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열네 살 한림아동문학선
미즈노 루미 지음, 이경옥 옮김 / 한림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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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림출판사에서 출간한 <어쨌든, 열네 살>은 일본 작가인 미즈노 루미가 쓴 단편집이다.

총 네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특이한 것은 각 소제목에 붙은 주인공 이름이 눈에 띈다.

사코 요코, 니이지마 타케루, 다바타 리츠, 야시로 다이치

이 네 명은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다. 열네 살, 일본 나이로 중학교 2학년이다.

우리나라에는 중2병이라는 것이 있을 정도로 질풍노도의 시기, 한창 사춘기 시절이 십대의 대표적인 나이이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그 시절을 보낸 아들과 그 시절이 곧 다가올 딸을 떠올리며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의 마음을 읽게 되고, 웃음 지으며 책장을 넘겼다.

풋풋한 십 대, 세상은 달라졌지만 누구나 겪는 성장통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언어로 풀어낸 마법 같은 동화책이기에 책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다. 아이들의 우정이 주를 이루고, 요즘 흔히 말하는 남사친, 여사친과의 관계도 다룬다. 그 시절이기에 더욱더 가능한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아이에게도 권하고 싶고, 중학생 아들과 같이 있기 어렵다는 직장 후배에게도 권하고 싶다. 그 마음을 알기에, 아이와 엄마의 마음을 모두 알기에 그때 그 시절 그 마음으로 돌아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네 가지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감동을 준다. 초등 5~6학년부터 추천하는 실제 있음 직한 이야기들은 크고 작은 감동을 선사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마지막 이야기, 다이치와 유우키의 이야기를 소개해본다.

별이 빛난다

야시로 다이치

중학교 2학년, 야시로 다이치는 어느새 느슨한 중학교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 1년 반 전, 신입생 때 갑작스러운 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한 뒤로 줄곧 2등인 그는 환상의 만년 톱이 누구인지 궁금하다. 소문 속의 만년 톱이 유우키라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이치는 거의 존재감이 없는, 다이치의 안중에는 없는 아이일 뿐이다.

집도 가난하고 낡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 유우키에게 졌다고 인정하는 것도 싫고, 모두로부터 찬사를 받는 것도 싫다. 열심히 노력하는 데도 유우키를 이길 수 없는 것에 대한 질투라고 할까, 우연한 기회에 예기치 않게 유우키가 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된다.

어디든 존재할 수 있는 친구들과의 트러블, 질투, 그리고 집단 괴롭힘을 다이치의 시선에서 들여다보며, 모든 사건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유우키의 모습을 보니 대견하기까지 하다. 우리 아이들이 부모가 생각하는 것처럼 아이가 아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너무나 사실적으로 표현되는 사건들 속에서 유우키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지고, 다이치의 마음 또한 솔직하게 다가와서 감정이 이입되어 읽어 내려갔다. 어느새 유우키와 친구가 된 다이치는 이제는 유우키를 이해하고 유우키의 마음을 읽어 내는 열네 살 소년이다. 가정사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는 유우키와의 이별은 아쉽기도 하지만 공부 외에는 많은 것을 해보지 않았던 유우키와 마지막 함께 나누었던 시간은 이야기의 클라이맥스이지 않았나 싶다. 공부라는 것이 모두에게 주어진 역전할 수 있는 한 번의 기회라고, 자신과 같은 사람에게도 역전의 기회가 있겠다고 생각한 유우키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남다른 그릇을 가진 사람으로 의연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친구임이 틀림없다. 그런 유우키를 친구로 둔 다이치는 한층 더 성숙해지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받았을 것이다. 그들의 삶을 응원하고, 또 응원한다.

"어쨌든 열네 살"이기에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의 사이에 있는 중학생 시절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개개인의 문제이다. 새콤달콤한 풋과일이 빨갛게 익어가듯이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 또한 성장할 것이다.

그때 그 시절 십대의 풋풋한 이야기들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 낸 네 편의 주옥같은 동화 같은 시간을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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