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호랑이 - 김홍도의 송하맹호도 우리옛그림 1
조경숙 지음, 양상용 그림 / 국민서관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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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국민서관에서 출간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호랑이>는 김홍도의 걸작인 <송하맹호도>를 동기로 조경숙 작가가 글을 쓰고, 양상용 화가가 한 획 한 획 수천 번의 붓질로 그려서 완성했다고 한다. 책 속에 실린 김홍도의 다양한 산수화, 풍속화 등도 멋지게 되살려 그려내어 볼거리, 읽을거리가 풍부한 책이다. 사실 김홍도는 조선 최고의 화가이고, 그의 작품인 <서당>, <씨름>은 여러 경로를 통해 수도 없이 봐 왔고, 그의 그림은 여유와 해학이 넘쳐나는 것으로 평가되어 학창시절 신윤복과 비교해가며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다가 아니 듯 그의 수많은 작품 중에 일부만 아는 것으로 그를 평가해 왔다면, 책의 표지에 등장하는 호랑이를 보며 김홍도를 떠올려 보기에 낯선 감이 있지만, 그의 실력을 인정한다면 이 또한 그의 작품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김홍도가 호랑이 그림을 그리게 된 상황을 재미있는 동화 이야기로 펼쳐진다. 인간들은 자기들을 최고라고 한다며 자신을 보고도 그런 건방진 소리를 하나 본다며 마을로 내려온다. 마을 어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김홍도를 만난 호랑이는 김홍도의 그림 중 틀린 곳을 찾아내는 내기를 하게 되고, 김홍도의 그림을 열심히 들여다보며 한참을 끙끙 거리게 된다. 김홍도가 틀린 곳들을 하나하나 짚어 줄 때마다 호랑이는 어흥하고 울부짖고, 결국 김홍도의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 그 부탁은 소나무 앞에 가만 서 있으면 되는 것이다. 호랑이를 그려 보고 싶었던 김홍도가 드디어 호랑이를 그리게 된 순간이다.

 

호랑이가 앞에 있는데도 긴장하지 않고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몸과 마음을 조용히 다스리고 그림 그리기에 집중하는 김홍도는 호랑이를 그리려는 이유를 호랑이에게 설명한다. 호랑이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동물이면서 다른 어느 동물보다 힘차고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호랑이 그림은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고, 그림을 본 호랑이는 김홍도의 솜씨를 인정하고 공손하게 인사 후 바람처럼 산으로 올라간다. 이 그림이 바로 호랑이 그림의 최고봉이라 하는 <송하맹호도>이다. 호랑이를 만난 순간부터 호랑이가 산으로 올라가는 순간까지 김홍도는 절대 겁을 먹지 않은 온유한 미소를 머금은 모습이다. 호랑이를 그리고 싶은 김홍도의 마음을 작가의 상상력을 넣어 마음껏 펼쳐낸 동화책으로 장면 장면이 생동감이 넘친다.
그 이후로도 산수화, 풍속화, 벽화, 기록화 등 훌륭한 작품들을 남긴 김홍도는 조선 최고의 화가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풍속화는 <단원 풍속도첩>의 <춤추는 아이>, <활쏘기>, <씨름>, <고누놀이>, <벼타작>, <점심> 등으로 각 작품들을 작가가 멋지게 되살려 그려냈다. 김홍도는 서민들의 생활상을 주로 그렸다고 생각이 들지만 풍속화만 잘 그린 것이 아니라 산수화, 꽃, 새, 신선, 초상화는 물론 불화나 삽화에 이르는 모든 종류의 그림에 뛰어났다. 그의 실력을 제일 잘 알아본 사람은 그 당시 임금이었던 정조였는데, 도화서 화원인 김홍도에게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게 했다고 한다. 여유와 해학이 넘쳐나는 그의 그림은 사람도 자연도 모두 우리 것이었다고 하니 그의 화풍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김홍도의 작품을 좋아하는 딸아이가 작년에 그린 민화의 한 작품으로 호랑이를 주인공으로 하여 한번 소개하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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