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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들의 합창 ㅣ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6
서지원 지음, 오승민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좋은책어린이 출판사에서 출간한 <들꽃들의 합창>은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여섯 번째 창작 동화로 서지원 작가가 글을 쓰고, 오승민 작가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표지에서 보이는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가지에 주렁주렁 열린 고구마의 모습이 행복해 보이고, 들꽃들의 합창이라 했으니 이 아이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만 같았습니다. 미소와 함께 책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들꽃들의 합창>은 작가가 우연히 폐교 위기에 놓였던 낙성 초등학교를 아이들과 부모들이 고구마 농사를 손수 지어 폐교 위기에서 벗어나게 한 기적 같은 이야기를 듣고, 그 아름다운 모습을 알게 되면서 쓴 동화라고 해요. 저 또한 시골의 작은 학교들이 학생 수, 재정 등의 이유로 폐교가 된다는 이야기를 가끔 들었고, 도심에 살아서인지 그렇게 와닿는 이야기가 아니었는데, 몇 해 전부터 시골의 작은 학교들을 찾아다니며 어린이 독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고, 학교가 작다고 배움의 열정까지 작은 것은 아니라는 작가의 말에 마음속이 뭉클해집니다.
작가가 책을 통해 알려주는 여리지만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를 내는 들꽃들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3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주인공 다빈이가 5학년이었던 시절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다빈이는 엄마가 유명한 입시 학원 원장으로 늘 1등을 놓치지 않는 딸이지만, 자신은 점점 작아지고 엄마는 거인이 돼 가는 것 같은 생각까지 하게 되는 열두 살 소녀입니다.
다빈이의 모습은 교육열이 과열된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 다빈이의 일거수일투족, 다빈이의 마음 하나하나가 허투루 보이지 않았어요. 특히 다빈이는 환경적인 부분에서 고민을 나누고 해소할 수 있는 통로가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이야기의 첫 장은 다빈이가 들꽃 초등학교에서 지내며 엄마에게 보내는 다빈이의 편지글로 다빈이의 행복감이 느껴지는 따뜻한 글입니다. 다빈이가 그동안 어떻게 변화되어 가고 있는지 알게 해주는 감동의 글로 이야기의 단락마다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다빈이의 편지가 소개되어 있어요.
등급으로 성적을 관리하는 학원의 모습과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얼굴, 책상에 일괄적으로 앉아 공부에 열중하는 아이들의 모습, 학부모에게는 명문학교로 안내하는 등댓불 같은 학원이 아이들에게는 지옥 학원으로 불리는 현실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낍니다. 특히 친구들과의 관계 또한 학교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인데, 다빈이가 학교에서 외톨이가 되어 학교 가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일이 되어 힘든 과정을 겪는 모습은 어쩌면 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을 걱정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장하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고, 수많은 경쟁구도가 감소하고, 사회환경적으로 우리의 교육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여러 사연으로 결국 살던 서울을 잠시 떠나게 된 다빈이에게 작가 지망생인 막내 이모와의 만남은 새로운 희망을 보는 듯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삶의 일직선상에서 개입되는 인물,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혜령 이모는 틀림없이 다빈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았어요. 다른 환경 속에서 새로운 친구들, 사람들과 적응해 나가는 다빈이의 일상들을 보며 변화되어가는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다빈이를 지원해주는 든든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다빈이는 안정감과 여유를 찾아가게 되고, 노는 게 공부인 거꾸로 학교인 들꽃 초등학교에서의 새로운 수업방식은 다빈이의 마음을 열게 합니다. 다빈이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이모를 통해 다빈이는 한층 더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어요.
학교의 주인은 선생이 아니라 학생입니다.
아이들은 행복하게 공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들꽃 초등학교의 유일한 선생님, 캡틴의 가르침으로 나의 행복과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빈이는 정말 중요한 인생의 스승을 만나게 되었지만, 폐교 위기에 놓인 들꽃 초등학교를 위해 다빈이를 비롯한 학생들은 고구마 농사를 짓게 됩니다. 이제부터 제대로 된 들꽃들의 활약상이 펼쳐지게 되지요. 들꽃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들꽃 초등학교는 폐교 위기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학교가 작다고 해서 배움의 노력까지 작은 건 아니란다
들꽃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캡틴과 위멋지 이모의 결혼식이 벌어지고, 이모의 손에 들려진 첫 동화책 <들꽃들의 합창>에는 고구마 농사를 지어 폐교 위기에 몰린 들꽃 초등학교를 살려 낸 아이들의 이야기가 실려있었습니다. 따뜻한 사람들의 마음과 손길이 하나가 되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눈시울을 붉히게 만듭니다. 작은 것으로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배운 다빈이와 아이들은 제각각 색을 내며 예쁘게 자라는 들꽃처럼 한마음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요.
어떤 환경에 있든 우리 아이들의 꿈과 행복을 설계하는 데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 인생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않도록 삶의 지혜와 방법을 알려주는 것 또한 우리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작은 사회인 학교라는 공간이 서로 순위를 메기는 경쟁 구도가 아닌 감정을 공유하고, 나누고, 이해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서로 칭찬해주며 인정하고, 행복하게 학업생활을 해 나갈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인생의 선배로서 아이들이 자신과 타인의 행복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든 든든한 지지자가 되고픈 마음으로 서평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