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세계사 - 전면개정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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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꾸로 읽는 세계사 > | 유시민 지음 | 돌베개

 

이 책은 1988년 초판 출간된 거꾸로 읽는 세계사 절판 이후 다시 출간된 개정판이다. 돌베개 출판사에서 출간 전 특별 샘플북을 제작하여 사전 서평단을 하루동안 신청을 받았는데 운좋게 당첨되어 샘플북을 받게 되었다. 가제본이나 샘플북을 받으면 다른 사람은 당장 읽을 수 없는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과 구할 수 없는 제작본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거꾸로 읽는  세계사 초판본을 읽은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표현이 조금 거칠고 강한 문장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번 개정판은 기존 초판본에서 몇몇 사건은 삭제하고 미래를 위한 에필로그를 추가했다. 개정판이라곤 하지만 문장 하나하나 초판본과는 어감이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어서 새로운 책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시민도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초기 과격한 느낌에서 한층 부드러워진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생각은 큰 변화가 없더라도 그것을 표현하고 해석하는 방식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한층 우아하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현대사에 대한 해석은 어려운 것 같다. 물론 고대사에 대한 해석도 다양한 사료의 부족으로 인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그대도 많은 시간이 흘러 특정 사건에 대한 여파와 변화를 해석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근현대사는 여전히 해석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다양한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 사건이 많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해석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근현대사를 바라보고 최대한 객관적인 관점에서 사건을 해석해 보는 것은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이 그런 관점에서 서술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인 사건이 어느 조그만 사건으로 촉발되는 것은 아니다. 1차세계대전을 촉발한 것으로 언급되는 사라예보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면, 사라예보 사건이 없었더라도 세계 정세상 1차세계대전을 발발할 수 없는 여건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조만간 일어날 사건이 사라예보 시건으로 조금 더 일찍 촉발됐다고 바라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은 드레퓌스 사건으로 출발한다. 사라예보 사건을 거져 시기별로 다양한 세계적인 사건을 서술한다. 러시아 혁명과 전세계적인 대공황, 그리고 중국인민공화국 탄생, 2차 세계대전을 유발한 히틀러로 이어진다. 가장 최근의 세계사로 볼 수 있는 팔레스타인 분쟁, 베트남 전쟁, 인종차별 관련한 맬컴 엑스를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세계사의 중요 사건에 대해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핵무기와 독일 통일, 그리고 소련 해체를 통해 20세기가 막을 내리고 인류가 새로운 세대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보여준다.

우주의 시간에서는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다. 하지만 역사의 시간에서는 많은 것이 영원하다. 특히 20세기와 현대는 많은 것이 사라지고 새로 생겨났다. 사회체제, 정치체제, 그리고 다양한 인물이 탄생하고 세계를 휘두르다가 죽음을 맞이했다. 이런 역사적인 흐름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과학기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100년 후를 생각한다면 사람과 중요한 사건은 무엇이 있을까? 핵전쟁으로 인한 지구생태계 절멸, 기후위기로 인한 지구의 황폐화로 극소수 인류 생존, 그리고 이 위기를 잘 극복하고 과학기술의 혁명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것을 예로 들수 있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책의 주제와 내용, 그리고 글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유시민의 글쓰기는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게 잘 쓴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자료를 모아서 깔끔한 문체로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막힘없이 문장을 잘 읽어 내려갈 수도 있고 개별 사건에 대해 제대로 머리속에 잘 정리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전 초판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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