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도깨비와 꽁치 꼬마둥이그림책 8
이상배 지음, 이명희 그림 / 좋은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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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꿈> 버들도깨비와 꽁치

좋은꿈 출판사에서 출간한 <버들도깨비와 꽁치>는 이상배 작가가 글을 쓰고, 이명희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이상배 작가는 베스트셀러 <책읽는 도깨비> 외 도깨비 동화를 많이 썼으며 <버들도깨비와 꽁치>는 앞서 출간한 그림책 <메밀묵 도깨비>, <도깨비 삼시랑>에 이은 세 번째 권으로 유아 및 초등 저학생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사실 도깨비는 아이들 동화에 많이 등장하기에 낯설지가 않고, 늘 읽었던 동화 속의 도깨비는 권선징악의 교훈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많았다. 또한 도깨비는 머리에 뿔이 달리고 친구들과 함께 다니며 노래를 부르고, 도깨비방망이를 가지고 다닌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이 동화에 등장하는 도깨비는 뿔이 달리지 않은 여느 이웃 친구 같은 친숙한 모습이다. 처음 만나보는 뿔이 달리지 않은 잘생긴 도깨비! 언덕 위에 앉아 버들가지를 입에 물고 있는 버들도깨비와, 소년을 비추고 있는 밝은 보름달에 미소 지으며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버들도깨비는 냇둑 버드나무숲에 살고 있다. 맑고 찬 냇물을 마시며, 종일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본다. 버드나무의 길게 늘어뜨린 잎들이 버들도깨비의 머릿결과 흡사하다. 냇가에는 새끼 청둥오리 네 마리가 어미를 따르고 있다. 한들거리는 노란 코스모스가 가을임을 알려주는 것 같다.
이야기는 버들도깨비가 이른 아침에 꼭 만나는 아이, 금동이와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금동이는 산골짝 외딴 집에 사는 아홉 살 초등학생이다. 힘이 없어 보이는 금동이에게 장난을 걸며 말을 건네는 버들도깨비의 모습은 영락없는 개구쟁이이다. 물론 금동이에게 버들도깨비는 보이지 않는다.

금동이가 배고파서 힘이 없음을 알게 된 버들도깨비는 금동이의 곁에 바짝 붙어 학교까지 따라가게 된다. 버드나무 잎 냄새만 솔솔 풍기면서 말이다.

나는 배고프다.
쌀밥에 꽁치 고기 얹어서
배부르게 먹고 싶다.

동화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꽁치를 이제야 만나게 됐다. 쌀밥과 꽁치 고기는 배가 고픈 금동이에게 너무나 먹고 싶은 소망이자 바램이다. 이른 아침에 꼭 만나는 아이, 금동이의 마음을 읽은 버들도깨비가 금동이를 곁에서 지켜보며 어떤 이야기를 펼쳐 낼지 궁금해진다. 버들도깨비의 마법을 기대하며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마음이 설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깨비는 분명 소원을 들어줄 걸 아니까 더 기대가 컸는지도 모르겠다.

하얀 쌀밥에 꽁치구이 반찬까지 차려진 밥상에 눈이 휘둥그레진 금동이의 모습을 보는 순간 미소가 지어진다. 소원을 들어 준 버들도깨비가 대견하기까지 했다. 배가 고프지만 냇물도 마시지 않고 달려와 엄마를 위해 밥상을 차리려고 했던 금동이에게 쌀밥과 꽁치구이는 행복이고 사랑이었을 것이다. 몸이 성치 않은 엄마에게 먼저 밥숟가락을 건네는 금동이의 모습을 지켜보는 버들도깨비는 어떤 마음일까? 배가 고프지만 투정하지 않는 어른스러운 금동이가 엄마를 위하는 마음이 대견하다. 이런 금동이이기에 버들도깨비가 선물을 준 것 같다. 또한 독자의 마음에도 감동을 선물한 버들도깨비가 친구 같다.

금동이의 소원을 들어준 버들도깨비도 시를 지어본다.

달 달
환하다

졸졸
물 흐른다
나도 물 따라갈까.

밤바람에 흩날리는 버드나무와 버들도깨비의 뒷모습이 하나가 된다. 이야기의 배경이 서정적이고 정감 있는 우리의 시골 풍경이다. 밤이면 등장하는 환한 보름달은 버들도깨비의 넓고 깊은 마음처럼 크고 밝다.
다음 날, 학교를 가는 금동이는 힘차게 버드나무 둑길을 달린다. 그의 곁을 그림자처럼 붙어 금동이를 따라 달린 버들도깨비 또한 힘이 난 금동이를 보며 행복했을 것이다.
이제는 다른 세상으로 가 보고 싶어 버드나무숲을 떠난 버들도깨비는 금동이에게 줄 쌀밥과 꽁치구이를 정성스레 준비해 준 박서방에게 귀한 선물도 잊지 않는다. 떠나는 순간까지 버들도깨비는 감동을 준다. 금동이의 소원을 들어주며 인간과 친구가 되고자 했던 버들도깨비는 또 누구를 만났을까 궁금해진다. 서정적인 배경과 간결한 문장은 이야기의 구성에 힘을 싣고, 은은한 색채의 그림은 우리의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도깨비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준 동화책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감동과 교훈, 따뜻한 사랑까지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가난하고 늘 배가 고팠던 금동이가 지은 시를 읽고 마음 아파한 버들도깨비는 착한 마음을 가진 존재로 인간인 우리의 마음까지 따뜻하고 뭉클하게 만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착한 도깨비이다. 버들도깨비의 선물을 받은 금동이 또한 누군가를 돕고 사랑하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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