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탈리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끔찍한 비밀을 가지고 있는 소녀이다. 그 비밀을 엄마에게도, 아빠에게도,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알리지 않는다. 비밀을 이야기하면 엄마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까 봐, 아빠가 더이상 자신을 보지 않을까 봐, 자신이 평생 감옥에서 살게 될까 봐 나탈리는 더는 말하지 않고, 웃지도 않고, 미소 짓지 않는다. 자신의 비밀이 하루 종일 안에서 부풀어 올라 눈을 막고, 귀를 막고, 머릿속에도 꽉 차고, 가슴에도 가득 차 구역질이 나는 나탈리는 밤마다 끔찍한 악몽을 꾸고 자살 충동도 느낀다. 끔찍한 비밀을 끄집어내지 못하는 나탈리의 모습은 매 순간 그 크고 고통스러운 고민 속에서 얼마나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지 짐작조차 못할 정도로 안쓰럽다.
비밀이 너무 커져 버려 숨조차 쉴 수 없는 나탈리는 비밀을 잊어버리기 위해 마구 달리고, 몇 시간씩 목욕을 하며 다시 전처럼 예쁘게 잘 웃는 모습을 꿈꾸기도 한다. 힘듦에 대한 방어기제들을 보며 누군가가 나탈리의 비밀을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아동 성폭력 문제는 아동만의 문제가 아니며, 주변의 관심이 없다면 쉽게 발견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저자의 말처럼 더 이상 무서운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조치가 이루어지고, 아직도 입을 다물고 고통받는 아이들이 있다면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다행히도 이야기에서는 미술 시간을 통해 나탈리의 행동을 살펴 본 코테 선생님이 나탈리의 비밀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목이 메어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나는 나탈리는 말한다. 여자아이는 퍼즐 판 같다고, 아저씨가 여자아이의 방으로 올 때마다 퍼즐 판은 산산조각이 나 버리고, 여자아이는 빈 퍼즐 판이 되고, 그 안에는 이제 아무것도 없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