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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 - 병역거부자 30인의 평화를 위한 선택
전쟁없는세상.한홍구.박노자 지음 / 철수와영희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한국 사회에 작은 풍파를 일으켰던 병역거부 운동이 어느 새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병역거부가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논쟁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또 하나의 경직된 단어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라는 머릿말로 이 책은 시작된다.   

왜 경직된 것일까? 70 여년 이어져 온 '여호와의 증인' 병역거부 사례가 알려지고, 오태양씨의 병역거부 선언이 있은지 7년... 나름 사회적 '충격'으로 다가왔고, 논쟁적인 주제였던 양심적 병역거부는 어느새 우리에게 진부하고 뻔한 주제가 되어버린 듯 하다.  

"이제 대체복무제 '도입 시기'의 문제 아닌가?", "현 정권에서는 꽝났네~"식의 피상적인 관점으로 읽힌 양심적 병역거부는 이제 '제도'와 '정권의 문제'로 환원되어 버린다(물론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혹은 박노자씨 버전의 '근대화 비판'도 그러하다. "군대란...'복종훈련', 철저하게 위계질서적 인간관계에 대한 훈련을 의미한다..."로 거칠게 요약되는 그의 논의는, 이제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물론 근대화 시기의 '사회진화론'과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계급 문제, 가부장제의 문제 등으로 징병제를 다루는 그의 논의는 너무나도 깊이있고 다채롭긴 하지만...) 

물론 너무나도 중요한 현안들이고 관점들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병역거부의 문제를 혹은 평화의 문제를 '나의 삶'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책의 생명력은 오히려 그냥 '그들의 이야기'에 있는 것 같다. 때로는 너무나도 조심스럽게, 또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솔직하게 내뱉는 병역거부자들의 이야기들...  

 '자신의 병역거부 결정이 내면의 자기 진정성에 기초한 것인가'를 끊임없이 반문한 오태양씨의 고민 혹은 '절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수도 없이 다짐을 했던 것을 잊고 그냥 빨리 판결이 내려지기를 기다렸던 것은 아닌지'를 반성하는 나동혁씨의 모습... 

차라리 그런 갈등과 고민을 드러내는 것이 '평화주의'에 생명력을 넣는 것은 아닐까? 너무나도 명확하고 당연한 것을 얘기하고 주장하기 보다는, 자신의 불안정함을 인정하고 다른 길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결론의 정당함 보다는 과정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 '병역거부'에 생기를 넣는 것이고, 그게 평화의 출발이 아닐까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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