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의 심리학 - 서운한 엄마, 지긋지긋한 딸의 숨겨진 이야기
클라우디아 하르만 지음, 장혜경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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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마의 아픔에서 나를 지키고 싶은

세상 모든 딸을 위한 치유의 심리학

출판사 현대지성에서 출간한 [엄마와 딸의 심리학]은 독일작가 클라우디아 하르만이 썼고, 장혜경 작가가 옮겼다. 서운한 엄마, 지긋지긋한 딸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아낸 책으로 저자는 일차적으로 딸인 본인의 시각에서 이 책이 탄생했고, 엄마를, 그리고 우리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독립적인 인생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발걸음이었다고 한다. 딸이 엄마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화해의 책이며 마지막 8장 <더는 못하겠다면> 편에서는 모든 엄마가, 심지어 딸과 잘 지내는 엄마들도 그곳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을 것이라고 한다.

총 8장으로 이루어진 각 장의 이야기들은 현재 심리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여러 연구를 통해 만난 연구 결과들, 그녀가 만나게 된 여러 사연들을 소개하며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여러 케이스들의 다양한 사연들은 각 주제에 부합되는 내용들로 공감대를 이룬다.

각 장의 이야기 속에 소주제로 소개되는 내용들은 저자의 수필형 구조로 읽어내기 쉽다. 특히 사연들의 소개는 작가와 의뢰인의 대화 형식으로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어 좋다.

이 책은 이 세상 모든 딸들과 엄마들이 지닌 '

상처의 백과사전'이자 '치유' 모음집이다.

완벽한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지만,

결국 훌륭한 엄마, 멋진 여자,

행복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응원의 책이기도 하다.

정여울 작가의 추천사 중 일부

정여울 작가의 추천사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 또한 엄마이자 딸로 인생을 살면서 다양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정답을 찾지 못하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세상 모든 딸들의 콤플렉스, 그 중심에 '엄마에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내면아이'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간호학을 전공한 나는 인간이 살면서 충족되지 못한 결핍성 욕구가 인생을 살면서 나타날 수 있다고 늘 생각해 왔는데, 모녀 관계에 있어 딸의 콤플렉스를 어떻게 극복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은 느낌이다. 딸이 먼저 성장과 치유를 결심하면 엄마 또한 언젠가는 마음을 열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갈 것이고, 결국 엄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내는 딸이 되어, 엄마의 상처까지 치유하는 딸이 될 수 있다 하니 '좋은 엄마가 되는 지침서'인 동시에 '행복한 딸이자 멋진 엄마이며 멋진 여자'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놀라운 영감을 줄 것이라 추천사에서는 말한다. 그 방법을 하나하나 알려 줄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작가 클라우디아 하르만은 심리치료 공부를 하며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까지 많은 문제의 이면에 엄마와의 갈등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평소 가족의 애착과 관계 역학 및 그것이 성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많은 관심을 두고 연기하면서 임상에서는 신체지향적 심리치료와 대화치료법을 주로 활용한다고 한다.

사실 나는 성인이 되어서 비로소 부모님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었는데, 특히 엄마와의 관계는 쉽고도 어려운 관계임을 인정한다. 엄마의 삶 속에 딸인 내가 너무 깊숙이 관여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또 어느 순간은 너무 지쳐서 그 관계에서 살짝 벗어나고픈 적도 있었다. 엄마의 고된 삶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 그 힘듦을 나누고 싶어 노력하지만 어느 순간 너무 지쳐있는 나를 발견한 적도 있다. 이 책은 나와 초등학생 딸아이를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엄마와 나를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노력할 부분을 알게 된다면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고, 특히 사춘기 딸과의 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숙지하여 관계 발전에 적용해 볼 생각이다.

1장의 <엄마도 사람이다>편의 첫 번째 이야기는 '다채롭고 적응력이 뛰어난 엄마라는 종'으로 시작한다. 자식을 키우는 엄마 종의 다양한 특성은 엄마이기에 가능함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공감한다.

애착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규칙이 아니며, 사랑하는 능력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무너지기 쉬운 허약한 능력일지 모른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랑은 경험하고 배워야 하며, 애착과 관계는 무엇보다도 가족 내에서 사랑을 얼마나 표현하고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사랑이 샘솟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실제로 사랑은 경험하고 배워야 한다니, 우리의 삶 속에 사랑이라는 친구와 친해지려면 그만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나 또한 살면서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표현하는 부분이 많이 변화되었다는 걸 느낀다. 예전에 알지 못했던 감정이나 하지 않았던 행동을 배우고 경험을 통해 습득하며 실전에 보여주고 있다. 그 경험과 배움은 여러 경로와 통로를 통해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한다더니 어느 때는 70대 중반의 아버지께도 사랑과 고마움을 표현하는 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내가 받으며 경험한 사랑을 나눔으로써 상대방과 서로 성장하는 애착관계로 발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시간들이 될 것이다.

이 책에는 엄마와 갈등을 겪었던 수많은 여성이 나오며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없으니 어떤 엄마와 딸이라도 이런저런 갈등을 겪는다고 한다. 우리가 엄마의 결핍과 상처에 영향을 받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이것으로 정의한다.

엄마의 삶을 마치 영화를 보듯 바라보며, 엄마를 한 명의 인간이자 여자로 이해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 또한 독립적이고 온전한 인간으로 마음껏 성장해나갈 수 있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뗄 수 없는 관계, 모녀는 이런 해답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 나 또한 엄마를 한 여인이자 인간으로 이해하며, 엄마가 걸어오신 모든 삶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완벽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는 못해도 엄마와의 관계를 평화롭게 유지하는 데에는 적절한 도움이 된다. 나 또한 멋진 딸로 인정받으며 서로에게 칭찬하고 존중받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딸에게도 부족한 모습의 엄마의 모습보다는 늘 노력하는 사랑 넘치는 엄마의 모습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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