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중 하나는 외롭다 파란 이야기 4
박현경 지음, 나오미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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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한 <셋 중 하나는 외롭다>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열두 살 소녀 혜슬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다. 특히 파란 이야기는 십대를 위한 문학 시리즈로 초등학생 고학년에게 추천하는 이야기이다. 이 도서에 마음이 끌렸던 이유는 바로 책의 제목에 눈길이 갔기 때문이다. 열세 살 딸아이가 언젠가 친구 셋은 어색하다며 동성 친구들과의 관계와 우정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책을 보는 순간 딸아이가 혜슬이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하고 혜슬이의 마음을 공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혜슬이의 외로움과 공허한 기분을 공유하며 온전히 혜슬이의 입장에서 먼저 만나보았다. 중간중간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샘이 폭발하기도 했고, 특히 책의 말미에서는 변화되어 가며 성장하고 있는 혜슬이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감정들과 생각들 속에서 무엇이 옳고 그르냐를 따지기보다는 솔직하게 표현하는 감정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드는 10대의 마음을 잘 헤아려 주는 것 또한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이기에 혜슬이의 마음은 곧 딸의 마음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반성도 많이 하게 된 책이다.

혜슬이가 생각하는 주변 인물들이다.

새엄마 걱정에 혜슬이에게는 관심 없는 아빠,

나만 사랑할 줄 알았는데 임신한 새엄마,

새 친구랑 어울리느라 나를 종종 잊는 단짝 친구 민송이, 

나와 민송이 사이에 끼어든 얄미운 전학생 희수

사실 이 네 명에 대한 혜슬이의 생각은 혜슬이의 입장에서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마음들이다. 이 마음들이 오해이든 사실이든 중요한 건 혜슬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혜슬이의 생각을 알게 된다면 정말 속상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 또한 혜슬이의 모습이기 때문에 그 마음 또한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마음속에서 힘들어하고 고민했을 혜슬이가 안쓰럽기도 하다. 작가의 말처럼 자신의 마음이 왜 그런지 모른 채 화를 내고 속상해할 때 자신의 마음을 알려고 노력하고, 그 마음이 무엇이든 그걸 솔직하게 인정하는 용기도 필요하며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도록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해야 함을 혜슬이의 모습을 통해 전달받을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네팔에 놀러 온 혜슬이는 엄마, 아빠를 잃어버리고 헤매던 중 한 목각 인형을 만나게 된다. 혜슬이는 엄마를 잃은 상처가 있으며, 새엄마가 임신을 하게 되면서 그 사이는 더욱더 멀어지게 된다. 새엄마와 아빠에 대한 불신의 마음은 혜슬이를 불안하게 만들고 그 사이 또한 멀어지게 한다. 혜슬이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속 깊은 곳의 생각들을 하나하나 목각 인형에게 꺼내놓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목각 인형은 혜슬이를 더 부추기며 화를 돋우기도 한다. 특히 혜슬이의 단짝 친구인 민송이가 전학생 희수를 챙기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의 사이에는 거리감이 생기고 분에 못 이겨 절교까지 선언하게 된다. 이런 자신의 마음을 어찌할지 모르는 혜슬이는 여러 사건들을 겪어가며 하나하나 깨닫고 변화하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병환으로 엄마를 잃은 혜슬이에게 새엄마의 존재는 아빠의 사랑을 빼앗아 간 사람일 뿐이다. 엄마의 후배였던 이모라고 불렀던 사람이 새엄마가 된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다. 거기에 동생까지 가지게 된 새엄마에게 마음을 열기 만무하다. 아빠와의 다툼으로 속이 상해 한 행동은 도리어 새엄마에게 해가 되어 돌아오고 이를 계기로 혜슬이는 극도의 미안함과 후회를 고백하며 새엄마와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고민과 갈등의 시간들을 감내하고 지내기도 하고, 그동안의 감정들을 글로 표현하기도 하고, 목각인형과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하며 혜슬이만의 방법으로 이 시간들을 묵묵히 흘려보내는 모습은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픔, 슬픔, 미움, 원망, 그리고 그리움, 사랑.. 여러 단어들을 떠올리며 읽어내려갈 수 있는 혜슬이의 이야기이다.


마음을 전하는 일은 쉽지 않아.

우선은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는 일은 어려워.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어떤 말은 사실이고 진실일지라도

상대방에게 아픔이 될 수도 있어.

글쓰기 학원에서 선생님은 혜슬이의 마음을 솔직하게 담은 글들을 보며 생각과 마음의 차이에 대해 알려준다. 혜슬이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글들은 혜슬이가 어떤 마음인지, 얼마나 힘든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우리 아이들도 여러 상황 속에서 비슷한 고민들을 하며 자라가고 있음에 마음이 아련해진다. 선생님의 조언으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솔직하게 글로 써 내려가는 혜슬이에게 변화가 찾아온다.

자신과 이야기했던 목각인형 또한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존재임을 깨닫고 안 보이는 곳에 치우게 된다. 사이가 멀어진 민송이와도 자연스럽게 마음을 내보이며 예전처럼 관계를 회복한다. 혜슬이를 둘러싸고 있었던 많은 고민들과 좋지 않은 마음들의 실타래를 하나둘씩 풀어 나가며 단짝 친구 민송이를 만나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글과 그림의 조화는 책을 읽는 내내 몰입도를 높였다. 인물들의 세심한 표정들은 그들의 마음을 이내 읽어낼 수 있었다. 그림은 곧 글이라고 할 정도로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졌다.

특히 혜슬이가 써 내려간 글들은 혜슬이의 마음에 고스란히 이입되어 많은 눈물을 쏟게 했고, 딸아이의 마음 또한 들여다보게 했다. 혜슬이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이해 또한 충분했고, 각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혜슬이의 삶 또한 응원하게 된다.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잘 표현해 줬으면 하는 바람에 딸아이를 재촉하기도 했던 나를 반성하기도 했다.

십대를 위한 문학 시리즈라는 말이 어울리는 동시에 성인에게도 충분한 감동을 선사하는 도서로 추천한다.



[위즈덤하우스] 셋 중 하나는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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