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안녕달 지음 / 창비 / 2018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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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안녕달 그림책

창비 출판사에서 출간한 [수박 수영장]의
안녕달 작가의 신작 <안녕>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건네는 따스한 인사로
그림책 서사의 가능성을 보여 주다!

오랜만에 어른에게 보여주는
그림동화를 만나게 되었어요.
초등학생 3학년의 딸아이가
<수박 수영장>의 그림책을
반 아이가 가져와 본 적이 있다며
안녕달 작가를 반깁니다.
가족 모두 한 번씩 돌려보고,
난 세 번 보고 서평을 시작해봅니다.

 

 

드넓은 우주, 어느 별에서 소시지 할아버지가
작은 개를 만나 집으로 가는 장면입니다.
소시지 할아버지가 카에 작은 흰둥이를 싣고
어두운 밤을 라이트로 밝히며
운전하고 있어요.
소시지가 살고 있는 걸 보면
지구가 아닌 반짝이는 별 중의
다른 별임을 알 수 있어요.
과연 어느 별일까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이야기는 4세션으로 나뉘어 소개돼요.
번째 이야기는
엄마 소시지가 아기 소시지를 낳아
키우고, 함께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이 소개돼요.
자연스럽게 엄마 소시지를 떠나보낸 아기 소시지가
봉제인형 곰돌이를 집으로
데리고 오는 이야기입니다.

 

 

 

 

 

 
 

엄마 소시지는 혼자 지내요.
맛있는 소시지를 먹으며 아기 소시지를 낳아요.
아기 소시지는 엄마와 단둘이 지냅니다.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집 밖에 나가지 않아요.
어느 날 아기 소시지는 문을 열고
바깥세상으로 나갑니다.
이내 던져지는 돌멩이에 놀라
집안으로 뛰어들어오는 아기 소시지는
엄마품에 안겨 눈물을 흘립니다.
아기 소시지는 더 이상 바깥세상을 나가지 않지요.
엄마 손을 꼭 잡고, 품에 안겨지냅니다.
단절된 공간 속에서 둘만이 지내는
외로움이 느껴집니다.

 
 

 

어느새 나이가 들어 할아버지가 된 소시지는
엄마를 떠나보낸 슬픔에 눈물을 흘립니다.
소시지가 주인공인 것도 색다르지만,
인간과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관심이 갑니다. 특히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요.
소시지가 태어나서 인생을 사는 동안
만난 존재는 엄마뿐입니다.
혼자가 된 소시지는 큰 곰인형을 가지고 옵니다.
곰인형은 생명이 없는 존재이지만,
소시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존재이지요.
유일하게 의지하고 의존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고립된 공간, 그의 집은 안전해 보입니다.
문득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소시지는 외로움과 함께 있지만
어쩌면 그가 사는 별에서는
그 감정에 익숙해져 있어
외로움을 못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소시지가 데려다 놓은 곰인형은
따뜻한 엄마 품을 대신할 소중한 존재이기에
그도 외로움을 느낀다는 걸 뒤늦게 깨닫습니다.

안녕

엄마를 만났을 때와 엄마를 떠나보내는 '안녕'과
새로운 친구 곰돌이와의 만남의
'안녕'이 공존합니다.
안녕이라는 단어가 왠지 무겁게 느껴집니다.

 

 

번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첫 이야기를 시작하는 그림이
집안에 있는 소파였다면
두 번째 이야기는 밖에서 보이는 집입니다.
드디어 소시지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가 봅니다.
소시지가 세상 밖으로 나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고 데려가지 않는
지구별에서 온 흰둥이 강아지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는 내용입니다.

 

 

 

 

 

 

소시지가 살고 있는 별에서는
화성에서 온 고양이,
지구별에서 온 강아지를
애완동물로 데려가 키웁니다.
이 별에서는 지구별에서는
생명이 없는 물건들이 생명체로 존재합니다.
소시지, 찻잔, 주전자, 시계,
빗, 드라이기 등이 말이죠.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입니다.
하긴 지구와는 다른 별이니 가능한 일입니다.
지구별에서 온 강아지들은 새로운 주인을 만나지만
흰둥이 강아지는 70% 가격 인하에도
관심을 받지 못해요.
사랑도 선택을 받아야 한다면
흰둥이를 사랑해주는 주인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 장 한 장을 넘기는 순간
거리를 지나는 소시지 할아버지를 발견했어요.
소시지랑 흰둥이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다음 장을 넘겼답니다.

 

 

 

 

 

 

 

 

소시지는 흰둥이를 데리고 본인의 집으로 옵니다.
처음에는 흰둥이를 집 밖에 두지만
외부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흰둥이를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왔어요.
낯선 이를 집안에 들이는 건 처음인 소시지에게
처음에는 흰둥이를 의식하지 않다가
흰둥이가 자신을 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
흰둥이를 멀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내 보호장구를 착용한 소시지는
흰둥이를 다시 안게 되고,
나중에는 흰둥이가 자신을 해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이 믿음으로 소시지는 흰둥이를
사랑하게 됩니다.
이렇게 둘은 가족이 됩니다.

 

 

번째 이야기는
혼자가 된 흰둥이가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모습을 그려냅니다.
집 울타리 한편이 무너져 있음에
무슨 일인가 싶기도 했어요.
소시지가 떠나고 빈 집에 혼자 지내던
흰둥이가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는 내용입니다.
모두들 함께이지만, 혼자인 친구들이 모여
소시지 할아버지의 집에서
편안히 잠이 듭니다.
걱정했던 부분이 다 사라지는
감동적인 장면이 나오는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현재 소시지는 흰둥이 곁에 없고
흰둥이는 무너진 울타리를 넘어 나오게 됩니다.
흰둥이가 만나게 되는 것들은
모두 짝이 있지만, 흰둥이는 혼자입니다.
그런 흰둥이에게 폭탄 친구가 생기게 되고,
숲속 깊숙한 곳에 있는 불 친구도 만납니다.
이 셋은 소시지의 집으로 돌아와
함께 친구가 됩니다.
불 친구가 지나가는 자리에는 불이 나므로
불 친구는 또 나 때문인가 자책합니다.
그런 그에게 소시지 할아버지의
투명 안전모는 생명의 모자입니다.
폭탄 아이의 심지가 타 들어가는 찰나
흰둥이는 심지를 침으로 태웁니다.
불이 나거나 폭탄이 터질 위험이
사라지게 되는 행복한 순간입니다.
흰둥이, 폭탄 아이, 불 친구는
어느새 친구가 되어
서로를 안은 채 곤히 잠이 듭니다.

 

 

번째 이야기는
다른 별의 이야기입니다.
죽은 이들에게 그들이 살던 별을
보여 주는 일을 하는
거미 아저씨가 등장합니다.
방문자들은 매일 이곳에 와서
그들이 살았을 때
그들의 별에 놓고 온 것을 보고 갑니다.
우리 또한 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또 다른 별에서 놓고 온 것을 볼 수 있을까
생각하니 슬퍼집니다.
그리운 것이 얼마나 많을까요?
마지막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어느 날 보고 싶었던 소시지 할아버지가
이곳을 찾아오게 되지요.
얼마나 반갑던지요.
개가 보고 싶다는 할아버지는
세상으로 나온 흰둥이가
친구를 만나지 못하다가
폭탄 아이와 불 친구를 만나는 것을
보게 되고, 위험한 환경에 처할까 봐
걱정을 하게 되지만,
이내 위험이 사라지고 평온히 잠이 들자
이젠 괜찮다고 안도합니다.
다른 별에 가서도 집에 두고 온 친구,
흰둥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은 지 알 수 있어요.
별이 떨어지면 소원을 빌 수 있다는
소시지 할아버지는
이곳에 남아 이곳을 찾아오는
다른 별 친구들을 눈물을 닦아주며 살게 된답니다.

 

 

소시지 할아버지는
우리 흰둥이와 친구들 모습을
늘 볼 수 있겠지요?
언젠가는 흰둥이와 친구들도
만나게 될 거라 생각해요.
몇 번을 봐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왜인지 생각해봤어요.
그들의 삶 속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군중 속의 외로움, 고립, 홀로서기,
기쁨, 희망, 그리고 사랑.. 사랑입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나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상대방에게 나누어 주는 일 같아요.
등장하는 친구들의 모습은
결코 혼자가 아닌 하나의 완성된 독립체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랍니다.
지구가 아닌 어느 별에서 일어나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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