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삽니다 작은 스푼
김일옥 지음, 토리 그림 / 스푼북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에게 거짓말에 대해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요?
“거짓말 하면 안돼. 나쁜 거야.” 이러기도 했었고요.
“그렇게 거짓말 하면 유령 아저씨가 데려간다.” 이렇게 위협하기도 했었네요.
저도 필요할 땐 거짓말을 술술 하는데, 아이들에겐 거짓말 하면 안된다고 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볼 때마다 하얀 거짓말을 설명해줘야 하나 싶기도 하고요.
어떤 접근법이 필요할까 고민하던 중에 이 책을 보게 되었어요.

#거짓말삽니다
거짓말을 사고 팔다니, 과연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져요.

 



작가 #김일옥





책 속으로

 


초등학교 3학년 민우는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아침, 학교에 가기 싫어서 아프다고 엄마에게 거짓말을 해요. 엄마가 회사에 가지 않고 같이 있어주길 바랬던 것인데, 엄마는 무서운 얼굴을 하며 알겠다고 하고선 회사로 가버리셨지요. 다시 돌아오지 않고 가 버린 엄마가 미워졌어요.

 


천둥이 치고 집에 혼자 있을 때, 갑자기 빨간 양복을 입은 고양이가 집으로 찾아옵니다.
“네, 올치 씨라고 불러 주십시오.”
‘옳지’처럼 들리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 올치 씨는 민우에게 오늘 한 거짓말을 팔라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거짓말의 값은 거짓말이라며 코인을 줍니다. 코인을 가지고 있으면 더이상 거짓말이 아니게 된다고요. 그 다음, 명함을 주고 언제든지 연락을 주라며 떠나지요. 그리고 걱정이 된 엄마가 돌아왔고 민우가 했던 아프다는 거짓말은 진짜가 되었어요. 열이 나고 아프기 시작했거든요!

그 코인 덕분에 수학 시험도 100점이라 거짓말 했던 게 거짓말이 아니게 되었어요. 이제 민우는 더 많은 코인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생각해내려고 합니다.

올치 씨가 원하는 거짓말은 이것이었어요.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거짓말, 창의적이고 너무나도 기발하여 누구나 무릎을 치게 하는 거짓말, 절박하거 애절한 삶의 한가운데서 터져 나온 거짓말, 제가 원하는 건 그런 거짓말이죠.”

 


그리고 민우가 생각해 낸 최고의 거짓말은,
“저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올치 씨는 눈을 번쩍이며 말했어요.
“민우 군의 거짓말을 몽땅 제게 파신다는 말이지요? 앞으로 민우 군이 살아가면서 하게 될 거짓말을 몽땅 제게 파신다니, 정말 잘 생각하신 겁니다.”
그리고 코인 100개를 주며, 이게 다 민우의 것이고, 뭐든지 민우 맘대로, 말대로 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갑자기 해태국 거짓말 상거래처 감찰부에서 나왔다고 말하며 나타나는 해치 씨. 왠지 불안해보이는 올치 씨.



과연 이 거래로 민우는 마음대로 거짓말을 하고 살게 될까요?
인생을 거는 거짓말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생각해 볼까요

‘거짓말을 하면 안돼.’ 라는 간단한 주제일 줄 알았던 이 동화책은 제 예상을 빗나가게 만들었어요.

주인공 민우는 거짓말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합니다. ‘왜 어른들은 거짓말을 하면서 아이들에게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할까?’, ‘사람들은 어쩌다 한 번 거짓말을 한 걸 가지고 거짓말쟁이라고 몰아세운다. 들키지만 않으면 거짓말쟁이가 되지 않는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다 못된 사람이라면, 거짓말 안하고 불행하게 되어도 그 사람은 착한 사람인 걸까?’ 등.

독자들은 질문을 접하고 이에 대한 답을 허투루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립니다. 요새 초등학생 정도만 되어도 이 정도로 깊게 고민하고 성찰하나 싶을 정도에요.

제가 살다 보니 거짓말이란 게 반드시 나쁜 건 아니었지요. 필요에 의해서 하게 되는 어쩔 수 없는 말. 이 거짓말이 무조건 말하는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것도 아니고요.
어쩌면 이것도 변명이고 핑계일지 몰라요. 거짓말을 한 사람들이 나만 그런 건 아니지 않느냐는 항변일 수도 있지요.
선한 사람들도 거짓말을 하고, 똑똑하고 능력있고 위대한 사람들도 때론 거짓말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민우와 해치 씨의 이야기를 통해 깨달을 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민우처럼 인생을 거는 거짓말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온통 거짓일 뿐인 세상 속에서 거짓말만 하는 사람들과 살게 된다면, 세상과 주변 사람들을 믿고 살 수 있을까요?


아마 단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을 것 같아요. 매일매일이 만우절과 같다면 누가 또 나를 속이려 할지 끊임없이 의심해야 하겠지요. 내 진심을 털어놓고 싶을 때 거짓이 아니란 걸 믿어 줄 사람이 있을 지 찾아 헤매거나 나 말을 믿어달라고 설득해야 할테고요.

 


그러면 온통 거짓말만 하는 게 아니라 정말 필요할 때만 거짓말을 하겠다, 최소한만 거짓말을 하겠다고 한다면요?

그에 따른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하지요. 거짓말의 옳고 그름은 누가 판단해 줄까요? 때로는 선한 결과를 바라고 거짓말을 하더라도 원한 바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어요. 오히려 더 나쁜 결말로 찾아올 수도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책임 의식을 가져야해요. 거짓말을 하면 이것이 누군가에게 안좋은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해요. 그러면 남을 해치는 거짓말은 더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요.

 
그리고 거짓말에 대한 사과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어린 아이들은 그나마 교육받은 대로 잘 실천하려고 해요. 하지만 커갈수록 사과는 점점 안나오지요. 어른들도 은근슬쩍 넘어가기도 하고요. 미안해라는 사과의 한마디도, 잘못했다는 반성도 이 책임 의식에 포함된다고 봐요.

 


작가의 말

"좋은 마음으로 한 일은 대부분 좋은 결과가 있었고 나쁜 마음으로 한 일은 못된 짓이 되었죠.
거짓말도 마찬가지에요. 위기의 순간 저도 모르게 거짓말이 튀어나오는 건 어쩔 수 없어요. 그러나 거짓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거짓말 장사꾼 올치 씨가 나타난답니다. 하지만 거짓말 장사꾼들은 절대 손해 보는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걸 잊지 마세요."




추천하고 싶은 이들

아이들을 앉혀놓고 거짓말 하면 안된다는 가르침에 ‘왜요?’ 라는 질문으로 되돌아온다면, 그 땐 이 동화책을 같이 읽기를 권합니다. 부모의 일방적인 설득보다는 책을 통해 함께 이해하며 거짓말에 대해 생각해보고 어떻게 하는 것이 더 나은지 스스로 판단하게 하기에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과 진지하게 거짓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이 동화책 <거짓말 삽니다>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