서 사람에 대한 편견 또한 마찬가지 같다. 내가 생각한 것이 전부다 옳은 것은 아니듯 어느 순간 상대방에 대해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되는 부분 또한 삶의 일부 인 것 같다.

 

코비가 처음에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지만, 코비만의 담대함과 영리함으로 학교생활을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 대견하기까지 하다. 특히 노먼이라는 친구는 코비의 마음을 알아주고 진정으로 이해하는 존재로, 코피 또한 다들 노먼을 피하지만 마음을 열고 다가간다. 둘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코비는 자신을 경계하는 애나와 릴리와도 좋은 관계를 시작하게 된다. 어린 코비가 이렇게 작은 사회관계를 해 나가는 과정 또한 삶의 소중한 일부분으로 비록 어린이의 삶의 한 부분이지만 어느 순간에는 치열하고 비참하기까지 한 부분을 성인보다 더욱 더 멋지게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가는 성숙한 모습도 보여준다.   

 

무엇보다 나이와 관계없이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봐주고, 생각하고 답을 주는 코비의 주변인물들은 코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존재이다.  

엄마가 남겨 준 스물일곱 개의 마법의 주문을 방어기제로 적기에 사용하며 적응해 나가는 코비의 모습을 보며 코비가 그 힘든 심리적인 스트레스 상황을 견디기 위해 자연스럽게 선택한 과정이 아닌가 싶다. 

 

​인정하는 순간 그 슬픔이 수면위로 떠오르겠지만, 잠재적인 무의식 속에 살아있는 부모님의 모습을 마법의 주문으로 만나고 있는 코비의 삶은 슬프기까지하다. 이토록 현명하게 엄마가 남긴 27단어, 그 소중한 마법의 단어들을 적절하게 사용하며 본인의 삶의 해답을 찾아가고 있던 코비의 무거운 짐을 덜어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문제가 오픈되고, 그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코비와 브룩은 과거에 받았던 심리치료를 떠올리며, 이후에도 심리치유를 위한 치료를 받을 것을 기대한다. 

 

엄마의 캐리어가 코비의 비밀스런 열쇠에 의해 열리게 되고, 소중하게 간직했던 엄마와 아빠의 애장품들을 코비는 과감하고 자신있게 하나하나 꺼낸다. 이로써 코비의 비밀스러운, 결코 열고 싶지 않고 혼자서만 간직한 채로 평생을 소장하고자 했던 문제들이 해결점을 찾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또한 한살터울 자매는 같은 슬픔을 가진 동료이자 서로에 대한 조언자로서 의지를 많이 하게 되고,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존재이다.  

 

인간은 살면서 수많은 상황을 격게 되는데, 그런 상황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지지체계, 방어기제, 개입되는 여러 요소들이라고 생각한다. 상처받은 부분은 심리치유의 과정을 거쳐 하나의 인격체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치유되지 못한 상처가 주는 아픔을 알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할 수는 없지만, 치유과정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읽어도 되는 소설로 충분한 가치를 가진 소중한 책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들과 함께 읽으며 때론 기쁘게, 때론 우울하게, 때론 심각하게, 때론 행복하게 책속의 각각 인물들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 본 서평은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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