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책
유리스 크론베르그스 지음, 아네테 멜레체 그림, 공경희 옮김 / 토토북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름책/토토북

출판사 토토북에서 출간한 <구름책>은
라트비아의 유명한 시인인
유리스 크론베르그스가 시를 썼고,
아테네 멜레체가 그림을 그렸어요.
라트비아라는 북유럽에 위치하고 있는데,
유럽 작가의 작품은 많이 만나보지 않아
더 애착이 간 도서입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만날 수 있는 구름은
손을 내밀면 닿을 듯한 어여쁜 친구인데요.
이 책을 읽고 나면 구름 박사가 된 듯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

'하늘의 구름들'부터 '내 구름'까지
구름을 주제로 한  총 26편의 시는
자유로운 느낌의 그림과 함께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무슨 생각을 할까?'
'구름의 요리법'
'구름 댄스'
'구름은 죽지 않아요' 등
유독 눈길을 끄는 시의 제목도 있어요.

어떤 시는 간결하고
또 어떤 시는 서술형처럼 깁니다.
처음 만난 '하늘의 구름들'은
높은 하늘에서 두둥실 떠가는 구름들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우리가 웃는 소리도, 싸우는 소리도 듣고,
계속 모양을 바꿔가며 멈추지 않는다고,
구름 각각의 특성을 의인화하여 표현했어요.
그림은 콜라주 형식으로 표현했으며,
색감이 편안하고 은은합니다.
자유로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시와 그림은 하나의 작품으로 융화됩니다.
시의 일부분은 글씨체와 색상을 다르게 삽입해
전체적인 시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구름의 요리법

구름은 칠리콘카르네와
노을 크림을 얹은
진눈깨비 셔벗을 먹어요.

어떤 구름은 
알프스에서 만든
초콜릿 케이크를 좋아하지요.

밤이면 안개로 변장하고
자기 구역에서 몰래 나와
잔치를 벌이고
달콤한 과일을 먹어요.


구름이 이야기를 하고
파이프를 물고, 책을 읽고,
뽀뽀를 하고,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울기도 하고, 코도 팝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바람이 부는 곳이면 어디는 가는
국제 구름 연합의 설립자이자
유럽 구름 연합의 회원이 되었어요.
특히 '구름 댄스'의 시는 노을을 연상시키며
붉은 노을이 떠오릅니다.

가끔 저녁이면 댄스파티를 여는 구름들은
빨간 옷을 차려입고 하늘 가장자리에
늘어서서 춤을 춥니다.
파리에서 블레드까지 어디서나
그 광경을 볼 수 있고
해가 질 때 하늘이 붉게 물드는 것은
구름들의 댄스파티 때문이라는 
'구름 댄스'의 시는 시인이 바라봤을 
노을 진 붉은 하늘이 떠오릅니다.
여러 가지 채도의 붉은색들이 모여 
춤을 추고 있는 구름들의 모습은
너무나 행복해 보입니다.
해가 질 때의 붉게 물든 하늘에 
구름들의 댄스파티에
바라보는 우리들의 눈도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 같아요.

밤이 되면 구름들 모두는
검은 침대에서 잠이 들었어요.
달을 재우느라 하늘과 땅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름도 있어요.
내가 만난 구름이 어떤 구름인지,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뭘 먹는지, 본 대로 느낀 대로 내 구름을 쓰고, 
그리고, 붙여 보는 코너도 있어요.

옮긴이의 말처럼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내가 구름을 따라 떠다니는 기분이 들었어요.
구름을 주제로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 낸
라트비아의 작가들의 마음을 읽고
들여다볼 수 있는 포근하고
따뜻한 책이었습니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 속에서
구름을 친구로 삼은 구름 예찬 그림책
<구름책>은 우리 어린이들의 마음을
구름처럼 움직여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시집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