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 비룡소의 그림동화 48
먼로 리프 지음, 정상숙 옮김, 로버트 로손 그림 / 비룡소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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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으로 이루어진 표지에는 꽃을 들고 있는 소가 그려져 있어요. 제목에 맞게 잘 그려져 있네요. 어, 그런데 황소를 살펴보니 머리에 뿔도 나 있고 몸집도 우람해요. 이런 소가 꽃향기를 맡는 것 같은 모습이 왠지 낯설어요. 어떤 내용인지 한번 살펴볼까요?



책의 줄거리

옛날 스페인에 어린 황소 한 마리가 있었는데, 이름리 페르디난드였어요. 목장의 다른 소들은 모두 다 달리고, 뛰어오르고, 서로 머리를 받으며 지냈지만, 페르디난드는 코르크 나무 그늘에 그저 조용히 앉아서 꽃 향기 맡는 것을 좋아했지요.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페르디난드는 점점 자라서 몸집이 아주 크고 힘센 황소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대로였어요.

 


어느 날,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투우에 싸우러 나갈 가장 크고, 가장 빠르고, 가장 거친 황소를 고르러 사람들이 찾아 왔어요.
페르디난드는 여전히 관심이 없었고, 그늘을 찾아 풀밭 위에 앉는다는 게 그만 뒝벌 위에 앉아버렸어요. 콕 쏘아버린 벌 때문에 페르디난드는 굉장히 아파서 콧김을 내뿜으며 펄쩍 뛰었어요. 마치 미치기라도 한 듯이 씩씩거리며 콧김을 뿜어 대고, 박치기를 하고, 땅을 긁어 대며 뛰어다녔어요. 사람들은 페르디난드를 보고는 모두 기뻐하며 소리쳤어요. 이 황소야말로 마드리드에서 싸울 바로 그 황소다!

 


그들은 투우가 열리는 날에 맞춰 페르디난드를 수레에 태우고 떠났어요. 그 날은 굉장했어요. 거리에 깃발이 날리고, 악대가 연주를 하고, 사랑스러운 아가씨들이 모두 머리에 꽃을 꽂았지요.
투우사들이 투우장 안으로 행진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황소가 들어왔어요. 바로 페르디난드였지요. 그들은 페르디난드를 보며 두려워했고, 몸이 뻣뻣해졌어요.
페르디난드가 투우장 가운데로 뛰어들어오자, 모두들 함성을 지르며 손뼉을 쳤어요.

 



아가씨들의 머리에 꽂힌 꽃을 보게 된 페르디난드는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사람들의 예상대로 격렬하게 싸웠을까요?
뒷 이야기는 책으로 확인해 주세요 ^^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좋은 책이에요. 인상깊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선입견에서 벗어나자

옛날 스페인의 한 목장에 있는 황소 페르디난드는 우람한 겉모습과 달리 꽃향기를 좋아하는 순한 소에요. 하지만 투우 황소를 찾으러 다니는 사람들 눈에는 페르디난드의 순박한 성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벌에 쏘여 아파하는 페르디난드를 보며 가장 거칠고 힘이 셀 것이라 단정짓지요. 한 단면만 보고선 그 황소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려고 하지 않아요.

동물에 빗댄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많은 선입견으로 다른 이들을 평가합니다. 다각적으로 누군가를 살펴보고 파악하려 하지 않고, 외모와 같은 첫인상이나 잠깐 본 행동으로 그 사람에 대해 전부 다 안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해요.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격이라는 속담이 있어요. 일부의 모습만 보고 저 사람은 저럴거야 하는 것이지요.
특히 이 평가가 부정적으로 내려질 경우 주변인들까지 영향을 끼치며 누군가를 슬프고 억울하게 만들 수 있어요. 이 점에 대해 깨닫게 해주는 책이에요.



재미로 즐기는 폭력은 없다

투우 경기는 스페인의 유명한 문화입니다만 논란이 많기도 해요. 이 책에서는 투우 경기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투우 경기장에 들어서는 투우사들은 날카로운 작살과 기다란 창, 칼까지 들고 와요. 황소에게 꽂아서 화를 나게 하며 결국에는 칼로 찌른다고 설명하는 장면이 있어요.
이 책을 읽고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요새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투우 경기가 중지되고 경기장은 쇼핑 센터로 바뀌는 추세라고 합니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book_jo/221410568526)

황소에게 일부러 상처를 내고 아프게 만들어서 화를 내게 하며 격렬한 싸움을 벌이는 투우 경기. 페르디난드가 경기장으로 들어서자 수많은 함성과 박수 갈채가 나와요. 그들이 기대하는 건 무엇이었을까요? 실제의 투우 경기는 정식 룰도 있고 퍼포먼스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살아있는 생명체에게 일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며 그것을 즐기는 건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지요. 어째서 한 나라의 문화가 논란이 되는 건지도 생각해 볼 만한 거리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

이러한 투우 경기를 나가고 싶어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에 반해 페르디난드의 생각은 비폭력 평화주의에요.
페르디난드의 엄마소는 어린 아들소를 걱정합니다. 부모라면 다른 아이들과 달리 행동하는 모습에 걱정이 생길만해요. 하지만 페르디난드의 말을 듣고 그를 이해합니다.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행복하다는 걸 알아요. 그에게 다른 소들처럼 싸워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 엄마소가 참 멋져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오히려 이해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남과의 비교, 형제자매와의 비교는 우리 부모의 세대도 그 위의 세대도 다 겪어온 일이에요. 그것이 잘못된 줄 모르고 답습했지요.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달라요. 끊임없이 인성 교육도 받았고 한 사람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는 걸 알지요. 그러나 은연중에 가정에서 보고 들었던 차별이 상처가 되어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페르디난드의 엄마는 그것을 일깨워주는 멋진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

페르디난드를 보면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그의 행동은 기이합니다. 힘세고 거친 황소가 꽃향기를 맡으며 한가로이 쉬다니요.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에요.
페르디난드가 참 멋지다고 느낀 건, 어린 황소였을 때부터 자신이 다른 이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남의 눈치를 안본다는 것이었어요. 주변인들과 똑같은 기준에 맞춰 살아야 한다고 의식하지 않아요. 남과 다르다고 주눅들지 않고요.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확고한 믿음이 있습니다. 이는 페르디난드의 엄마소의 긍정적인 영향도 크게 작용했고요.
커서도 여전히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줄 알지요. 남들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남과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 멋졌어요.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아이들과 읽으며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읽는 아이들이 관련된 내용에 대하여 지식을 더 찾을 수도 있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수 있습니다. 하나의 글에 담긴 많은 요소들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나누며 아이들의 마음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책으로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제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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