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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숨겨진 세계사 - 세계를 바꾼 사소하지만 중요한 188가지 사건 ㅣ 하룻밤 시리즈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서평은 역개루 카페 서평 이벤트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책의 서평 이벤트에 신청한 시점은 중간고사가 휘몰아치고 가버린 아수라장을 정리하는 도중이었다. 나는 대학에 들어와 처음 치른 중간고사에서 벗어난 해방감에 젖었고, 힐링을 위한 가벼운 독서를 고려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하룻밤에 읽는 숨겨진 세계사> 서평 이벤트를 보았고, 덜컥 신청했다.
<하룻밤에 읽는 숨겨진 세계사>라는 제목에서 보듯, 이 책은 평소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사 이면의 자잘한 사실들을 모은 책이다. 188가지 사건들을 담은 만큼 책의 분량은 조금 많은 편이지만 각 장의 내용은 매우 평탄한 서술로 구성되어있다. 이 점에 있어서 '하룻밤에 읽는' 시리즈의 강점이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책 자체의 분량은 꽤 있는 편이지만 서술의 방식이 매우 평탄하며, 특정한 논증 혹은 문제 제기 등이 없다. 이로 인해 독자는 저자의 논리, 문제 인식 등을 생각하며 골머리를 앓을 필요없이, 아침에 일어나 그날의 조간 신문을 보는 기분으로 독서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 점은 장점인 동시에 이 책의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하다. 간략하고 평이한 서술을 통해 전달되는 책의 정보는 그 정확성에 있어서 의심되는 바가 적지 않다. 특히 이 책은 각주 및 참고 문헌이 일절 생략되어 있어, 저자가 책 속에서 서술한 다양한 정보들의 사실 관계가 얼마나 믿을만한 것인지 확인하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저자가 트로이 전쟁에 대해 간략하게 서술한 내용을 읽을 때, 한때 지중해의 후기 청동기 시대를 공부했던 사람으로서 약간의 짜증이 올라오곤 했다. 저자는 트로이 전쟁을 다룬 그리스 신화의 내용을 약술하여 열거하다가 슐리만의 히사를리크 발굴로 신화가 역사가 되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끝마친다. 그러나 실상 슐리만의 발굴 이후 히사를리크 유적을 두고 고고학계에서는 훨씬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고, 현재는 트로이 전쟁의 존재는 잠정적으로 인정하나 그것이 '저자의 약술처럼 신화 속의 양상과는 같'지는 않다는 지점에 도달했다. 특히 기존 그리스 신화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아나톨리아의 히타이트와의 연관성이 오늘날 트로이 전쟁에 대한 담론의 주요 키워드인데, 이러한 언급이 일체 등장하지 않아 제목의 '숨겨진'이라는 수사가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저자의 평탄한 서술 방식은 제목 그대로 하룻밤만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흡입력있지만, 내용적 측면에서 불완전하다는 것이 큰 단점이다. <하룻밤에 읽는 숨겨진 세계사>는 상식, 교양으로서 단편적인 역사적 사실을 제공할 수 있는 소규모의 백과사전으로서는 매력적인 책이다. 하지만 그 단편적인 정보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독자 스스로가 조금 깊게 생각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