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 진짜 나를 마주하는 곳 키라의 감정학교 1
최형미 지음, 김혜연 그림, 권윤정 감수 / 을파소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키라의 감정학교 1
화가 나!

글 | 최형미
그림 | 김혜연
감수 | 권윤정

 

키라의 감정학교 시리즈

출판사 을파소에서 출간한 <키라의 감정학교>는 어떤 감정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진짜 나를 마주하게 하는 솔직 감정 동화로 1편 <화가 나!>와 2편 <무서워!>가 있으며 가까운 시간에 3편 <슬퍼!>가 나올 예정이다. 주인공 키라가 만나게 되는 감정 중에 화와 공포는 부정적 정서에 속하는 데 키라가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런 감정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개선해 나가는지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책으로 <키라의 감정학교>는 일상에서 특별하다고 인식하지 않았던 감정을 키라를 통해 다룬다. 1편 <화가 나!>를 만나본다.

 

키라의 감정학교 시리즈, 화가 나!

주인공 키라의 표정이 잔뜩 화가 나 있다.
"입이 앙 다물어져요."
"눈썹이 찌푸려져요." 
"어깨가 위로 올라가요."
화가 나 있다는 것을 단면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다. 키라와 왜 저렇게 화가 나있을까 궁금해진다. 화라는 감정이 무조건 부정적인 감정은 아니기에 화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자신의 감정을 무조건 분노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화의 원인을 알고 문제의 해결 답까지 알게 된다면 좋겠지만, 사실 어른도 어려운 것이 감정 조절인 것 같다.
화를 냈을 때 그 화를 받는 상대가 있는 경우가 많고, 상대가 없더라도 나 자신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화를 잘 조절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저자는 화는 부정적인 감정만은 아니며 오히려 어떤 문제를 파악하게 도와주고, 자신의 마음도 지켜 주는 감정이라 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고,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기에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살다 보면 부딪힐 일이 많은데 가끔은 참을 수 없는 화라는 감정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그 화를 잘 표현하고 문제를 해소한다면 화라는 감정이 생기는 것이 사실 걱정할 일도 나쁜 일도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키라와 함께 하는 이야기 속에서 아이들이 화라는 감정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알려주기를 바라며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책의 구성은 <1장, 새 이웃과 새 짝꿍>을 시작으로 하여 <8장, 건강한 마음>까지 총 여덟 가지 소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컬러의 그림과 두툼한 책의 재질, 각 장의 분량이 적당하여 저학년 어린이가 읽기에 좋고, 특히 감정을 다룬 이야기들이어서 성인에게도 많은 공감과 생각을 느끼게 하는 내용들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주인공 소녀 키라, 키라의 옆집으로 이사 온 쌍둥이 아들 벤자민과 올란드, 카라와 같은 동네에 사는 괴팍한 크리스토퍼 할아버지, 카라와 같은 동네에 사는 꽃집 아가씨 엘레나이다. 이 다섯 명은 각기 다른 특성으로 화에 대한 대처 방법을 보여준다. 키라는 강아지를 좋아하는 명랑 소녀로 요즘 들어 때때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데, 쌍둥이지만 성향이 다른 벤자민과 올란드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1장에서는 키라가 옆집에 이사 온 쌍둥이 친구 벤자민과 올란도를 알게 되는 이야기이다. 벤자민은 상냥하고 친화력이 좋고, 공부도 잘하는 인기가 많은 친구이다. 반면 올란도는 형 벤과 비교당하는 것을 억울해하며 어렸을 때 병원에 입원한 형 때문에 관심을 못 받았다는 피해 의식으로 사소한 일에도 감정 조절이 안 돼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키라는 자기 뜻대로 안 되면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퉁명한 올란도가 부담스럽다. 그런 올란도와 반에서 짝이 된 키라는 걱정이 앞선다.

 

이야기는 3인칭 주어 시점으로 등장인물 모두가 주인공이다. 2장에서는 올란도의 남모르는 고민 이야기로 시작된다. 벤이 일곱 살 때 앓게 된 병으로 병원생활을 하며 부모님의 관심이 벤에게 쏠리며 올란도는 사소한 일에도 툭하면 화를 내는 아이가 된다. 사람마다 자신이 겪어 온 경험과 사건을 바탕으로 성격이나 감정 조절 등 정서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올란도의 어렸을 적 경험은 성장하면서 마음의 문을 열 기회가 많지 않았던 듯하다. 형에 대한 열등감, 억울함 등의 감정이 부정적인 표현으로 자리매김하며 화에 대한 감정 조절을 부적절하게 표출하였던 것이다.

 

키라가 조종하던 드론이 올란도의 장난감을 망가뜨리면서 둘의 감정은 폭발하게 된다. 말과 행동으로 서로를 물어뜯고 할퀴고 상처 내며 허탈감까지 밀려온다. 4장과 5장에서는  키라와 올란도가 온통 새빨간 세상인 화의 세계에서 겪는 일들로 구성된다. 이때 등장하는 늘 화가 나 있고 불평, 불만이 많은 무서운 할아버지 크리스토퍼와, 늘 상냥하게 웃고 있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은 꽃집 아가씨 엘레나를 만나며 화에 대한 다양하고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듯 다양한 사람들을 통한 문제 접근이 기발한 책이다.

 

6장에서는 어린 시절의 벤 이야기이다. 올란도는 어린 벤을 만나며 벤의 입장을 들여다보게 된다.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했던 올란도에게 어린 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닫힌 올란도의 마음을 열기에 충분하다.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실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인내한 벤의 모습은 올란도를 눈물 훔치게 한다. 동생이 쓴 편지에 힘을 낸다는 어린 벤이 내민 올란도의 편지는 독자의 입장에서도 가슴 뭉클하다. 솔직 감정동화인만큼 감정의 무한한 깊이를 경험하게 하는 것 같다.

신비한 세상, 감정학교에 다녀온 키라와 올란도는 화에 대해 다양한 방면으로 접근해본다. 감정학교에서 만난 크리스토퍼 할아버지, 엘레나, 그리고 어린 벤까지 만나며 그들의 화에 대한 감정 표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 생각하게 된다. 어느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가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중요한 일 순위인 것 같다. 화를 내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이 아니고, 때로는 적절한 화가 자신을 지켜주기도 하듯 어떤 감정이든 지나치지 않고 적절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감정 조절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훈련과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키라와 올란도는 어느새 자신의 어떤 감정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진짜 자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부록으로 감정표현카드 "화"카드가 실려있다. 감정표현 카드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솔직한 감정을 전달해 볼 수 있는 도구이다. 화라는 감정이 부정적 정서이지만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한 일이면서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표출함으로써 화를 내는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매스컴에서 감정, 분노조절 장애로 극단적 선택과 행동을 하는 소식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곤 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과 정서를 이해하고, 감정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부모로서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허그맘허그인" 소속 국내 최고 심리전문가 600명의 추천 도서, <키라의 감정학교>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크고 작은 다양한 정서 중 부정적 정서를 잘 다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서평을 마친다. <키라의 감정학교>를 통해 진짜 나를 마주하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