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불꽃을 향하여!

작별하지 않는다 (눈꽃 에디션)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무엇을 작별하지 않는 것일까 ? 한강작가님의 신작이 무척 궁금해졌다. 

그리고 맨 첫장 부터 누구도 꿈꾸기도 어려운  바닷가에 시체가 떠밀려 가는 꿈이라니!

이 소설속 주인공인 경하의 꿈이지만, 정말 지독하게 자신을 따라다니는 꿈이 되고, 이 꿈을 계기로 다른 주인공인 인선에게 이어지며,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 꿈의  종착역을 향해 나아간다.  

다름아닌 그 꿈이 우리모두에게 알려진 5.18 광주민주화 운동과 관련있고, 아직 사건으로 불리어 지는 제주 4.3 사건으로 이어진다. 

그 꿈을 꿂으로써 제주도 인선에게 향하고 그리고 그 둘은 프로젝트를 향해 가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완성하지 못하고 제주도의 자신의 집에서 인선만이 그 과정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제주도 인선에게 사고가 생기면서 병원서 만난 인선이 경하에게 제주집에 자신의 반려 앵무새인 아마를 부탁하러 가줄 것을 부탁한다. 그래서 1부가 꿈으로 시작된 이야기의 여정이었다면, 그 꿈의 종착지이자 프로젝트의 완성인 제주도로 2부가 시작되고, 3부는 제주도에 도착한 경하에게 인선과의 재회를 예감케하는 마무리로 이어져 있다. 

2부에서 제주도로 향하는 과정의 연속에서 독자들에게 이것이 경하의 꿈인지 인선의 꿈인지 헷갈리게 만들어버린다. 제주 인선의 집에 도착한 경하에게 마치 꿈의 과정인듯 서울의 병원에서 있어야 할 인선이 등장하고 그녀의 반려새인 아마와 아미 한쌍이 등장한다. 이미 죽은 새인 아미가 등장하고 병원에 있어야 할 인선의 등장은 결국은 꿈의 누구의 꿈인지 중요치 않으며 그 이야기는 다름아닌 인선의 어머니가 어린 시절 겪었던 제주 4.3 사건의 소개로 이어지는 꿈의 과정으로 등장한다. 인선의 어머니, 아버지가 겪은 참혹한 이야기와 자료 사진과 신문 편지로 그 이야기를 대신한다. 그런  참혹함에서 인선의 죽은 꿈인지 경하의 죽은 꿈인지 중요치 않다. 그저 그런 실제 역사적인 사실을 덤덤하게 독자들에게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는 그것이 경하가 죽지않고 인선이 아직 병원에 있으며 둘이 살아있음을 넌지지 보여준다. 불꽃을 향해 불을 켜듯이 작별하지 않고 무언가를 기다리듯이 말이다. 

왜 작별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런 작품이 한강작가님의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작별하지 않는다. 우린 작별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 불꽃이 향해서 말이다.