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꿈꾸다
이사벨라 파글리아 지음, 소니아 마리아루체 포센티니 그림, 유지연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년, 꿈꾸다

한울림어린이에서 출간한 <소년, 꿈꾸다>는
이탈리아의 어린이 작가,
이사벨라 파글리아가 글을 쓰고,
소니아 마리아루체 포센티니가 그림을 그렸다.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탈출하는 아이들에게,
하늘과 땅과 바다 사이에 매달린,
아이들의 꿈을 위해 쓰인 이 책은
분홍색 신발 한 짝을 들고 바다 위를 걷고 있는
한 소년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소년은 하얀 석회를 바른 집에 살며
날마다 소년은 담벼락에 커다란 돛단배를 그린다.
바닷바람에 팽팽하게 부푼 돛을 안고
바다를 가르는 배를 말이다.
누구를 만나고 싶기에
배를 그리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소년의 이름은 유세프이다.
소년은 자신이 그린 그림의 배가
마리암이 있는 곳을 찾아주기를 바란다.

소녀의 이름은 마리암이다.
소년과 소녀는 둘도 없는 친구로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다.
두 아이는 오렌지 나무에 올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냄새를 맡는 걸 좋아한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거대한 바다를 상상한다.
이 어린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마을이 침묵에 잠기고 이웃들이 하나 둘
돌아오지 않는 여행을 떠난다.
딸아이는 이것이 무엇일까 한참을 생각한다.
전쟁으로 마을 사람들이 떠나는 것 같다고 설명해줬다.
전쟁은 두 아이도 갈라놓는다.
소녀는 배에 올라 엄마 품에 안겨 손을 흔들고,
소년은 소녀가 떨어뜨리고 간 샌들 한 짝을 들고서
한참을 먼 바다를 바라본다.

소년은 울상 짓고 있다.
남아있던 소년의 하얀 집도,
담벼락에 그려진 돛단배도,
배를 그릴 만한 벽도 모두 사라졌다.
배는 소년의 꿈이 실려 있기에
소년을 소녀에게 데려다줄 거라고 믿었지만,
폭탄이 떨어져 꿈도 희망도 산산조각 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소년은 달에게 소원을 빈다.
소녀를 찾아갈 수 있도록 날개를 달라고 말이다.
소년의 손에는 소녀의 샌들이 들려있다.
소녀를 그리워하는 소년의 마음이 느껴졌다.
커다랗고 커다란 달이
소원을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바다에서
소년은 망설이지 않고 별빛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로 뛰어든다.
마리암을 그리워한 유세프는
서로를 꼭 껴안고, 다시 함께 있는다.
영원히.

표현과 어휘가 저학년이 이해하기에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소녀를 그리워하는 소년의 애잔함이 느껴지고,
실제 사진과 같은 그림으로
생생함과 생동감을 더했다.
마지막 장의 소년과 소녀의 만남 장면에서는
슬픔보다는 서로 만남으로서
이제는 외롭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이라는 큰 사건으로 인해
아이들이 겪는 슬픔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그 외로움과 그리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꿈같은 그림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