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귀신 잡는 감찰 궁녀 파란자전거 역사동화 8
손주현 지음, 정은선 그림 / 파란자전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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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파란자전거에서 출간한 <귀신 잡는 감찰 궁녀>는 파란자전거 역사동화 여덟 번째 이야기로 역사적 사건, 유적과 유물, 민초들의 생활상 등 잠들어 있는 역사문화콘텐츠를 발굴하여 재미와 감동이 있는 동화로 전문가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를 정성껏 담아낸 책이다.

주인공은 열두 살 소녀 윤이로, 윤이가 아버지와 함께 한 나례 행렬을 따라 궁궐로 들어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무엇보다 역시 동화이다 보니 자연스레 시대적 배경과 그 당시의 분위기, 인물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궁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보니 애기 항아, 애체, 새앙각시, 감찰 궁녀 등 다양한 단어들이 나오며 글 속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유용하다. 총 열다섯 개의 소 이야기로 구성되고, 각 장의 길이가 길지 않아 시간에 따른 이야기를 읽기에 지루하지 않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들어온 궁에 홀로 남게 되는 윤이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주인공 윤이는 나라 행렬을 따라 아버지와 궁궐에 들어왔다가 홀로 궁에 남게 된다.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린 윤이는 용기를 가지고 궁궐이라는 곳에서 조선의 유일한 여성 공무원이었던 궁녀가 되어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을 해결해 나가는 기특한 소녀이다. 사극에서 많이 봐 왔던 궁녀는 그저 중전의 시중을 드는 직업이겠거니 했는데 궁녀도 단계와 직급이 있다는 걸 책을 통해 알았다. 윤이는 내시인 공보를 만나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돕기도 하는데, 당시 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부정부패가 심했던 조선 후기의 이야기인 만큼 적나라한 당시 상황을 보여주고 있어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는 않지만 윤이에게는 든든한 지원군들이 있어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낸다. 윤이의 장점을 발견하고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준 내시 공보, 윤이를 따뜻하고 보듬어주며 보살피는 안씨 항아가 그들이다. 힘들어도 그들과 함께 하며 어렵고 고된 마음을 달래는 윤이는 특유의 관찰력과 끈기, 성실함으로 능력을 인정받게 되고, 색장나인의 조수의 역할까지 어렵지 않게 해낸다. 열두 살의 어린 나이로 당차게 제 일을 해내는 윤이를 시샘하는 동료와 선배도 있지만 그 안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크고 작음을 따지지 않고 자신의 소신과 자신감으로 끝까지 해내는 윤이의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한번 돌아보게 한다. 궁궐 안에서 일어나는 복잡다단한 소용돌이 속에서 지혜롭게 대처하고 일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성취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어려운 단어는 각주를 달아 상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 도움이 된다. 궁궐에는 누가 살았으며, 궁녀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누가 어떻게 궁녀가 되는지, 궁녀들 사이에도 계습이 있었는지, 궁녀의 월급은 얼마였는지 이야기 뒷부분에 상세히 나와 있어 그들의 삶의 이해를 돕는다. 상궁, 궁녀, 나인, 새앙각시, 무수리, 각심이 등 각기 다른 일을 하지만 유기적으로 도와가며 살아간다. 특히 시력이 좋지 않은 윤이는 애체를 착용하게 되는데, 애체는 현재 우리가 쓰는 안경을 의미한다. 조선 후기에 들어온 애체는 계급이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은 계급이 더 높거나 나이가 더 많은 사람 앞에서는 쓸 수 없었다고 한다. 보통 궁에 들어와 열다섯 해가 지나야 정식 나인이 될 수 있지만, 윤이는 궁에 들어온 지 여덟 해 만에 관계를 치르게 되었고, 능력을 인정받아 감찰부에서 일을 하게 된 윤이는 애체를 쓴 감찰 궁녀가 되어 어엿한 여관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팔 년 전을 떠올리는 윤이의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윤이와 함께 그 시대, 그 시절로 함께 여행한 듯한 기분이 드는 도서이다. 눈 나쁘고 글은 몰라도 길 찾는 데는 도사인 천방지축 새앙각시, 윤이의 궁궐 미스터리 사건 해결기를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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