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구 삼촌 산하작은아이들 18
권정생 지음, 허구 그림 / 산하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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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산하출판사에서 출간한 <용구 삼촌>은

권정생 작가가 글을 쓰고,

허구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무엇보다 '강아지똥'의 작가

권정생님의 이름을 발견한 순간

너무 반갑고 또 좋았다.

30대 초반에 마을 교회에서 종지기 일을 하며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동화를 썼다고 한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많은 주인공들은

우리가 보기에 보잘것없는 것들이지만

함께 어울려 지내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소중한 존재들인 것처럼

그가 쓴 동화 작품들은 잔잔한 감동과

애잔한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서른 살이 넘었는데도 모든 게 서툰

용구 삼촌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이야기는 용구 삼촌을 바라보는

조카의 눈으로 시작된다.

용구 삼촌은 서른 살이 넘었지만 모든 게 서툴다.

이로 인해 집안사람들이

삼촌 때문에 마음을 놓지 못한다.

이웃집 다섯 살배기 영미보다도

더 어린애 같은 바보이며

벙어리에 가깝게 말이 없고,

겨우 밥을 먹고 뒷간에 가서 똥을 누고도

뒤처리를 못한다.

그런 용구 삼촌이 소를 먹이러 갔는데

해 질 녘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으면서

온 가족이, 온 동네 마을 사람들이

용구 삼촌을 찾아 나서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바로 앞에 두고 불러도

대답을 할 줄 모르는 용구 삼촌을

찾아 나서는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이

용구 삼촌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느껴질 정도로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바보 삼촌이지만 집에 없어서는 안되는

너무도 따뜻한 식구인 용구 삼촌,

삼촌은 새처럼 깨끗하고 착한 마음씨를 가졌고,

너 나 할 것 없이 마을 사람들은 제 가족인 양

용구 삼촌을 찾아 나선다.

드디어 찾은 용구 삼촌은 다복솔 나무 밑에

웅크리고 고이 잠들어 있고,

그의 가슴에는 회갈색 산토끼 한 마리가

삼촌처럼 쪼그리고 함께 잠들어 있다.

가엾은 삼촌, 누구보다 착하고 고운 삼촌은

천연덕스럽게 잠을 자고 있고,

사람들은 그동안의 걱정과 피로도 다 잊고

용구 삼촌의 잠든 모습을 하염없이 내려다보고 있다.

용구 삼촌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귀머거리에 가깝도록 가는 귀가 먹은 삼촌은

세상과의 단절이 아닌

자신만의 행복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은 어쩌면

사랑과 감사, 고마움, 겸손을 배우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함께 용구 삼촌을 찾았고,

용구 삼촌을 발견한 그 순간

함께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편안하게 자고 있는 용구 삼촌을

편안하게 내려다보았다.

너무나 서정적이고 토속적이고,

아름답고 은은한 용구 삼촌 이야기는

권정생 작가의 삶을 담고 있는 것 같아

더 마음이 가고, 몇 번을 반복해서 읽고 보게 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삶 또한 돌아보게 되고,

주변을 둘러보게 하는 따뜻한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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