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있나요? 나비의 세계 알고있나요?
리타 마벨 치아보 지음, 김지연 옮김 / 엠베스코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알고있나요? 나비의 세계>

베스코 출판사에서 출간한 <알고있나요? 나비의 세계>는 리타 마벨 치아보가 글을 쓰고, 기울리아 데 아미치스가 일러스트를 담당했어요. 얼마 전 읽은 <알고있나요? 벌의 세계>에 이어 본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벌의 매력에 푹 빠져 있던 나에게 나비의 세계 또한 만나고 싶은 생각에 가슴이 설렜답니다. 지금까지 봐왔던 자연동화와는 확연한 차별성을 가진 엠베스코 도서는 그 특이성이 충분해서 보는 이에게 다양한 정보는 물론 폭넓은 세계로 초대하여 또한번 나비의 매력에 푹 빠질 것을 예감하게 됩니다.
저자는 ADM(박물관교육협회)를 설립한 초창기 멤버로 자연 과학과 관련한 전시회나 박물관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하는데, 책의 구성이나 내용을 보면 정보의 다양성과 광활함에 놀라게 됩니다.

 

림을 그린 기울리아 데아미치스는 <알고있나요? 벌의 세계>의 일러스트도 담당했는데, 일러스트를 보면 벌의 세계와  비슷한 유형과 색감, 구성 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실사진이 아닌 직접 그린 그림으로 책의 배경이 되는 꽃들, 주인공 나비, 나방들이 채워지는데 색감과 독특한 구성, 색채에 감탄하게 됩니다.

 

 

[나비의 세상 속으로]를 시작으로 나비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알아보고, 나비의 구조를 비롯해 나방에 대한 소개, 크기, 형태, 날개와 비행, 감각기관, 수명, 교배와 생식, 사회적 습성, 신화와 전설 등 나비에 대해 다양한 지식들로 구성됩니다. 나비는 우아한 날갯짓을 하며 꽃 위를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곤충이에요. 나와 아이가 나비에 대해 알고 있는 건 곤충이고, 봄에 많이 볼 수 있고, 꽃가루를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옮기며 수정을 돕고, 꽃 속의 꿀을 먹기 위해 빨대 모양의 긴 주둥이를 폈다 말았다 한다는 것 정도였는데 나비가 코가 없어도 냄새를 맡을 수 있고, 귀가 없어도 소리와 초음파를 인지한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나비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 전 딸아이가 학교에서 배추흰나비를 알부터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되어 날아갔다고 이야기해주었는데 그 나비를 떠올리며, 마법과도 같은 나비들의 세상으로 떠날 준비가 되었습니다.

 

비의 날개는 크기도 색도 모양도 다양한데, 날개에 있는 무늬는 신분증과 같은 역할을 하고 날개 전면에 '비늘가루'가 규칙적으로 빽빽이 배열되어 있으며 여러 가지 빛깔이나 무늬가 형성되어 있어 곤충학자들은 나비를 인시류(비늘 인, 날개 시, 무리 류)로 분리하게 되었다고 해요. 인시류에 속하는 170,000여 종 중 153,000종은 나방, 17,000종은 나비라 하니 나방이 인시류의 90퍼센트를 차지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나비와 나방의 차이점은 외형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관찰을 통해 구별할 수 있는데, 사실 나비는 따뜻한 낮에 만나볼 수 있지만 나방은 일반적으로 야행성으로 대표적인 습성으로도 구분이 됩니다. 나비와 나방 중에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종들이 있는데 어른 손바닥보다 큰 크기를 자랑하는 알렉산드라 비단제비나비는 펼친 날개의 길이가 28센티미터나 된다고 하니 영화 속에서나 봤던 거대나비가 실제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반대로 길이가 1센티미터인 꼬마푸른부전나비도 있고, 무게가 30그램인 가장 무거운 굴벌레나방도 있답니다.

 

비는 펄럭이는 날개가 정말 매력적인데요. 나비에게 있어 날개는 몸의 크기를 커 보이게 하는 효과 외에도 체온 조절의 역할, 다른 곳으로의 이동을 용이하게 해 주고, 먹이를 찾고 먹기 쉽게 해 주고, 짝짓기와 동료 간의 소통도 도와주는 고마운 기관입니다.
날개를 움직이는 것은 가슴의 역할이에요. 내부 근육의 근막을 올리고 내리는 것인데, 날개 밑 부분에 날개를 흔들리게 하는 근육이 있어요. 자신의 몸통보다 큰 날개를 움직이게 하는 근육의 힘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나비 연구학자들은 나비의 비행을 관찰하면서 복잡한 여덟 개 형태의 운동 양식을 발견했어요. 날개가 여러 가지 역할을 하면서 보여주는 날갯짓이 각기 다른 형태로 보인다는 것이 신기해요. 

 

한 나비의 날개는 아주 작은 크기의 구조가 층층이 쌓인 나노구조물로, 햇빛 중에서 특수한 빛만 반사하고 다른 색의 빛은 모두 흡수한다고 해요. 각기 다양한 종류의 나비들이 각도에 따라 특이한 빛깔을 만들어내고, 금속과도 같은 효과를 내기도 해요. 실제적으로 많은 나비를 보지 못했고, 펄럭이는 날갯짓으로 가까이서 본 적이 없지만 앞으로 나비를 만나게 되면 날개의 빛깔을 꼭 살펴볼 예정입니다.

 

가 없는 나비는 어떻게 꽃향기를 맡을 수 있을까? 그 비밀은 나비의 더듬이였어요. 더듬이는 촉각, 균형, 그리고 냄새를 지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답니다. 그리고 더듬이는 암컷이 풍기는 페로몬을 감지할 수 있어 아주 멀리서도 암컷의 향기를 맡고 수컷들이 날아와요. 그래서인지 수컷들의 더듬이는 암컷보다 더 복잡하고 예민한 구조로 발달되었다고 해요. 코가 없어도 다른 기관이 그 역할을 대신해준다는 사실에 감사한 생각마저 듭니다. 또 나비는 귀도 없고 소리를 만들어내지도 않지만, 우리와 다르게 아주 낮은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초음파를 지각할 수도 있어요. 몸 전체에 분포되어 있는 매우 예민한 털이 공기를 통해 퍼지는 진동을 감지한답니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곤충들의 감각기관과 감각 능력은 너무 신기하고 대단한 부분이 있어요. 인간과 구조적으로 다른 다른 종에 대해 공부하고 모르던 지식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이 신이 납니다.

 

왕나비는 큰 편에 속하고 무게가 0.27~0.75그램 정도인데,  무려 7,000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리를 비행하는 특별한 나비예요. 가을에 대규모 집단을 만들어 겨울을 춥지 않은 곳에서 나기 위해 이동하기 위해서라고 해요. 목적지에서 겨울을 준 동면상태로 함께 지내고 함께 움직인답니다. 나비는 작은 곤충이지만 함께 움직이며 집단생활을 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네요. 캐나다와 미국 국경에 있는 오대호에서 멕시코 계곡까지 날아갈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제왕나비,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비행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든 함께 하면 힘이 샘솟잖아요.
무게가 1그램 정도인 유럽의 작은멋쟁이나비는 15,000킬로미터를 날 수 있어 제왕나비의 이동거리보다 두 배나 더 먼 거리를 비행해요. 바람을 뚫고 지중해를 건너 가을에는 북아프리카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번식을 하며 봄에 새로 태어난 성체가 되어 다시 북유럽으로 날아가요. 상공 500미터 높이에서 날기 때문에 우리가 발견하기 쉽지 않은 나비들이랍니다. 높은 비행을 하며 생을 이어가는 나비들은 번식과 이주를 반복하며 새로운 세대의 나비들이 앞서 떠난 세대들이 이동하는 경로를 따라 이주를 한다고 하니 나비의 일생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책에 등장하는 나비들이 마지막 단락에 소개됩니다. 총 서른일곱 종의 나비, 나방들을 만나며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실사보다 더 정밀한 색채로 표현한 나비들의 모습을 보며 아름답고 화려하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헤라클레스산누에나방부터 꼬마푸른부전나비, 해골박각시나방, 제왕나비, 클레오파트라멧노랑나비, 작은멋쟁이나비, 나무늘보나방, 굴벌레나방까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비와 나방의 그림을 보며 크기와 날개 모양, 날개의 색, 구조 등 세밀히 관찰할 수 있어요.

 

 

꼼하게 나비를 만나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입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들려주는 나비의 이야기들과 나비의 모습, 꽃들을 보며 미소 짓게 됩니다. 벌의 이야기에서도 나왔던 내용이지만, 나비의 개체 수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마음이 아팠어요. 나비의 감소는 식물의 감소로 이어지고, 생태계의 다양성을 줄이는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생물학과 나비에 대한 심도 싶은 연구로 그들을 보호할 방법이 필요할 때라고 해요.
꽃밭 앞에 살랑거리며 날갯짓 하는 나비가 이제는 다르게 보이겠죠? 용기 내어 인사해 봅니다.
"나비야~ 만나서 반가워~"라고 말이에요.
<알고있나요? 나비의 세계>로 초대해줘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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